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동' 품은 게이밍 이어폰, 아론 뮤토리 G1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게이밍 이어폰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실외에서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운 디자인인 게이밍 헤드셋과 다르게 이어폰은 일반 제품과 큰 차이 없이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최근 이 형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게이밍 이어폰이라고 기존 이어폰과 뚜렷한 차별화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기존 이어폰의 형상만 바꿔서 출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리라.

아론 뮤토리 G1 게이밍
이어폰.
아론 뮤토리 G1 게이밍 이어폰.

이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일부 제조사를 중심으로 게임에 특화된 음질 조율을 통해 게이밍 이어폰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아론 뮤토리 G1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게이밍 이어폰인 이 제품은 게임 내에서 중심을 이루는 소리를 부각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전반적인 음질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골전도 기술에 기반한 '진동' 효과를 첨가한 것이 특징. 그렇다면 아론 뮤토리 G1은 게이밍 이어폰 이상의 가치를 충실히 담아냈을까?

기대 이상의 완성도

얼핏 보면 게이밍 이어폰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직관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일부 게이밍 이어폰은 화려함을 강조하는데, 아론 뮤토리 G1은 수수하게 느껴질 정도. 그간 일부 이어폰의 디자인이 부담스러워 접근이 곤란했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 제품은 그 장벽이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집에서도 쓰고 밖에서도 사용 가능하니 말이다.

외모는 일반 이어폰과 다를 것
없다.
외모는 일반 이어폰과 다를 것 없다.

마감과 만듦새 모두 기본 이상은 해낸다. 유닛과 리모컨 사이의 케이블 마감도 잘 되어 있으며, 단자 부분도 L자로 만들어 끊어지지 않도록 했다. 케이블 자체는 케이블을 교차로 꼬은 트위스트(Twist) 방식을 채택했다. 외부 마감은 부드럽게 처리하면서 마찰에 의한 소음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외에 케이블은 선재도 OCC 4N 등급을 썼다. 4N은 선재 내에 쓰이는 동선의 순도를 의미한다. N은 처음 두 자리와 소수점 뒤의 숫자를 포함하는데, 예로 4N이면 이 선재는 99.991~99.998%의 순도를 갖췄다는 의미다. 이 N의 수치가 높을수록 고순도 선재라 말한다.

케이블과 리모컨 등의 마감이 잘 이뤄져
있다.
케이블과 리모컨 등의 마감이 잘 이뤄져 있다.

이어폰 방식은 외이도에 도관을 연결, 직접 소리를 전달하는 커널형이다. 귀 안에 채워 넣는 형태이기에 차음성은 뛰어나지만 사용자에 따라서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이런 이유에서 이어폰을 선택할 때 사전에 착용해 볼 것을 권장한다.

10mm 드라이버 유닛에는 그래핀이라는 신소재가
쓰였다.
10mm 드라이버 유닛에는 그래핀이라는 신소재가 쓰였다.

유닛은 음질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가 이뤄졌다. 일단 10mm 지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을 썼는데, 3층 구조로 이뤄진 그래핀 소재를 썼다. 그래핀은 차세대 소재로 얇은 두께 구현이 가능하면서 강철보다 200배 이상 단단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덕분에 저음과 고음의 재생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추가로 저음을 더 보강하기 위해 유닛 안에는 진동 드라이버를 추가 탑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드라이버에는 골전도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귀에 직접 진동을 전달함으로써 저음을 강하게 체험하도록 돕는 구조다. 게임 내 폭발음이나 총소리, 음원 내 드럼 소리 등을 진동으로 표현해 더 강한 현장감 경험이 가능하다.

진동 기능 및 스마트폰 제어를 위한 리모컨이 두 개
제공된다.
진동 기능 및 스마트폰 제어를 위한 리모컨이 두 개 제공된다.

여기에 리모컨은 두 개가 제공된다. 하나는 음량과 재생 등을 관할하는 주 제어 리모컨과 다른 하나는 진동 기능을 켜고 끄기 위한 리모컨이다. 주 제어 리모컨은 상단에, 진동 제어 리모컨은 하단에 있으므로 구분은 쉽다.

