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KST일렉트릭 김종배 대표, "마이브로 꿈꾸는 초소형전기차 플랫폼"

[IT동아 권명관 기자] 초소형전기차. 다소 생소하지만, 지난 2016년 중반,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새롭게 분류한 기준이다. 그동안 자동차, 이륜차(원동기)로만 분류되었던 규정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반영한 결과다. 이 같은 기준 마련 후, 르노삼성이 국내에 초소형전기차 트위지(TWIZY)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현재 세미시스코(D2 시리즈), 대창모터스(DANIGO), 캠시스(CEVO C) 등 중소기업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와 비교해 다소 늦은 국내 초소형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를 지난 상황이다. 가까운 중국과 유럽 프랑스의 경우, 초소형전기차는 지난 2010년부터 이륜차와 초소형 내연기관을 탑재한 차량을 대체하기 시작해 관공서, 배달업체, 운송업체 등 B2B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대, 저렴한 유지비, 유연한 기동성 등 나름의 장점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초소형전기차 시장 전망, 출처:
KST일렉트릭
초소형전기차 시장 전망, 출처: KST일렉트릭

< 초소형전기차 시장 전망, 출처: KST일렉트릭 >

최근 이마트 하남점과 영등포점에 초소형전기차가 등장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전문기업 KST일렉트릭(대표 김종배, 이하 KST)의 첫번째 초소형전기차 '마이브(MaiV) M1'이다. 이마트 하남점 전면 외벽에도 등장, 입소문을 타고 예약판매가 늘고 있다. 에어컨과 히터를 틀고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성능과 라면 박스 14개를 실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 등이 입소문을 탄 이유다.

이마트 하남점 외벽의 마이브 전면 광고 모습
이마트 하남점 외벽의 마이브 전면 광고 모습

< 이마트 하남점 외벽의 마이브 전면 광고 모습 >

이에 IT동아가 KST일렉트릭의 김종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마이브 M1은 KST일렉트릭의 시작을 알리는 제품입니다. 초소형전기차를 중심으로 인프라(충전시설)과 서비스(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등을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KST의 첫 초소형전기차, 마이브 M1

IT동아: 먼저 마이브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김종배 대표(이하 김 대표): 마이브(MaiV)는 'My EV', 그리고 'Most Activity Intelligence Vehicle의 약자로, KST일렉트릭이 선보이는 첫 번째 초소형전기차를 뜻한다. 전라남도 영광군 대마산단에 총 1만 6,530㎡(약 5,000평) 규모의 생산 공장 건축을 진행했고, 국토부 인증도 마쳤다.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오는 5월부터 예약 구매한 순서에 따라 소비자에게 마이브를 인도할 예정이다.

영광 대마산단에서 생산하는 마이브는 전기차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와 전장 부품을 국산화했다. 해외 수출도 고려해 한국형으로 제작된다. 배터리는 기존의 18650(지름 18㎜, 높이 65㎜)보다 용량이 상대적으로 크고 충방전 성능이 앞선 것으로 알려진 삼성SDI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21700(지름 21㎜, 높이 70㎜)을 적용했다.

5월 출고 예정인 '마이브 M1'은 전장 2,860mm, 전폭 1,500mm, 전고 1,565mm, 휠베이스 1,815mm 크기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초소형전기차 중 가장 크다. 라면 박스 14개를 수납할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300명이 넘는 예약 구매자 중 배달을 이유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10% 정도다.

이마트 하남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이브
이마트 하남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이브

< 이마트 하남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이브 >

IT동아: 전기차 구매에 가장 크게 신경 쓰이는 배터리 충전과 주행 거리가 궁금하다.

김 대표: 지난해부터 7년간 지원하는 산자부의 초소형전기차 실증 사업에 참여해 성능을 높였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100km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80km다. 충전은 AC 단상 5핀 표준 완속충전기를 지원하고, 일반 220V 입력이 가능한 이동형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완충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5시간이다. 하루 100km씩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일반 차량 유지비는 월 40~50만 원 정도가 나온다. 하지만, 마이브 M1은 그 1/10 정도밖에 안 나온다. 타사 초소형 전기차에 없는 에어컨과 난방(히터)도 갖췄다. ABS 기능도 기본 장착했다.

IT동아: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한다고.

김 대표: 맞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국내 사용자에게 맞는 차량 내부 디자인과 시스템, 지원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이브 M1은 LTE 통신 모뎀을 탑재한 OBD(On Board Diagnostics)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일일 주행거리, 배터리 상태 정보, 소모품 주기 등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멀리서 앱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도 있다(웃음).

