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바꾸니 사라진 혜택들, 이렇게 많아?
[IT동아 김영우 기자] 올해 이동통신시장 최대의 화두는 단연 '5G(제 5세대 이동통신)'였다. 이동통신사들은 너나할 것없이 막대한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써가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약속했고 그 결과는 얼핏 보기에 대성공이었다. 이동통신 3사는 11월 기준, 총 433만명에 이르는 5G 이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 수 개월간 5G를 이용해 본 소비자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이들은 화려한 홍보문구와 더불어 동급의 LTE 단말기보다 훨씬 넉넉하게 지급되는 단말기 보조금에 끌려 5G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하지만 여전히 5G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은데다, LTE 시절에 제공되던 멤버십이나 무료 부가서비스 등의 일부 혜택이 은근슬쩍 없어지거나 축소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하는 지난 7월 KT를 통해 5G 서비스를 개통한 필자의 사례다.
5G 바꾸니 알짜 부가 서비스 다수 사라져
필자의 경우, KT의 LTE 요급제인 ‘'데이터ON 비디오' 요금제를 월 6만 9,000원에 이용하고 있었다. 이는 월 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이를 초과해도 최대 5Mbps(QoS)의 속도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사실상의 무제한 요금제다. 이와 더불어 이 요금제에 제공되는 부가서비스인 '올레TV 모바일(현재 상품명은 '시즌')'도 쓸만 했고, 그리고 태블릿이나 여분의 스마트폰에 별도의 유심을 꽂아 편리하게 데이터 접속(메인회선과 데이터 사용량 공유)이 가능한 '데이터 쉐어링' 서비스 역시 2대나 무료로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퍼플랜 베이직' 5G 요금제를 개통한 이후, LTE 시절에 이용했던 상당부분의 혜택이 사라졌다. 월 요금이 80,000원으로 올랐고 데이터가 완전무제한이라지만 어차피 예전에 쓰던 6만 9,000원짜리 데이터ON 비디오 요금제도 사실상 무제한이었다. 여기에 LTE 요금제에서 이용하던 올레TV 모바일(시즌) 무료 제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무료 데이터 쉐어링 서비스 역시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KT 5G환경에서 데이터 쉐어링을 이용하려면 회선당 월 5,000원을 내야한다. 대신 5G 사용자에게 해외 데이터 로밍 무료 서비스가 제공된다지만 그다지 달갑진 않다.
5G 커버리지 온전하지 않고 멤버십 혜택은 줄줄이 축소
더욱이, 데이터 무제한이라고는 하지만 5G 개통 초기엔 서울 시내에서도 5G 접속이 되지 않는 곳이 많아 LTE 접속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5G와 LTE, 와이파이 신호가 교차하는 장소에선 3가지 접속모드가 오락가락 하면서 이용에 큰 불편을 주기도 했다. 2019년 12월 현재, 예전보다는 5G 접속 환경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필자의 집 내부에선 5G 접속이 되지 않는다.
멤버십 역시 '개악' 수준으로 바뀌었다. 5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동통신 3사는 자사의 멤버십 서비스를 개편했는데, KT의 경우 기존의 최상위 등급이었던 'VIP' 보다 상위 등급인 ‘VVIP’ 등급 멤버십을 신설했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기존에 VIP 등급에서 제공되던 혜택 상당수가 축소, 혹은 폐지되거나 VVIP 전용으로 바뀐 경우도 있다. CGV 등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혜택은 연 12회에선 연 6회로 줄었으며, 새 단말기 구매 시 KT 멤버십 포인트를 이용해 단말기 금액 일부를 할인 받는 제도는 8월에 아예 폐지되었으며, 사용자의 단말기가 고장 났을 경우, 멤버십 포인트를 이용해 수리비를 대신 낼 수 있는 제도 역시 없어졌다.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임을 강조하기 이전에
위 사례는 KT의 경우만 사례로 든 것이지만 사실 타사의 경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LG유플러스의 경우는 각종 식음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푸드콕 혜택을 2019년부터 월 2회에서 1회로 줄였으며, 단말기 수리비 지원 혜택도 삭제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12월 이후부터 5G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LTE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막대한 위약금을 물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그리고 가족의 이용기간 합계에 따라 최대 50%의 월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는 'T끼리 온가족 할인'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 대부분의 신규 가입을 막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 이동통신사들은 최근의 트렌드에 더욱 어울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혹은 5G 서비스를 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막대한 탓에 이런 조치는 불가피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5G를 이용하기 위해 LTE보다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5G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면 위와 같은 불만도 당연히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임을 강조하기 이전에 서비스의 '기본'이 무엇인지부터 따져 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