주 제어 리모컨은 버튼 3개로 구성된다. 좌우에는 음량 조절을 담당하며, 중앙 버튼은 누르는 수에 따라 음원을 재생/정지하고 곡 전환을 지원한다. 한 번 누르면 음악 재생과 정지, 두 번 누르면 다음 곡 재생, 세 번을 연달아 누르면 이전 곡으로 이동한다. 통화할 때도 쓰이는데, 한 번 누르면 전화를 받게 되며 두 번 누르면 거절, 세 번 누르면 전화 끊기 기능이 작동한다. 통화 중 전화를 끊으려면 세 번이 아니라 한 번만 누르면 된다.

저음에 특화된 소리, 진동은 신선하다

아론 뮤토리 G1은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PC(노트북)와 이어폰 등에 연결해 음질을 확인해 봤다. 게이밍 이어폰이기 때문에 PC에서는 게임 위주의 테스트를 진행했고, 휴대폰에 연결했을 때에는 모바일 게임 및 음원 재생을 통해 이어폰의 음질을 경험할 수 있었다. 노트북은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Zephyrus) GM501GS, 스마트폰 게임은 기자가 보유 중인 아애패드 프로(1세대)가 쓰였다.

게임 내에서도 효과음이 강조되는 1인칭 혹은 3인칭 게임에서는 만족감이
높아진다.
게임 내에서도 효과음이 강조되는 1인칭 혹은 3인칭 게임에서는 만족감이 높아진다.

먼저 게임 내에서의 음질. 배틀그라운드 내에서의 소리를 들어보니 아론 뮤토리 G1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탄탄하면서도 길게 울리는 저음은 치열한 현장감을 전달해주고, 총기 소리는 명확하게 들린다. 여기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진동 기능을 활성화하면 약간이나마 귀에 진동이 전해져 생동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이 정도면 게이밍 이어폰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나 생각된다.

다른 게임을 실행해도 비슷하다. 폭발음이나 총소리 등 저음과 고음이 뚜렷하게 강조되는 느낌이다. 최근 게임 자체가 음악보다는 효과음이 두드러지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음원 재생 능력이 뒤처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충분한 재생 실력을 갖췄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음이 강조되는 형태여서 상대적으로 악기 소리가 묻힌다.

영상을 감상했을 때의 느낌도 무난하다. 진동을 활성화하면 전쟁 및 액션 영화에서 들리는 효과음이 더 격렬하게
전달된다.
영상을 감상했을 때의 느낌도 무난하다. 진동을 활성화하면 전쟁 및 액션 영화에서 들리는 효과음이 더 격렬하게 전달된다.

스마트폰 게임과 음원을 재생했을 때의 느낌. PC에 연결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음과 고음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진동 기능을 활성화하면 효과음에 따른 진동이 귀에 전달되어 현장감이 느껴진다. 다만 정적인 성향이 강한 게임이나 리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진동 기능을 가급적 쓰지 않는 쪽을 권장한다. 음악이 강조되는 게임에서는 진동이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리듬 게임을 즐길 때는 가급적 진동 기능을 비활성하는 것이
좋다.
리듬 게임을 즐길 때는 가급적 진동 기능을 비활성하는 것이 좋다.

음원을 감상했을 때에도 마찬가지. 진동 기능을 활성화하면 보컬과 악기 음 일부가 묻히면서 몰입에 방해된다. 반면, 진동 기능을 비활성화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음질을 보여준다. 저음 자체가 부각되는 설정이기 때문에 소리가 메아리 치듯 울리는 느낌은 아쉽다. 그렇다고 해상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음 위주의 음원을 감상한다면 만족감이 더 크겠지만 잔잔한 음원 위주의 감상 환경이라면 저음이 상대적으로 덜한 이어폰을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

가성비 갖춘 게이밍 이어폰

아론 뮤토리 G1의 강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접근 가능한 게이밍 이어폰이라는 부분이다. 약 3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면서도 게임 내 질적 경험을 높일 수 있어서다. 기본적인 음질도 무난하며, 진동 기능은 음원 재생 시에 불리하지만 게임을 즐길 때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만, 귀에 전달되는 진동이 거슬린다면 다른 이어폰을 찾아볼 것을 권장한다.

아론 뮤토리 G1 게이밍
이어폰.
아론 뮤토리 G1 게이밍 이어폰.

뚜렷한 장점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면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이어폰은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을 편하고 부담 없이 즐기고 싶은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매력적인 제품이라 하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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