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美)친 화질과 응답속도' LG 울트라기어 27GL850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게임을 즐기기 위해 준비하는 아이템에 대한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성능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주변기기에도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다양하지만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게이밍 환경이 고해상도와 고주사율 등 경험 위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울트라기어 27GL850.
LG 울트라기어 27GL850.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조작감 등으로 다양한 짜릿함을 주는 게임.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는데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주요 게임들은 민감한 조작이 필요한 것들이 많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피파온라인,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패스 오브 엑자일 등만 봐도 그렇다. 적이 어디에 있는지 빠르게 판단하고 민첩하게 키를 입력해 승리를 거머쥐어야 한다. 1초 이하의 찰나에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빠른 입력이 중요한 게임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해 받는 요소는 바로 디스플레이. 게임은 입력과 출력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하게나마 지연이 생긴다. 이를 '입력지연(Input Lag)'이라 부른다. 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모니터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

최근 게이밍 모니터들은 입력 지연을 줄이기 위해 화면 응답속도를 줄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3~5밀리초(ms) 정도면 빠른 것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를 뛰어 넘는 1ms에 도달한 게이밍 모니터가 있다. 바로 LG 울트라기어 27GL850이 그것. 이 모니터는 1초에 화면이 144회 깜박이는 나노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서 풍부한 색감과 고해상도(QHD – 2,560 x 1,440)를 구현했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을 공식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게이밍 모니터 다운 완성도 돋보여

LG 울트라기어 27GL850의 디자인은 그간 LG 게이밍 모니터들과 비슷한 모습이다. 검은색과 붉은색을 적절히 조합했고, 외모를 날카롭게 다듬어 강한 인상을 준다. 이 모니터 역시 유광 재질을 최대한 배제해 묵직함을 더했다. 화려함을 강조한 효과는 없다. 흔히 고가의 게이밍 모니터는 LED 효과를 넣어 눈부시게 만들기도 하는데, 화면에 집중 가능하도록 불필요한 요소는 뺐다.

LG 울트라기어 27GL850.
LG 울트라기어 27GL850.

모니터의 면적은 27인치(68.6cm) 정도. 화면이 휘어지지(커브드) 않은 평면이며 화면 테두리가 얇아 실제 보면 27인치보다 조금 더 작아진 듯한 인상이다. 실제 화면 테두리의 두께가 얇다. 하단을 제외하고 상단이 mm, 양쪽 측면이 mm에 불과하다. 화면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보는 맛이 좋다.

스탠드를 장착한 상태에서의 모니터 크기는 폭 614.2mm, 높이 574.8mm 정도이며, 모니터 자체의 두께는 약 56.3mm 정도다. 스탠드는 Λ 형상으로 자리만 충분하다면 모니터의 균형을 잘 잡아준다. 장착 자체도 간단하다. 모니터 하단에 있는 고정 홈에 스탠드 머리 부분을 끼워 넣기만 하면 된다.

스탠드 기능도 매력적이다. 기본적으로 높낮이 조절(Height), 모니터 각도를 앞뒤로 조절하는 틸트(Tilt), 화면을 90도 돌릴 수 있는 피벗(Pivot)을 지원한다. 모니터를 좌우로 돌리는 스위블(Swivel)은 지원하지 않는다. 모두 사용에 도움을 주는 기능들이다. 이로 인해 모니터 몸값이 상승하겠지만 사용성 측면에서 보면 이점이라 하겠다.

다양한 영상 입력 및 주변기기 확정성을 위한 단자가
제공된다.
다양한 영상 입력 및 주변기기 확정성을 위한 단자가 제공된다.

연결부 구성도 충실하다. HDMI 단자 2개, 디스플레이 포트 1개를 포함해 PC에 연결하기 위한 B 규격의 USB 단자(USB 2.0) 1개, 주변기기 연결을 위한 A 규격 USB 단자(USB 3.0) 2개가 배치된다. 헤드폰 연결을 지원하는 3.5mm 스테레오 단자도 포함된다. 이런 구성이면 PC와 콘솔 게임기 등 여러 출력 장치에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싱크 호환 기술을 사용하려면 디스플레이 포트를 활용해야 된다. HDMI 단자는 전송 대역의 한계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단자를 써도 무방하다.

