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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0분만 내려놓고 머리를 쉬게 하자

이문규

[IT동아]

컴퓨터를 장시간 끄지 않고 사용하다 보면 CPU를 비롯해 하드웨어에 열이 발생한다. 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소프트웨어 작동이 느려지다가 결국 다운이 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개 컴퓨터 업무를 마치거나 컴퓨터 사용이 끝나면 종료(전원) 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쉬게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업무를 한 후에는 몸과 머리를 쉬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히 머리에 과부하가 생기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컴퓨터가 다운되듯 번아웃(burnout) 상태가 된다.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무기력해져서 정상 생활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우리 몸과 마음에도 '잠시 종료'가 필요하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잠시 치달리는 생각을 멈추고 좀 쉴 필요가 있다. 최근 이른 바 '멍 때리기' 대회가 유행하는 것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쉼 없이 달리는 현대인들이 잠시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리를 쉬게 하자는 취지가 아닐까 싶다.

왜 우리는 이렇게 멍 때리기라도 해야 할까? 우리는 쉼 없이 머리를 쓰며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하고 성적 올리고 좋은 직장 취직하기 위해, 직장인들은 새로운 기술과 변해가는 사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빠른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쉼 없이 머리를 풀-가동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자칫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면서 공부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과부하 걸린 머리의 열을 잠시 식히기 위해서, 임시 방편이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게 있는 멍 때리기도 가끔 필요하다. 

멍 때리기는 어찌 보면 명상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실제로 '명상'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으면, 적지 않은 이들이 '멍 때리기'라 답한다. 멍 때리기를 '멍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렇다면 '멍상'과 '명상'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과 판단을 멈추고 머리를 쉬게 하는 것'이라는 목적은 같다.  하지만 멍상에는 없는 것이 명상에는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명상 후에는 상쾌하고 가벼운 느낌을 갖지만, 멍상 후에는 그저 멍~한 상태가 유지된다. 이를 테면, 멍상은 복잡한 마음 속 찌꺼기를 방치한 상태로 쉬는 거고, 명상은 마음 속 찌꺼기를 분리한 상태로 쉬는 것이다. 

퇴근 후에 지친 몸과 마음을 그대로 이끌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집어 던지고 소파에 누워 '멍 때리고' 아무 생각 없이 TV 보고 있는 상황이 일상 속 멍상이다. 소파에서 일어났을 때 몸과 마음이 과연 개운해졌을까? 분명 아닐 것이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그리 달라진 게 없다. 그저 잠시 멈추었을 뿐이다.

이에 비해 명상은 멍상과 같이 의식이 잠들어 있는 멍한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 분명히 깨어있는 상태에서 이뤄진다. 명상은 의식이 분명하게 깨어있으면서,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 판단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바로 현대에서 말하는 '알아차림(Mindfulness)' 명상의 정의다. 즉 '항상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상태이고, 알아차림이 없이 그저 멍하게 있는 건 멍상상태다. 

멍상과 명상의 차이 <츨처=게티이미지뱅크>

<츨처=게티이미지뱅크>

이 '알아차림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명상과 멍상을 구분하는 핵심이다. 마음 속 찌꺼기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정리되지 않고 있는 마음 속 감정의 찌꺼기가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멈춰서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것. 그러다 보면 어지럽게 마음속에 있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점점 가라앉고, 감정이 사그라들면 생각 또한 잠잠해지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명상을 하고 나면 상쾌하고 가벼운 기분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음이 평온해지면 그 동안 정신이 없어 놓쳤던 것이 비로소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는 게 이런 의미다. 멍 때리기를 해보려 한다면 이참에 명상을 통해 제대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길 권장한다. 지금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10분만이라도 명상을 해보자.

지금 고민과 걱정으로 우울하고 불안하다면 그 생각을 잠깐 멈추고 호흡에 집중한다. 온 몸의 긴장을 풀고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온전히 알아차리면서 머물러 지켜본다. 그리고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이를 쫓아가거나 판단하려 하지 말고, 호흡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면 된다. 만약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면 호흡과 함께 숫자를 붙여줘도 좋다. 들이 마시는 숨에 하나-둘~, 내쉬는 숨에 하나-둘~... 자기 호흡과 리듬에 맞게 숫자를 붙이면 된다. 10분 정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차분해지며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매일 저녁 10분씩 이 같은 호흡명상과 함께, 온전하게 몸과 마음을 쉬는 시간을 갖는다면 지친 마음 속 찌꺼기들이 분리수거 되고 진정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으리라. 

글 / 마음텃밭명상상담센터 김동성 박사 (kim2s3f@empas.com)

김동성 박사IT시스템 엔지니어로 10년 이상 숨가쁘게 근무하다, 명상 세계에 심취한 뒤 명상심리전문가로 전향했다. 현재 마음텃밭명상상담센터 소장, 명상상담평생교육원 교수,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 한국명상지도자협회 감사 등을 맡고 있으며, 기업, 기관, 학교 등에서 다양한 명상심리 강의/상담 활동을 수행하며 지친 현대인을 명상의 '기술'로 위로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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