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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20] 스타트업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CES를 보라

남시현

전 세계 스타트업이 집결한 CES 유레카 파크

[라스베이거스=IT동아 남시현 기자] 현지 시간으로 오는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개최된다.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추진하는 CES 2020은 1,200개 스타트업을 포함한 4,400개 이상 기업이 부스를 마련하며, 4차 산업 혁명과 직결된 ▲ 5G ▲ 인공지능(AI) ▲ 증강현실·가상현실 ▲ 자동차 기술 ▲ 디지털 헬스케어 등과 관련된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2020년대를 맞이해 진행된 이번 CES2020의 주인공은 단연 스타트업이다. CES2020 개최에 앞서 주요 참여 기업과 업계 기술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CES 언베일드'에서도 스타트업의 위상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CES 언베일드는 98개 스타트업을 비롯해 220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고, 스타트업 전용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 역시 미국, 프랑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영국 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선진국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한민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참여 기업이 세 번째로 많다.

특히 올해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참가 비율은 작년 대비 77% 증가한 200여 개 기업에 이른다. 이는 참가업체 1,200개 중 20%에 해당하는 수치며, 그만큼 한국의 스타트업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증명한다. 현재 스타트업 전용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카이스트 같은 연구 기관은 물론, 서울시, 경기도콘텐츠진흥원, 삼성전자까지도 참여했다.

대한민국 국적으로 참여한 200여 개 스타트업 중, 기자가 주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기업 몇 개를 소개해드릴까 한다.

구부러지는 배터리를 만들다. 리베스트(LiBEST)

리베스트는 유레카 파크에 마련된 카이스트 부스를 통해 참여한 스타트업으로, 올해 CES2020 혁신상을 받아 그 경쟁력과 활용도를 인정받았다. 리베스트가 제시한 기술은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한 기술이다.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는 파우치라고 부르는 주머니에 전해질을 채워 넣고, 여기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으로 전기 에너지를 공급한다. 하지만 이 주머니가 손상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각형으로 제작된다.

카이스트 부스에 나온 구부러지는 배터리, 리베스트

리베스트는 특별한 기술이 아닌, 이 파우치의 형태를 유연하게 배치해 구부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단순한 생각이지만 실천에 옮김으로써 리튬이온 배터리의 활용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리베스트의 기술을 적용한 예시는 바로 스마트워치 밴드다.

스마트워치 밴드 안쪽에 구부려지는 배터리를 넣고, 무선 충전으로 전력을 제공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약 600mA 용량이 추가돼 스마트워치 활용 시간이 2~3배 늘어난다.

리베스트가 개발한 배터리리를 통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응용 분야는 스마트 워치 밴드뿐만이 아니다. 구부려지면서, 전력 공급이 필요한 거의 모든 전자 제품에 탑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 헤드폰의 헤드 밴드, LED 마스크의 이마 부분, 열선이 설치돼 손을 따뜻하게 해주는 전기 장갑, 발열 조끼 등이 예시다. 화재 위험에 관해서는, 불이 붙을 정도의 용량이 아니며 국가기관을 통해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리베스트의 기술이 널리 퍼질수록, 전자 제품의 모습도 바뀌어 나갈 것이다.

키보드 없는 타이핑을 현실로 옮긴 셀피타입

삼성 자체 사내벤처인 셀피 타입

셀피타입은 삼성전자 사내 벤처인 삼성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를 통해 손의 모양을 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타자를 입력하는 것인데, 가상 키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자가 행사장을 방문한 시각에는 영국 BBC 방송 관계자가 직접 시연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손끝 좌표를 인식한 후, 키보드라고 생각하고 내려놓은 손의 위치를 인식해 타자를 입력한다.

아직 정확성이 높지는 않았지만, 인공지능과 데이터 확보만 된다면 충분히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셀피타입 기술이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준이 된다면, 불편하게 터치로 키보드를 입력할 필요 없이 문서를 작성하는 날이 올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에 마우스는 물론, 이미지까지

세계 최초로 발표용 리모컨을 만든 초이스테크놀로지

텔레비전이나 다큐멘터리, 유튜브를 통해 유명인이 강연하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보통 발표를 진행하는 경우, 발표자가 직접 페이지를 타이밍에 맞춰 넘기기 위해 리모컨 사용한다. 그 리모컨을 세계 최초로 만든 기업이 바로 대한민국의 초이스테크놀로지다. CES에 참가한 지는 10년이 넘어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신생기업 못지 않은 열정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휴대용 포인터인데, 사전에 저장된 이미지를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

초이스테크놀로지가 CES2020에 출품한 제품은 'XPG300Y'라는 발표용 리모컨이다. 다른 제품과 다른 점은 레이저 포인터를 넘어 마우스 포인트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고, 확대 기능이나 사전에 설정한 그림을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명강사라면 탐낼만한 기능이 아닐까 싶다.

자체 개발 B2B 기술로 글로벌 기업과 맞대결, 나무기술

나무기술(대표 정철)이 위치한 곳은 스마트시티 관이 마련된 웨스트게이트 호텔이다. 원래 나무기술은 인공지능, 엣지 컴퓨팅,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 등 기업 대 기업(B2B)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디지털 전환 플랫폼 '칵테일 클라우드 4.0'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 구상을 들고 CES2020을 찾았다.

나무기술 정철 대표

나무기술 정철 대표는 "올해 CES2020에 출품한 칵테일 클라우드 4.0은 각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아마존 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같은 클라우드를 하나로 통합하고, 필요할 시 자동으로 변환·이전하는 기능이 핵심이다"라며, "이번 칵테일 클라우드 4.0은 네트워크 기반 세상의 핵심인 클라우드의 지속가능성을 돕는 CNCF(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의 공식 인증을 획득해 국제 규격에 맞는 완성도와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나무기술은 안산, 김포에 스마트시티를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에 투자한 사이람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빅데이터 그래프 분석 전문 기업인 사이람은 UN본부, 세계 은행, 미 육군 등 세계 중추 기관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빅데이터 기업을 확보해 칵테일 클라우드 4.0은 물론, 스마트 시티 구상까지 현실로 옮기겠다는 취지다.

흩어진 한국 전시관... 더 나은 평가를 위해서 연합할 필요

한국투자진흥공사(KOTRA)부스

CES2020은 올 한해 IT 업계의 전망과 방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명성이 높다. 그런 CES에 스타트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CES 참여는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할 만큼 열기가 뜨겁고, 참여한 기업들 모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 세계 시장에 첫선을 보인 기업들이다.

다만, 대한민국의 스타트업이 다 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 모두가 연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요 선진국인 프랑스는 라 프렌치, 영국은 UK 파빌리온, 일본의 J-스타트업은 공동으로 관을 갖춘다. 반면 한국은 국가기관과 국책 연구기관, 대학교, 지자체가 각각 관을 마련해 그만큼 관람객이 분산되고 찾기도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스타트업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만큼, 정부 단위의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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