'지싱크 호환 + 1ms'로 민첩하고 부드러운 게이밍 경험 제공

LG 울트라기어 27GL850의 특징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우선 ▲ 나노 IPS 디스플레이 적용 ▲ 1밀리초(ms) 수준의 응답속도 ▲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기술 대응 ▲ 144Hz 고주사율 적용 등이다. 이 같은 구성은 게이밍은 물론, 함께 다양한 환경에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흔히 게이밍 모니터는 뒤틀림 전환(TN – Twisted Nematic) 혹은 수직 전계식(VA – Vertical Alignment)을 쓴다. 반면, 이 모니터는 평면내 전환(IPS – In-Plane Switching)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LG 울트라기어 27GL850.
LG 울트라기어 27GL850.

IPS 디스플레이는 액정이 수평으로 구동되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넓은 시야각과 빠른 응답속도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LG는 나노단위의 화점을 더해 색상을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나노 IPS 패널은 넓은 시야각을 자랑한다. 색반전 현상이 적은
편이다.
나노 IPS 패널은 넓은 시야각을 자랑한다. 색반전 현상이 적은 편이다.

그 덕에 모니터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한다. 디지털 영화협회(DCI)의 색역인 DCI-P3 98%, 일반 색역인 sRGB 135%에 대응한다. 색조와 명암 등을 넓게 표현할 수 있는 고관용도(HDR – High Dynamic Range)도 지원한다. 여기에 넓은 시야각이 더해지니 눈이 즐겁다. 명암비는 1,000대 1로 VA 혹은 TN 패널 기반의 모니터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밝기는 평균 350 칸델라(cd/㎡) 정도로 오히려 밝다. 색상 표현력은 HDMI 단자를 썼을 때 8비트(1,670만), 디스플레이 포트를 썼을 때 10비트(10억)까지 표현 가능하다.

시야각을 보니 만족스럽다. 제원은 178도 정도인데, 실제 좌우에서 봤을 때 색반전 현상을 거의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무리하게 측면에서 바라보면 색반전이 있지만 일상적인 환경이라면 문제는 없다. 개인이 쓰는 모니터지만 타인이 영상을 관전하거나 작업 내용을 확인할 때, 최대한 정확한 색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부분은 장점이라 하겠다.

가변 주사 기술인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에 대응, 게임을 즐길 때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가변 주사 기술인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에 대응, 게임을 즐길 때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LG 울트라기어 27GL850의 또 다른 특징은 가변 주사 동기화(Adaptive-Sync) 기술에 대응한다는 것. 이 제품 역시 엔비디아의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의 인증을 받았다. 프리싱크를 지원하는 일부 중소기업 모니터가 지싱크 호환에 대응한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엔비디아가 직접 모니터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를 통과했기 때문에 공식 인증을 받았다. 엔비디아 홈페이지 내에도 공식 등록되어 있다.

지싱크 호환 기술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지포스 10 시리즈 이상 그래픽카드 장착 및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는 최소 417.71버전 이상이어야 한다. 추가로 PC와 모니터 연결은 디스플레이 포트(DP) 케이블을 사용해야 된다. HDMI 케이블로는 대응하지 않는다.

이상 조건을 만족했다면 윈도 바탕화면 내에서 마우스 우클릭 후 '엔비디아 제어판'을 불러오자. 제어판을 보면 좌측에 'G-SYNC 설정'이 활성화 되어 있는데 이를 클릭하면 된다. 지싱크 호환 설정은 기본적으로 활성화가 활성화된 상태다. 여기에서 사용자는 전체 화면에서만 쓸지, 창 모드와 전체화면 등 대부분의 상황에서 지싱크 호환을 쓸지 여부를 확인하면 끝이다.

