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규모 기업을 위한 액세스 포인트(AP), 아루바 인스턴트 온 AP11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오늘날, 무선 인터넷은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전자 제품은 물론, 사물인터넷 기기처럼 인터넷이 필요한 거의 모든 장치에 쓰이고 있다. 우리는 무선 인터넷을 와이파이(Wi-Fi)라고 부르는데, 와이파이는 인터넷 회선과 인터넷 사용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근거리 통신망의 기술명이다. 통상적으로는 라우터(Router)라고 부르는 유무선 공유기를 활용해 와이파이 신호를 생성하는데,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회선을 나눠서 분배하므로 공유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보안과 관리, 안정성이 필수인 기업 환경에서는 유무선 공유기가 아닌 액세스 포인트 기반의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다. 액세스 포인트(Access Point, AP)란, 유선 네트워크 신호를 무선으로 중계해주는 기기로, 유무선 공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물건이다. 일단 액세스 포인트는 여러 개체가 하나의 장치처럼 동작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의 무선 영역을 하나로 관리할 수 있고, 이 영역 내에서의 관리나 보안이 훨씬 철저하다. 공유기가 가정에서부터 기업 용도로 쓸 수 있는 물건이라면, 액세스 포인트는 기업만을 위한 무선인터넷 장치인 셈이다.

'보급형' 액세스 포인트, 아루바 인스턴트 온

액세스 포인트는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므로 기업의 작업 환경을 위한 보안 체계를 갖추며, 다른 장치나 시스템과의 확장성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진다. 구조적으로 액세스 포인트 단말기는 동급의 인터넷 속도를 제공하는 유무선 공유기보다 몇 배 이상 비싸며, 저가형이나 보급형이라 할 만한 제품도 거의 없다. 하지만 IT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이 늘어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액세스 포인트 시장도 차츰 변하고 있다.

HPE 아루바 인스턴트 온.
출처=IT동아
HPE 아루바 인스턴트 온. 출처=IT동아

이에 시스코, 델 EMC와 함께 세계 3대 기업용 네트워크 장비 공급 업체로 손꼽히는 아루바 휴렛펙커드 엔터프라이즈 컴퍼니 (이하 HPE 아루바)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소규모 기업 환경을 위해 쉽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는 액세스 포인트 'HPE 아루바 인스턴트 온'을 선보인 것. 아루바 인스턴트 온은 외형과 성능에 따라 AP11, AP11D, AP12, AP15, AP17까지 총 5개 제품군이 준비돼있고, 사무실 공간이나 필요한 성능에 맞춰 섞어서 구성할 수 있다.

전원 단자, PoE 지원 랜포트, 콘솔 단자가 끝이다.
출처=IT동아
전원 단자, PoE 지원 랜포트, 콘솔 단자가 끝이다. 출처=IT동아

아루바 인스턴트 온 AP11은 와이파이 5로 불리는 802.11ac Wave 2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도달 범위가 넓은 2.4GHz 대역폭은 최대 300Mbps(초당 37.5MB) 속도를 제공하며, 5GHz 대역은 최대 867Mbps(초당 108.37MB)를 제공한다. 칩셋은 퀄컴 IPQ4019 칩셋이 사용됐으며, 기기를 중심으로 전방위에 신호를 보내는 무지향성 안테나가 내장돼있다.

인터페이스는 공유기와 흡사하지만, 굉장히 다르다. 기업용 제품인 까닭에 제품 패키지에 전원 케이블이 포함돼있지 않고, 반드시 별도 구매해야 한다. 이는 액세스 포인트를 설치하는 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한, 랜 포트로 기기의 전원을 공급하는 PoE(Power over Ethernet) 기능도 지원한다. PoE를 지원하는 분배기와 연결하면 전원 케이블 없이 랜 케이블 연결만으로 쓸 수 있다. 우측에 있는 '콘솔' 단자는 AP의 기술적 관리를 위한 단자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쓸 일이 없다.

웹 브라우저와 앱으로 관리하는 네트워크

연결 과정은 앱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연결 과정은 앱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아루바 인스턴트 온의 장점은 액세스 포인트의 네트워크 관리 기능과 일반 가정용 공유기만큼 조작하기가 쉽다는 데 있다. 아루바 인스턴트 온에 전원과 랜 포트를 꽂은 다음,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 'Aruba Instant On'을 검색한다. 이후 앱을 실행하고 관리에 사용할 계정을 생성한다. 그다음 ▲ 게이트웨이 또는 방화벽을 거쳐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설 네트워크의 일부 ▲ 인스턴트 온이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가 제공하는 모뎀에 직접 연결되는 주 Wi-Fi 라우터로 쓸 것인지 선택한다. 전자는 이미 사내 네트워크가 구성된 경우를 뜻하며, 후자는 인스턴트 온을 단독으로 쓸 경우를 의미한다.

