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SaaS 시대]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고객 분석 넘어 고객성공 시대"

"독보적인 1위지만, 성장 추세도 중요합니다. 20년 동안 사업하면서 끊임없이 변신하고,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인수합병을 통해 여전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조직을 재정비한 만큼 SaaS 분야 대표주자 면모를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는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국내 사업 강화에 나선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SaaS 분야를 취재할 때, 세일즈포스를 빼놓으면 뭔가 허전하다. 허전하다는 말도 부족하다. 화룡점정 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기업이며, 글로벌 소프트웨어 벤더들 사이에서 확실한 지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초기 진출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름에 걸맞는 성과를 얻는데 부족했다.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출처:
테크수다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출처: 테크수다

<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출처: 테크수다 >

손부한 대표는 휴렛팩커드(HP), 액센츄어 컨설팅, i2테크놀로지스를 거쳐 2008년 SAP Korea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2015년 4년간 아카마이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같은 손 대표의 경험을 통해 세일즈포스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새롭게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019년 1월 1일자로 세일즈포스코리아 지사장으로 취임한 손부한 대표는 "엔터프라이즈와 커머셜 조직을 모두 만들었습니다. 고객 지원 조직과 체계도 다시 손보고, 인력도 대거 보강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다시 뛰는 원년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국내 기업도 다국적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해외 현지 고객 관련, 세일즈, 서비스, 마케팅, 커머스 등에 이미 세일즈포스를 도입해 활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고 다양한 현지 인력들의 고용도 늘었다. 자연스럽게 세일즈포스의 SaaS 도입을 당연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세일즈 영역 이외에서도 고객들이 먼저 도입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손부한 대표를 만나기 전, 세일즈포스가 데이터 분석 회사 '타블로(Tabulo)'를 157억 달러(약 18조 6,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빅뉴스도 터졌다. 2016년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디맨드웨어를 약 3조 3,000억 원(28억 달러)에 인수했던 것이 세일즈포스 사상 최대 인수 금액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세일즈포스가 데이터 시대에 얼마나 크게 배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0여 년이 흐르며 세일즈포스도 많은 변화를 시도해 왔다. 단순히 B2B CRM 업체로 알고 있던 것과는 천지차이였다. 아래 그림은 현재 세일즈포스가 제공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정리한 화면이다.

출처: 세일즈포스
출처: 세일즈포스

< 출처: 세일즈포스 >

세일즈포스는 고객에 대한 360도 데이터 제공, 업무 방식 혁신, 지속적인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플랫폼 제공을 통해 '연결된' 고객 지원을 차별점이라고 강조한다. 관련 제품들은 1년에 3번씩 기술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은 하부의 안전하고 유연한 인프라와 데이터서비스,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AI 프로젝트 '아인슈타인', 개발 플랫폼 포스닷컴과 애플 앱스토어 같은 앱 마켓까지 보유하면서, 이제는 세일즈포스 생태계로 기라성 같은 글로벌 SW 벤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출처: 세일즈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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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세일즈포스 >

손부한 대표는 "단순히 우리 제품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산 SW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세일즈포스 생태계 안에서 성장하는 국산 SW기업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시장 초기 세일즈포스 제품들 위주로 국내 공급하던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일즈포스의 생태계도 확장된 만큼 협력도 진행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거론한 것처럼 세일즈포스는 데이터 분석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AI도 예외가 아니다. AI 기반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 세일즈포스 서비스 클라우드(Service Cloud), 아인슈타인(Einstein) AI, 구글 클라우드 컨택센터 AI(CCAI) 등을 연계해 제공한다.

