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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코리아] 퓨처메인 : 한국이 독일 보다 스마트 팩토리 장점이 있다고?

권명관

지난 1월 '2019 스케일업 코리아' 기업 공모에 50여 개의 기업이 응모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었지만 이들 모두를 지원하기에는 프로젝트 팀의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최종적으로 5개 기업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응모 기업 중 아깝게 함께 하지 못한 일부 기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이 기업들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소개할 기업은 설비결함 자동진단 솔루션을 내놓은 퓨처메인입니다. 이 회사가 굴지의 대기업과 경쟁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이 있습니다. 고장을 수없이 고쳐야만 했던 척박한 한국의 산업 환경이 도움이 됐다고요. 어떤 스토리일까요.

"독일, 미국계 대기업과는 다르게...고장 많은 한국이어서 가능했던 기회"

"그렇게 대단한 물건이라면 왜 다른 대기업에서 만들지 않을까요?"

영국의 발명가 제임스 다이슨이 자신의 발명품에 대해 투자를 요청했다가 퇴짜를 받으면서 들은 말이다. 퇴짜 맞은 그 아이디어는 봉투 없는 청소기다. 훗날 창업자의 이름을 딴 가전회사 다이슨의 주력이 된 제품이다.

퓨처메인 역시 사업내용을 설명하면 비슷한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고. 퓨처메인은 모터 등 기계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이상 여부를 파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비의 정상적인 진동 패턴과 비교해 이상이 있는지 진단한다. 흔히 설비 예비진단이라고 불리는 분야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독일계 대기업이 들어와 있는 분야다. 발전소 등 대형설비를 운영하는 곳에서 주로 쓴다.

출처: 인터비즈
< 출처: 인터비즈 >

퓨처메인은 글로벌 기업 기술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고 설명한다. 평균적인 데이터 수치에서 벗어난 경우 이를 분석해 '베어링 마모가 의심된다'는 메시지까지 보낸다. 이른바 결함 자동진단이다. 외국계 대기업의 진단 프로그램은 메시지나 별다른 분석 없이, 기존 패턴에서 벗어난 이상 데이터 수치만 전송하거나 고장 유무만 전달한다. 만약 수치 이상이 커지면 기계를 자동으로 멈추게끔 하지만 어디가 문제인지 해석은 데이터 담당자의 몫으로 남겨놓는다. 기계를 멈춘 뒤에 무엇이 문제인지 따로 파악해야 한다.

"아니, 같은 기계 설비 데이터를 측정하는 건데 왜 이를 자동으로 분석해서 메시지를 내놓는 건 한국 기업만 되는 겁니까?"

퓨처메인 이선휘 대표(62)가 2015년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래 영업 현장에서 계속 마주하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퓨처메인 이선휘 대표, 출처: 인터비즈
< 퓨처메인 이선휘 대표, 출처: 인터비즈 >

그게 설득력이 있어서였다. 농심과 남동개발, 이테크건설, 금호석유화학, GS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들의 수주와 협력이 이어졌다. 최근엔 산자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도대체 이게 왜 설득력 있는 말인 걸까? 그를 7월 3일 경기 수원시에 있는 퓨처메인 본사에서 만나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기계연구원으로 근무, 진단 업무에 끌려 다니다 보니...30년 노하우 쌓아"

"한국처럼 자동차, 중화학, 건설, 기계 설비 등을 다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몇 없습니다. 외국인들이 놀라는 점도 그겁니다. 첫 번째 어떻게 이 모든 분야를 잘 하느냐는 것. 두 번째 이렇게 많고 다양한 설비를 다루면서 관리 및 진단 인력이 이렇게 없을 수 있냐는 거죠."

한국은 선진국과 기계 설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100~200년도 넘게 기계설비를 만들어온 독일 등 선진국은 진단 및 수리 분야서 전문인력도 풍부할 뿐더러 기계의 평소 상태를 상시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이상 데이터만 보고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인력도 상대적으로 더 많다. 기계를 늘 온전한 상태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한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만 던져줘서 상시적인 관리가 되게끔 한다.

일반적인 이상 데이터 측정 표기, 출처: 퓨처메인
< 일반적인 이상 데이터 측정 표기, 출처: 퓨처메인 >

한국은? 상시적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이 우선 턱없이 부족하다. 기계가 고장나면 다시 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장난 뒤에 조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상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외국식 진단 방식으로는 오히려 무엇이 문제인지 놓치기 쉬운 구조다. 단순히 데이터 전송을 넘어 직접적으로 "베어링 마찰이 심해진다"와 같은 메시지를 던져주는 환경이 더 중요시된다고.

이 대표는 35년 동안 진단 분야에서 근무한 베테랑으로, 한국엔 왜 진단 분야 기술자가 없느냐는 말이 늘 뼈아팠다.

"한국 기업에서 기술자는 대부분 40살이 넘어가면 관리자 트랙으로 빠지거든요. 기술을 안 키우는 거죠. 저도 아마 일반적인 직장 생활을 했더라면 관리직으로 빠졌겠죠. 하지만 전 연구원이라서 30년이 넘게 진단하러 현장에 나갔죠."