별도로 준비된 설정 메뉴로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별도로 준비된 설정 메뉴로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모든 연결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관리 앱 및 웹 페이지를 통해 아루바 인스턴트 온을 관리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유무선 공유기와 액세스 포인트가 다르다. 유무선 공유기는 연결된 장치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는 있지만, 모든 사용자가 하나의 SSID(네트워크 이름)에 접속해 사용한다. 따라서 특정 사용자가 어떤 내용의 데이터를 보았는지, 사용자가 누군지까지 자세하게 확인할 순 없다.

하지만 액세스 포인트는 SSID를 다중으로 생성할 수 있다. 아루바 인스턴트 온은 1개의 네트워크 사이트당 최대 8개의 SSID를 할당할 수 있다. 실제 활용이라면 부서별로 SSID를 할당하고, 할당된 부서의 사용자가 유튜브를 얼마나 이용했는지, 쇼핑은 얼마나 접속했는지, 누가 인터넷을 얼마나 썼는지까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메뉴를 통해 접속된 장치나 데이터 사용 출처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출처=IT동아
메뉴를 통해 접속된 장치나 데이터 사용 출처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출처=IT동아

액세스 포인트 관리 메뉴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네트워크 관리는 액세스 포인트의 이름(SSID)과 암호를 지정하며, 추가 옵션을 통해 대역폭이나 무선 설정 등을 지정할 때 쓴다. 클라이언트는 액세스 포인트에 연결한 장치에 할당된 IP와 맥 주소, 신호 품질, 데이터 사용량과 차단 여부 등을 결정하는 메뉴인데, 이를 통해 기업 내부에서 접속하는 사용자와 외부 인원을 분리해 관리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액세스 포인트에 연결된 모든 장치의 데이터 사용량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메뉴다. 해당 메뉴를 통해 특정 사용자가 쇼핑몰을 방문했는지, 이메일을 주고 받았는지, 뉴스를 봤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고, 항목별로 데이터를 사용한 출처까지 표기한다. 마지막으로 인벤토리는 네트워크 구성에 사용되고 있는 기기의 정보를 확인하는 메뉴다. 이를 통해 장치 이름과 IP, 포트 속도, 연결된 클라이언트 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인터넷 성능은 공유기와 흡사하지만, AP 특유의 활용도가 더 중요하다.
출처=IT동아
인터넷 성능은 공유기와 흡사하지만, AP 특유의 활용도가 더 중요하다. 출처=IT동아

인터넷 속도는 장애물 없이 2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780Mbps로 측정됐다. 장애물 없이 열린 공간이라면 약 20~25평 규모 공간에 안정적으로 신호를 전달하며, 이는 3~5만 원대 공유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액세스 포인트의 핵심은 빠른 속도나 높은 수신 감도가 아니다. 여러 대를 연결해도 한 대처럼 동작하는 특성으로, 높은 안정성과 관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유무선 공유기의 무선 인터넷 신호를 확장하고 싶다면, 아예 다른 공유기를 설치하거나, 여러 대를 엮는 메시 네트워크 기능을 쓰는 수밖에 없다. 반면 액세스 포인트는 공간이 분리돼 있어도, 유무선 연결을 통해 각 장치가 하나의 기기처럼 동작하게끔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외부 유입이나 보안을 철저히 할 수 있고, 장치를 추가해 공간 내 수신 감도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소규모 사무실이면서, 보안도 필요하다면

아루바 인스턴트 온은 다른 인스턴트 온 기기와 섞어서 쓸 수 있다.
출처=IT동아
아루바 인스턴트 온은 다른 인스턴트 온 기기와 섞어서 쓸 수 있다. 출처=IT동아

액세스 포인트가 '기업용'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이유는 강력한 보안과 관리 기능의 영향이 크지만,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따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소규모 사업장에 액세스 포인트를 도입하는 사례는 드물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도 이제는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시대고, IT기업이라면 훨씬 더 철저하게 네트워크를 관리해야 한다.

HPE 아루바 인스턴트 온 2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25~30만 원대 예산으로 액세스 포인트를 도입할 수 있고, 전문 인력이 설치할 필요도 없다. 액세스 포인트의 최대 진입 장벽인 네트워크 관리 부분을 전문 인력 없이 앱이나 웹 브라우저로 설정할 수 있으니 말이다. 보안의 중요성을 알지만, 예산 때문에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대체를 고려해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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