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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과 OM-D로 고군분투 했지만...' 국내 카메라 시장 떠나는 올림푸스

강형석

올림푸스.

[IT동아 강형석 기자] 올림푸스가 한국 내 카메라 사업을 종료한다. 과거 '뮤(μ)'와 '펜(PEN)', '오엠(OM)' 등 필름·디지털 카메라(미러리스 포함) 외에 '이-시스템(E-System)' 기반의 (마이크로)포서드 기반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꾸준히 선보였지만 오는 6월 30일 이후부터 볼 수 없게 됐다. 국내 카메라 시장의 빠른 축소로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결과다.

기존 카메라의 판매는 6월 30일까지 계속 이어지고, 이후 서울 서초 소재의 브랜드 스토어와 공식 온라인 판매점은 문을 닫는다. 하지만 기존 무상 보증이 존재하는 제품 구매자에 대한 지원은 당분간 이어진다. 6월 30일 이전에 제품을 구매한 경우에도 보증 기간은 보장 받는다. 올림푸스한국은 2026년 3월 31일까지 자사 제품 보유자에 대한 기술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후 올림푸스한국은 의료 및 과학 솔루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의료내시경·복강경·수술장비 등의 진단 및 치료 장비(의료 사업), 현미경·산업내시경·계측 및 측정을 위한 과학 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부를 개편해 시장 영향력을 다지게 된다. 기존 의료 트레이닝 센터(인천 송도)의 운영과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올림푸스는 1919년 '타카치호제작소'에서 시작한다. 현미경과 온도계 등의 장비로 실력을 쌓으며, 1949년 상호를 '올림푸스(올림푸스광학공업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지금의 '올림푸스주식회사'는 2003년에 결정된 것이다.

필름카메라로 등장했던 올림푸스 PEN-F

카메라와 렌즈 사업은 1936년부터 시작했다. 1950년대 후반에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필름 카메라를 선보인 바 있다. 펜(PEN)이 대표적인 예다. 이 철학은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와서도 최대한 유지되어 왔다. 이미지 센서를 일반 카메라 제조사들과 달리 4:3 비율에 크기를 줄인 '포서드(Fourthird)' 규격을 채택한 것도 이 이유에서다.

올림푸스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다양한 신기술을 먼저 선보여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뷰파인더가 아닌 액정 화면을 보며 사진을 찍는 '라이브 뷰(Live View)'나 손떨림 방지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5축 손떨림 방지(5-Axis Image Stabilization)' 기술을 가장 빨리 적용한 것이 그 예다. 이 외에 뛰어난 방진방적 설계와 초음파를 활용해 이미지 센서의 먼지를 제거하는 기술도 빠르게 도입한 바 있다.

올림푸스는 다양한 수중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수중촬영 분야를 개척한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사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위한 방수 주변기기를 다수 선보이면서 다이버들에게 인기를 얻은 것. 터프(Tough) 제품군은 방수 주변기기를 쓰지 않고도 기본적인 수중 촬영이 가능해 주목 받았다.

하지만 타 카메라 제조사와 비교해 작은 이미지 센서는 국내 시장에서 늘 지적되어 왔다. 포서드 및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이미지 센서는 35mm 필름 면적에 준하는 풀프레임 센서 대비 환산 초점거리 2배로 1.5배 환산 초점거리를 갖는 APS-C 규격 이미지 센서보다도 작았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센서 크기는 작지만 편의성에 초점을 둔 1인치 규격 센서를 품은 카메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올림푸스 카메라의 입지는 더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

올림푸스 OM-D E-M1 M3.

특수한 조건을 인정하고 이를 잘 활용한 사진가도 적지 않았다. 초점거리 2배 환산은 망원 촬영에 유리했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사진 환경(초근접 및 조류 촬영)에서는 올림푸스 카메라가 좋은 대접을 받았다. 작으면서 옛 감성(레트로)을 살린 펜(PEN)과 오엠-디(OM-D)는 수동 렌즈와 잘 어울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련 시장을 이끌기도 했다.

장단점이 분명했지만 매력 있었던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였기에 한국 시장 철수 소식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결국 소비자 선택지가 하나 줄어들었기 때문.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안타깝지만 잘 마무리하는 모습을 지켜보자. "안녕, 올림푸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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