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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매 순간이 즐겁다' RF 24-70mm f/2.8 L IS USM과 함께한 EOS R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캐논의 첫 풀프레임(35mm 필름에 준하는 이미지 센서) 미러리스 카메라 EOS R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와 성능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이후 성능과 가격에서 타협을 본 보급형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P까지 확대하면서 시장에 빨리 정착할 수 있었다. 여기에 꾸준히 부족한 렌즈 라인업을 더하면서 아쉬움도 해소해 나가는 중이다.

EOS R과 RF 렌즈 라인업은 꾸준히 세를 넓혀가는 중이다.

카메라 또한 꾸준히 실력을 다듬어 왔다. 출시 이후 캐논은 꾸준히 펌웨어(기기 내 설치되는 소프트웨어)를 보완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를 통해 자잘한 문제를 수정하는 것 외에도 카메라 제어 성능과 촬영 성능을 높였다. 최근에는 눈을 인식해 초점을 잡는 '눈 검출 AF' 및 기본 초점 검출 정확도를 높였고, 뷰파인더 성능도 개선했다. 꾸준히 진행되는 업데이트로 EOS R은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성능이 한층 개선된 EOS R을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새로 합류한 캐논의 렌즈와 함께할 수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RF 24-70mm f/2.8 L IS USM이다. 본래 RF 15-35mm f/2.8 L IS USM도 함께 사용했지만 다음 기사에 다루도록 하겠다.

RF 마운트 이끌 표준 줌렌즈

RF 24-70mm f/2.8 L IS USM은 RF 28-70mm f/2 L USM과 함께 표준 영역대 촬영을 지원하는 줌렌즈다. 두 렌즈 모두 특징이 명확해서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될 수 있다. 전자는 조리개에서 약간의 손해가 있지만 4mm 더 넓은 광각 촬영 화각과 손떨림 방지 등에서 이점을 갖고 있으며, 후자는 손떨림 방지 기능과 초점거리에서의 약점을 f/2라는 밝은 조리개로 상쇄한다.

RF 24-70mm f/2.8 L IS USM은 여느 카메라들이 많이 쓰는 초점거리 영역의 렌즈다.

이미 많은 카메라에서 주력으로 채택하고 있는 초점거리와 조리개를 사용하고 있는데, 화질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기 때문에 덩치는 조금 있는 편이다. 손에 쥐었을 때 조금 크다고 느껴질 정도. 렌즈 지름 82mm이며, 최대 구경은 88.5mm다. 경통을 모두 노출했을 때의 길이는 125.7mm다. 무게는 약 900g. 무겁지만 그만큼 고급 렌즈를 아낌 없이 사용했다.

실제로 이 렌즈는 무려 15군 21매로 구성되어 있다. 그나마 미러리스 렌즈 중 최신 설계가 적용된 소니 SEL2470GM이 13군 18매, 니콘의 니코르 Z 24-70mm f/2.8 S도 15군 17매 구성이다. 렌즈군 자체의 설계는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렌즈 수 자체는 20매를 넘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RF 24-70mm f/2.8 L IS USM은 과감하게 다수의 렌즈를 채용했는데, 단순히 렌즈 수를 많이 구성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특수 설계된 렌즈를 사용함으로써 화질을 끌어올렸다.

다양한 고급 렌즈를 채택하면서 조금 무겁지만 안정감 또한 뛰어나다.

렌즈에서 ~군~매라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에서 군은 렌즈의 묶음을 뜻한다. 렌즈가 가까이 붙어 하나의 렌즈처럼 구성된다면 1군이다. 독립되어 있어도 1군이다. 렌즈군이 많으면 그만큼 다양한 형태를 배치해야 되므로 구조가 복잡해진다. 매는 총 렌즈 수를 말한다. 그러니까 15군 21매라고 하면 하나의 렌즈처럼 구성(혹은 1개의 독립된 렌즈)된 형태가 15개에 총 21개의 렌즈로 만들어졌다는 것.

렌즈 수가 많은 것도 그렇지만 각각의 렌즈가 제 역할을 하도록 고급 소재를 채용했다. 비구면 렌즈 3장, 초저분산(UD) 렌즈 3장, 난반사 방지를 위한 공기구체코팅(ASC – Air Sphere Coating)도 초점 렌즈에 적용했다. 렌즈 표면에는 불소 코팅으로 오염까지 막았다.

EOS R과의 조합 '직접 느끼는 것이 좋다'

EOS R과 RF 24-70mm f/2.8 L IS USM의 조합이 궁금했다. 이미 한 번 접해봤던 EOS R이지만 이번에는 다르기 때문이다. 펌웨어 1.4.0을 지난 10월 하반기에 적용하면서 기존의 장점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사실 대부분의 성능은 1.3.0에서 완성이 됐다. 초점 성능(눈 검출 포함)이 개선된 것이 크다. 1.4.0에서는 동영상 촬영에 초당 24매 기록(23.98p, 풀HD)이 추가됐다.

렌즈와 카메라의 호흡은 최고 수준이라 해도 아쉽지 않다. (초점거리 70mm / ISO 800 / 조리개 f/8 / 셔터속도 1/60초)

촬영을 위해 셔터에 손가락을 올리고 살짝 누르는 순간부터 달라짐을 느낀다. 처음 EOS R을 접했을 때 보다 더 민첩하게 초점을 잡아낸다. EOS R도 측거 실력만큼은 기본 이상을 해냈는데, 특정 저조도 환경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업데이트가 이뤄지면서 확연히 나아졌다. 반셔터(셔터를 살짝 누른 상태)를 여럿 눌러도 균일한 모습을 보여주니 더 믿음이 간다.

렌즈가 보여주는 EOS R의 화질. 인상적인 부분이 여기에 있었다. RF 24-70mm f/2.8 L IS USM의 화질은 기대 이상이다. 조리개 최대 개방 상태인 상태에서도 뛰어나지만 약간 조리개를 조이면 주변부가 선명해진다. 취향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화질은 렌즈의 장점이다.

EOS R의 화질은 이미 충분히 검증됐기에 다른 언급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밝은 곳과 어두운 부분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화질이 튀거나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표현해낸다.

3,000만 화소대 센서를 품은 EOS R과의 조합이 좋은 편이다.

RF 24-70mm f/2.8 L IS USM와 EOS R의 조합은 동영상 촬영 시에도 빛을 발할 것이다. 초점거리와 조리개를 적절히 조합하면 멋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9개 날개로 이뤄진 원형 조리개는 최대 개방 시 자연스러운 빛망울(보케)을 그려내고, 비교적 많이 사용하는 24~70mm 영역의 초점거리를 제공하므로 실내외 두루 사용할 때 이점이 있다.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한 모터의 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물론, 이 렌즈는 결코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다. 캐논 이스토어 기준 289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는데, 기존 렌즈와 비교해도 쉬이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 그러나 뛰어난 화질에 민첩한 성능, 다양한 환경에 대응 가능한 초점거리와 화각 등을 고려하면 투자 가치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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