마이브 내부 모습
마이브 내부 모습

< 마이브에 탑재한 9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LTE 요금을 따로 내야 하냐는 질문에)

아, OBD 서비스 이용료는 따로 없다. 안 받을 생각이다.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노력할 생각이다. 아우디가 제공하는 '나의 아우디'와 같은 '마이브 클럽'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지원한다. 초소형전기차 중 업계 최초다. 9인치 TFT 터치스크린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갖췄다. 아틀란 맵도 기본 제공한다. 모두 자체 개발했다. 유지 및 보수 서비스는 우리 KST가 책임진다. 개인적으로 스피커 유닛에도 많이 신경썼다. 음악을 좋아해 허투루 지나갈 수 없기도 했고(웃음).

IT동아: 가격은?

김 대표: 마이브 M1 가격은 1,650만 원이다. 여기에 서울시 기준 국고보조금 400만 원과 지방보조금 280만 원을 받을 경우 97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으니 실제 가격은 지역에 따라 조금 더 저렴하거나 비쌀 수도 있다.

마이브를 설명하고 있는 KST일렉트릭의 김종배
대표
마이브를 설명하고 있는 KST일렉트릭의 김종배 대표

< 마이브를 설명하고 있는 KST일렉트릭의 김종배 대표 >

교체형 배터리팩과 충전 인프라

IT동아: 충전 인프라 지원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다. 가까운 거리에 충전소가 어디 있는지, 아직 불편한 점이 많은데.

김 대표: 인정한다. 우리도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2가지다. 배터리 교체 방식과 테슬라 슈퍼 차져 스테이션과 같은 충전 거점을 전국에 마련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마이브 M2에는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팩을 추가로 탑재한다. 한 개에 10kg 정도인데, 4개 팩을 스마트폰 배터리 교체하듯 바로 교체할 수 있다. 교체형 배터리팩은 기본적으로 에어컨과 히터 사용에 쓰이지만, 사용자 설정에 따라 주행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도 있다.

(에어컨과 히터로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우리나라에는 여름과 겨울이 있다. 에어컨 없는 여름, 히터 없는 겨울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런데, 전기차에게 에어컨과 히터는 골치거리다.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타사 초소형전기차의 경우, 에어컨/히터를 사용할 경우 실제 주행거리는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한 것이 교체형 배터리팩이다. 참고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초소형전기차 트위지는 아예 에어컨과 히터도 없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마이브 M2의 교체형
배터리팩
하반기 출시 예정인 마이브 M2의 교체형 배터리팩

< 하반기 출시 예정인 마이브 M2의 교체형 배터리팩 >

IT동아: 정리하면, 하반기 선보일 마이브 M2는 에어컨과 히터를 사용하면서 주행거리 100km를 100% 보장한다는 뜻인가.

김 대표: 맞다. 지금 판매하는 마이브 M1 예약구매자 분들에게도 미리 설명했다. 마이브 M2를 출시하면 우선 교환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충전 인프라다. 이마트와 함께 KST는 전국 500개 이상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셀프 세차장 프랜차이즈 '셀세모(SELSEMO)'와 협력하고 있다. 인프라 거점에서 충전장비와 교체형 배터리팩을 제공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마이브 M2의 교체형 배터리는 구독형 모델도 고민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가격의 상당 부분도 차지하고, 유지/보수하기도 만만찮다. 이에 월 금액을 지불하면, 교체형 배터리팩 관리를 KST가 책임지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배터리팩 관리 책임을 사용자,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관리해 부담을 덜고자 한다.

마이브 충전 및 교체형 배터리팩에 대한 설명 자료, 출처:
KST일렉트릭
마이브 충전 및 교체형 배터리팩에 대한 설명 자료, 출처: KST일렉트릭

< 마이브 충전 및 교체형 배터리팩에 대한 설명 자료, 출처: KST일렉트릭 >

물류 체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전기차

IT동아: 배달 시장을 타겟으로 사업을 준비했다고.

김 대표: 맞다. 라면 박스 14개를 넣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 바로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팩, 완충 시 100km 주행거리… 이 모든 조건의 기준이 배달 시장이었다. 초소형전기차가 가장 많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1톤 탑차와 오토바이 사이의 간극을 초소형전기차가 메꿀 수 있다.

셀세모는 야간에 비어 있는 셀프세차장 공간 일부를 주차 공간과 간이 물류센터로 제공하고 있다. 새벽 배송을 하는 쿠팡, 마켓컬리 등이 이 공간을 이용하는데, 하나의 물류 거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점에 마이브가 대기하고 있다가 물류 배송을 시작한다면? 배터리도 교체로 충전할 수 있고. 트렁크 공간도 오토바이 보다 넉넉하고.

