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 특화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

[IT동아 김영우 기자] 넷기어(Netgaer)는 네트워크 제품 전문기업이며, 주로 전문가나 기업을 겨냥한 고가 제품군이 주력이다. 이런 넷기어가 최근 게이밍용 제품임을 강조한 ‘나이트호크(NightHawk)’ 제품군을 내놓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나이트호크 시리즈는 단순히 우수한 네트워크 성능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이밍 환경을 최적화하는 특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 유무선 공유기 역시 그런 제품 중 하나로, 정치들의 대역 폭 및 핑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거리가 먼 다른 플레이어의 입장을 제한하는 지오 필터 등의 원활한 게이밍을 위한 기능을 다수 갖췄다.

제품 외형에서 느껴지는 시리즈의 정체성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의 외형은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검정색 외형을 갖췄는데, 이는 나이트호크 시리즈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개성적인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제품 전면에는 전원 및 인터넷 연결, 2.4/5GHz/게스트 와이파이, USB 연결, 그리고 각 유선 포트 연결 등의 상태를 표시하는 12개의 LED가 달려 있으며 그 중 2개의 LED는 와이파이 ON/OFF 및 WPS(와이파이 간편연결) 버튼의 기능을 겸한다. LED가 너무 많아서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제품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장점이다.

제품 양쪽 측면 및 바닥에는 내부의 열을 식히는 통풍구가 마련되어 있으며 벽걸이 형태로 제품을 설치할 수 있는 홈 역시 바닥에 2개가 있다. 그리고 제품 전면에는 USB 3.0 포트가 달려있다. 여기에 USB 저장장치(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네트워크 상의 공유 저장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프린터를 연결해 다양한 장치가 이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AC1750급의 충실한 사양, 2.4GHz / 5GHz 자동 전환 기능은 미지원

제품 후면에 달린 3개의 안테나가 달려있으며 2.4GHz 접속 시 최대 450Mbps, 5GHz 접속 시 최대 1300Mbps 모드로 접속이 가능한 합계 AC1750급의 무선 성능을 갖췄다. 1300Mbps(5GHz) 접속을 지원하는 단말기(노트북, 스마트폰 등)가 많지는 않지만 향후를 위해 이런 공유기를 하나 장만해 두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리고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기술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2.4GHz 와이파이는 최대 접속 속도가 낮지만 장애물에 강해서 커버리지 면에서 이점이 있으며, 5GHz 와이파이는 그 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최근 공유기 중에는 상황에 따라 2.4GHz / 5GHz 접속을 자동 전환하는 기능이 탑재된 경우가 많은데 나이트호크 XR300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약간 아쉬운 점이다.

게이밍 공유기 전용 운영체제 탑재, 특화 기능 다수 지원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의 초기 설치를 마치고 PC용 웹브라우저를 통해 내부 메뉴로 접속해 보면 상당히 화려한 인터페이스의 설정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넷기어에서는 이를 단순한 설정 메뉴가 아닌 ‘DUMA OS’라는 이름의 게이밍 공유기 전용 운영체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나이트호크 XR300는 PC가 아닌 전용 모바일 앱인 ‘나이트호크(NightHawk)’로 접속해 내부 기능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DUMA OS가 좀 더 본격적인 고급 기능을 다수 제공하므로 제품의 기능을 온전히 이용하려면 PC를 이용한 기능 설정을 좀더 추천한다.

실제로 DUMA OS는 일반적인 공유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게이밍 전용의 기능을 다수 품었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공유기의 네트워크 관련 상태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대시 보드 기능이다. 여기서는 장치들의 대역폭, 핑, 사용량, 공유기의 CPU 코어별 사용량 등이 기본적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각 장치별로, 혹은 소프트웨어별로 트래픽 우선 순위를 할당해 원활한 네트워크를 꾀할 수 있는 QoS(Quality of Service) 기능 등을 비롯한 각종 메뉴를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배치할 수 있다.

게임별로 최적화 프리셋, 지역 지정 플레이어 설정도 가능

특히 QoS 메뉴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소스 포트나 대상 포트, 프로토콜 등을 지정해 트래픽 우선권을 지정하는 것 외에 몇몇 인기 게임들에 최적화된 프리셋이 미리 지정되어 있다. 배틀필드나 LOL, 오버워치, WOW 등이 대표적이며, 언리얼 엔진(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소스엔진(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 등)과 해당 게임이 제작된 엔진 종류에 최적화된 프리셋도 제공한다.

사용자가 지도상의 지역을 선택, 해당 장소 근처에 있는 서버 및 플레이어끼리만 연결되도록 지정해 핑을 최적화할 수 있는 ‘지오 필터’ 기능도 눈에 띈다. 이는 특히 해외 플레이어와 연결되는 일이 잦아 게임 중 렉(지연)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등의 콘솔 게임기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이 밖에도 사용자의 현재 이용하고 있는 네트워크 연결 구조를 시각화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네트워크 맵 기능, 보안성이 높은 사내망을 구축할 수 있는 VPN 기능, 그리고 사내 네트워크에 접근하면 안되는 외부 방문자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스트 와이파이 기능 등, 기업 환경에서도 유용한 부가 기능도 상당수 제공한다. 게이밍용 제품을 지향하긴 하지만 공유기로서의 기본기도 충실하다.

무선 커버리지 성능도 양호

그렇다면 와이파이 커버리지 성능은 어떨까? 최대 500Mbps의 속도를 내는 기가인터넷 회선에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를 연결, 인터넷 속도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 환경은 테스트 환경은 약 100제곱미터(약 30평) 남짓의 이층집이다.

공유기 바로 옆의 스마트폰(삼성전자 갤럭시 S10 5G)에서는 다운로드 334Mbps / 업로드 385Mbps로 유선 못지 않은 와이파이 속도를 냈다. 그리고 합판 재질의 벽 1개 정도를 지나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다운로드 253Mbps / 업로드 127Mbps의 빠른 속도로 통신이 가능했으며, 합판 벽 2개를 지나 약 12미터 정도 떨어진 방에서도 다운로드 107Mbps / 업로드 58Mbps로 비교적 원활한 접속이 가능했다.

2층에 위치한 거실에서 한 테스트 역시 다운로드 217Mbps / 업로드 75.6Mbps의 좋은 속도를 냈고 2층 구석의 방에서도 다운로드 150Mbps / 업로드 78.3Mbps의 속도를 내 무리없이 인터넷 이용이 가능했다. 공유기를 집 중앙에 설치하지도 않았음에도 2층집 한 채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커버리지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로지 '게이밍'을 추구하는 공유기를 찾는다면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는 공유기로서의 기본적인 능력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게이밍에 특화된 부가기능이 확실히 눈에 띄는 제품이다. 특히 지도상의 특정 지점을 지정해 주변 지역의 플레이어들만 연결을 허용, 네트워크 상태를 향상시키는 지오 필터 기능이나 특정 게임에 특화된 설정 프리셋을 통해 최적의 트래픽을 유지하는 QoS 기능은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제품을 누구에게나 추천할 순 없다. 가격이 제법 나가기 때문이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는 2019년 8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27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기본적인 사양(최대 대역폭, 포트 수 등)이 이 제품과 유사하면서 더 저렴한 제품도 많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이 제품의 게이밍 특화 기능을 이용, 한 치의 멈칫거림이나 끊김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게임 마니아라면 투자를 한 번 생각해 볼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