아인슈타인은 2016년 프로젝트 진행 이후 메타마인드(MetaMind), 릴레이트IQ(RelateIQ), 비욘드코어(BeyondCore)와 같은 AI 전문 기업을 인수하면서 계속 진화해 나가고 있다. 구글과의 AI 분야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고객 전화 응대 시 구글 클라우드 컨택센터 AI와 서비스 클라우드 통합을 통해 전화 응대 직원이 고객에 대한 예전 이력 내용부터 세부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확인할 수 있고, 전화 응대 내용을 실시간 문서화할 수도 있다. 또한, 세일즈포스에 인텔리전스 시그널을 보내 내용에 관련된 아티클이나 향후 비슷한 케이스 발생시 적절한 대응법 등을 제안하게 된다.

이외에도 구글 다이얼로그플로우(DialogFlow)의 자연어 이해능력(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 NLU)으로 전세계 20여 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 아인슈타인 봇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상대방 주소나 이름, 위치 등을 대화 중 판별할 수 있으며, 소비자 태도 변화를 추적해 만족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출처:
테크수다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출처: 테크수다

<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출처: 테크수다 >

손부한 대표는 "국내 콜센터 고객들이 관련 서비스를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고객에 대한 분석은 이제 기본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대다. 이에 세일즈포스 DMP(Data Management Platform)와 세일즈포스 CDP(Customer Data Platform) 등을 마련한 뒤, 꾸준히 업데이트 중이다. DMP는 데이터 웨어하우스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고객에 관해 자체 소유한 데이터와 추가 외부 유입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분석하고 활용한다. 데이터 속에서 패턴과 인사이트를 찾고, 타겟 고객의 프로필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 이에 해당되는 잠재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표를 마련해 준다.

고객의 모든 접촉수단(웹사이트, 모바일앱, 키오스크, IoT장치 등)으로부터 모은 자사의 비식별 고객 데이터와 외부의 비식별 데이터까지 활용해 대상 타겟 오디언스에 대한 세그먼트 분석, 광고 노출 분석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정확한 광고 대상자를 선별하고, 고객 관심사에 따른 광고 노출 등을 제공해 광고 효율 향상, 광고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

CDP(Customer Data Platform)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로부터 고객 데이터를 수집한 뒤, 한데 모아 다른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CDP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는 마케팅 캠페인, 고객 서비스, 고객 경험 개선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절한 시점에 단행한 인수합병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에는 협업 소프트웨어 '큅', 앞서 밝힌 전자상거래 분야 '디맨드웨어', 다양한 데이터들의 통합을 위한 '뮬소프트'와 전사적 역량을 투자한 '타블로' 등이 눈에 띈다.

출처: 세일즈포스
출처: 세일즈포스

< 출처: 세일즈포스 >

세일즈포스의 고객성공 플랫폼은 전세계 15만 개 이상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그 증거로 포춘 100대 기업 중 99개 기업(2018), 포춘 500대 기업 중 431개 기업(2018)이 도입했다. 쉽게 말해 대부분의 기업이 사용하는 서비스다.

손부한 대표는 "전세계 최고 기업들은 세일즈포스를 선택했습니다"라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세일즈, 서비스, 마케팅, 커머스 관련 서비스들을 국내 산업군별 대표주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산업별 템블릿 구축에 더 주력하고 싶습니다.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례 구축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해외 기업은 IT부서가 비용 부서에서 사업을 성공시키는 핵심 부서이자 데이터를 활용해 이윤을 만들어 가는 조직으로 인식들이 바뀌어 있습니다. 저희도 국내 고객들에게 그런 가능성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세일즈포스
출처: 세일즈포스

< 출처: 세일즈포스 >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새삼 예전에 알던 세일즈포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다. 손부한 대표는 "초기 고객 분석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고객만족, 고객 감동을 넘어 고객 성공이 가능한 CRM 4.0 시대"라고 강조한다. 전세계 스포츠 구단들도 팬 관리 차원에서 세일즈포스 서비스를 활용한다. 너무나 방대하게 늘어난 다양한 고객과의 접점 채널에서, 쏟아지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에서 고객들의 행동을 미리미리 예측해 대응하는 시대가 가능해지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변신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플랫폼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수많은 서비스와 기능을 통해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글 / 도안구 IT 칼럼니스트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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