오토바이와 비교해 안전성도 높다. 2019년 12월 기사 내용 일부다. '20대 배달 노동자를 기준으로 비유상 운송보험료는 연간 100만 원 수준이지만, 유상운송보험료는 1,800만 원에 달한다. 높은 보험료 때문에 라이더들은 한달에 보험료를 포함해 오토바이 리스비 등으로 월 64만 원을 낸다. 배달 1건당 3,000원 수수료를받는데, 라이더들은 한달 64만 원을 갚기 위해 더 위험하게 일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초소형전기차는 책임보험과 종합보험을 더한 연간 보험료가 120만 원이다. 안전성도 높고, 유지 비용도 확실히 저렴하다.

오토바이와 마이브 비교 자료, 출처:
KST일렉트릭
오토바이와 마이브 비교 자료, 출처: KST일렉트릭

< 오토바이와 마이브 비교 자료, 출처: KST일렉트릭 >

IT동아: 확실히… 오토바이와 비교해 안전하겠다.

김 대표: 2016년 3월 3일, 두 오토바이가 달려와 충돌하는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 당시 이전 직장에서 전기오토바이를 개발하고 있었고, 사전 조사를 위해 집 앞에 있는 사거리에서 오토바이 통행량을 확인하고 있었다. 크게 부딪힌 것 같지 않았는데, 달려가서 확인해보니 운전자가 일어나지도 못했다. 헬멧도 착용하고 있었지만… 섬찟했다. 119에 신고하고 사고 현장을 수습하면서 라이더 분들이 정말 목숨을 걸고 달린다는 것을 실감했다. 오토바이보다 더 안전한 것, 초소형전기차를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다.

배달, 딜리버리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고, 그렇게 준비한 것이 초소형전기차 마이브다. 오토바이 만큼은 아니지만 기동성도 좋다. 하루 100km 운행할 수 있고. 트렁크 공간 확보…, 무엇보다 충전 인프라를 만들면서 교체형 배터리팩를 준비해 현장에서 필요한 요건을 구축하고 있다.

트렁크 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이브
트렁크 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이브

< 트렁크 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이브 >

IT동아: 그리고 배달업 종사자 이외에도 자연스럽게 초소형전기차 관심도는 늘어났고.

김 대표: 맞다. 지금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그런데 요즘 콜센터로 1:1 상담 전화만 하루에 60건 이상 걸려온다. 코로나19로 대중교통 기피 현상이 늘어나면서 굳이 비싼 차 대신 유지비가 저렴한 초소형전기차를 구매하기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마이브

IT동아: 최근 이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초소형전기차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마트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김 대표: 작년 9월이었다. 전라남도 영광에서 열린 이모빌리티 엑스포에 마이브로 참여했는데, 여기서 이마트측과 만나 인연을 맺었다. 올해 1월에 마이브 공급 계약을 맺었고, 2월 13일 이마트 하남점에 입점해 현재 영등포점까지 입점했다. 4월말까지 전국 10개 지점 이상으로 확대 입점할 계획이다.

이마트 영등포점의 모습
이마트 영등포점의 모습

< 이마트 영등포점의 모습 >

마이브를 보다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현대캐피탈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년 6만km 보장에 10만원대로 60개월 동안 납부하는 상품도 마련했다. 보장 기간을 더 늘릴 수 없는지도 논의 중이다. 하루에 50km 출퇴근한다면, 일주일을 5일로 계산해 250km다. 한달이면 1,000km고 1년이면 1만 2,000km…. 5년은 충분히 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달, 딜리버리 시장에 맞춘 B2B 전략과 함께 초소형전기차를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사회복지센터가 운영하는 차량은 6,000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취약계층민에게 쌀이나 생필품, 도시락 등을 배달하는 용도로 많이 이용하는데, 도시 빈민층 주거 밀집지역의 경우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때문에 일반 차량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골목골목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초소형전기차로 대체한다면 좋지 않을까.

지난 4월 3일 수원시 예약구매자를 위한 시승 행사를 진행한
마이브
지난 4월 3일 수원시 예약구매자를 위한 시승 행사를 진행한 마이브

< 지난 4월 3일 수원시 예약구매자를 위한 시승 행사를 진행한 마이브 >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초소형차량,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어났다. 아직 국내의 경우 큰 차를 선호하지만, 중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실용성을 겸비한 차량이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동과 배송(물류) 시장에서도 효율성을 바탕으로 효과를 보고 있고. 유지비가 저렴한 세컨드카(이동), 오토바이보다 안전하고 탑차보다 기동성이 좋은 수단(배송) 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저 성능 좋은 초소형전기차를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플랫폼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우리 KST일렉트릭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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