PC와 모니터를 디스플레이 포트에 연결한 다음, 윈도 바탕화면에서 엔비디아 제어판을 불러오면 지싱크 호환 설정이
가능하다.
PC와 모니터를 디스플레이 포트에 연결한 다음, 윈도 바탕화면에서 엔비디아 제어판을 불러오면 지싱크 호환 설정이 가능하다.

지싱크 호환 기술이 된다면 자연스레 AMD 프리싱크 기술도 지원한다. 타 지싱크 호환 모니터와 마찬가지로 실제 라데온 그래픽카드에 모니터를 연결했더니 드라이버 내에서 프리싱크 활성화가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동도 잘 된다. 전환 범위는 48에서 144Hz 사이다. 이는 곧 1초에 48매 이상 이미지가 표현되는 환경이라면 끊김 없이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실제 게임을 즐겼을 때의 만족감은 높다. 초당 144회 깜박이는 모니터라는 점도 좋지만 가변 주사 동기화 기술(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에 의한 부드러운 화면이 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초당 48매 이상 표시되는 환경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한계는 있지만, 일정 성능 이상 나오는 게이밍 PC라면 쉽게 달성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큰 문제라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이것이 유지되면 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IT동아 내에 준비되어 있는 라이젠5 3600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5700, 지포스 RTX 2060 슈퍼 등 그래픽카드로 구성된 게이밍 PC로 게임을 즐겨보니 그래픽 옵션을 높여도 끊김을 느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반응 속도가 인상적이다. 사실, 일정 이하의 응답 속도라면 크게 느끼기 어렵지만 민감한 반응성이 필요한 게임에서는 입력 지연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1ms 정도라면 거의 바로 출력되는 수준. 이에 기자가 가끔 즐기는 리듬게임 '탭소닉 볼드'를 실행, 게임을 즐겨보니 부드러운 화면 전환도 그렇지만 입력에 따른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실력의 한계로 실수가 생길 수 있어도 입력 지연에 따른 판정 실수는 거의 드물다는 이야기다.

배틀그라운드를 즐겼을 때도 동일한 인상을 받았다. 과거 즐겼던 환경에서는 입력에 따른 지연이 조금씩 느껴졌지만 LG 울트라기어 27GL850으로는 키를 입력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반응이 온다. 자연스레 입력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를 가지고 치킨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가격은 높지만 완성도는 기대 이상

LG 울트라기어 27GL850. 화면이 초당 144회 깜박일 정도로 높은 주사율, 1ms의 빠른 반응 속도, 광시야각 등 장점이 많다. 스탠드 활용성도 높다. 높낮이 조절은 기본이고 수직으로 세운 뒤 동일한 모니터 2~3개를 배치해 더 넓게 볼 수 있다. 지싱크 호환 기술의 대응은 게임을 더 부드럽게 즐기는데 도움이 된다. 여러모로 게이머를 위한 기능에 집중한 것이 이 모니터의 강점이라 하겠다.

영상이나 기타 작업을 할 때에도 이점이 있다. 나노 IPS 디스플레이 특유의 색표현 능력도 그렇지만, LG가 생산 단계에서 최적의 색상을 조율해 내보내기 때문에 기본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전문가용 모니터처럼 제품 내용물에 관련 결과표를 제공한다.

나노 IPS 패널 덕에 영상 감상이 더
즐겁다.
나노 IPS 패널 덕에 영상 감상이 더 즐겁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 여러 이점이 있다 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없다면 매력이 떨어진다. 차라리 모니터 스탠드의 기능을 제한하거나 영상 입력 단자를 줄이는 식으로 가격을 조금 더 낮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지싱크 호환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표기해 주면 소비자가 혼동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이는 엔비디아의 문제이지 LG의 문제는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제대로 즐기기 위한 방법은 많지 않다. LG 울트라기어 27GL850은 그 해답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1ms 반응속도와 144Hz 주사율, 지싱크 호환 등 많은 것을 한 번에 누리기 쉽지 않아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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