퓨처메인 이선휘 대표, 출처: 인터비즈
< 퓨처메인 이선휘 대표, 출처: 인터비즈 >

그는 한양대 공과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졸업을 한 기계 분야 엘리트다. 대부분 회사로 빠질 때 기계를 연구한다는 사명감으로 정부출연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오롯이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창원 등 정부 주도로 구축된 산업단지에서 만든 기계 제품이 이상이 있을 경우 결함을 진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하루는 갑자기 연락이 와서 해외에 수출해야 하는 기계인데 판매하기도 전에 작동이 안 된다는 거예요. 해외 기계 선진국에선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을 그런 일예요. 그럼 기계 연구원인 제가 직접 가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는 거죠.

처음엔 아무도 안 가려고 했는데, 제가 사회생활 초반에 그런 일을 많이 맡았다는 이유로 이후로도 오랫동안 제가 진단을 맡았어요 전 고장난 제품을 보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역으로 파악해야만 했습니다. 관리를 중심으로 진단하는 외국과 달리 저는 고장과 이상현상을 연구한 경험이 더 풍부한 거죠. 응급실에서 치료해본 경험만 놓고 보면 외국 어디에도 뒤처지지 않을 거예요."

그는 이후로도 회사를 옮겼지만 주로 연구원으로서 진단업무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한 번 인연을 맺은 회사에서 기계설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를 찾았기 때문이다. 설비결함 진단 분야에서 은퇴하지 못했던 이유다. 2011년 직장생활을 그만 둔 이후로도, 한동안은 설비 진단 인력으로서 한국 주요 공단에서 기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찾아다녔다. 자연스럽게 1인 기업이 됐다.

그는 자신이 현장을 누비는 과정에서 한국에 결함 진단분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수없이 실감했다고. 이는 스마트팩토리 등 공장 설비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수록 더 큰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기업들의 역량 측면에서도 문제요소였다. 외국 업체 제품과 센서를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설비 유지 데이터를 보내주긴 하지만 일주일 이상 수백개의 그래프가 나올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다. 일선 현장엔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센서를 설치해서 결함 진단을 자동화할 순 없을까? 그래프를 전송하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전해줄 순 없을까?

그의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고민을 안고 소프트웨어 쪽 인력을 찾아나서서 창업을 했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온갖 기계들을 고치며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어느 정도 유형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특정 부품이 부딪혀서 나는 고장, 마모가 일어날 때 나는 이상 등 진동을 보면 어느 정도 고장의 패턴들을 나눌 수 있다고.

"기계 설비가 마냥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모터와 펌프 등 주요 부품들의 조합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장별로 유형화는 분명 가능합니다. 게다가 이는고장난 기계들을 고치며 씨름해온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죠."

출처: 퓨처메인
< 출처: 퓨처메인 >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예비진단까지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바로 ExRBM이다. 이상 징후나 고장을 포착해서 자동 분석하고, 다른 제품들이 고장 유무만 알려줄 때에도 설비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진동을 통해 파악한다. 이상 조짐을 센서를 통해서 파악하는 점까지 외국 솔루션과 같지만, 응급환자 격인 기계들을 고치면서 배운 노하우로 진단까지 내린다는 점에서 시각과 관점이 다른 프로그램이 나온 것이다.

퓨처메인은 최근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 선정되면서 창업 자금으로 약 8억 원을 확보했다. 엔지니어 출신 기업가들이 주로 초기에 영업과 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기존 진단 분야에서 확보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영업망도 빠르게 확장했다. 국내 건설, 플랜트 분야 대기업에 비교적 빠르게 영업망을 틀 수 있었다고.

비교적 초기 단계를 빠르게 안정적으로 사업을 구축했다. 그러나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라는 게 퓨처메인의 생각이다.

"여전히 낮은 인식의 벽은 걸림돌...스마트팩토리 중심으로 관심 높아진 점에 기대"

"여전히 사업은 어렵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등이 확산되고 중소중견기업도 진단을 받으러 할 텐데요. 중소기업을 위한 소규모 솔루션의 경우 가격은 얼마로 설정해야 할지 고민이 되죠. 대기업과 협력해서 같이 제품을 만들자는 제안도 받았는데... 이 경우 특허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많죠."

그의 말마따나 앞으로의 과제는 확장일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점은 호재다. 그러나 설비 결함 진단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퓨처메인 측의 기술영업 역량에 대한 고민이 크다. 무엇보다 대표 한 명의 네트워크에 의존하긴 쉽지 않다. 막막함을 느낄때가 적지 않다고.

"우리 기술로 설비 자동진단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면, 한국 기술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아예 귀를 닫고 시작하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일단 설치해서 살펴보자'는 말이죠."

이때 퓨처메인을 설치해본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솔루션을 이해하고 도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남동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겨야만 이러한 영업기회가 발생한다는 점. 상시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모르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은 하나의 큰 벽이다. 스마트팩토리 설비 등은 고가의 장비가 많으므로, 관리가 중요할 텐데 여전히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기업이 많다는 것. 기술영업을 통해서 이를 설득해야 하는데 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 "기술도 이해해야 하고, 영업도 잘 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 확보하기가 어디 쉽나요. 비슷한 규모 기업들은 다들 비슷한 고민일 겁니다." 이 대표의 말이다.

안팎의 어려움은 있지만 최근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는 점엔 기대를 품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에 관심을 가진 대기업들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받아 진행하고 있다. 한 설비제작업체로부터 결함을 진단하는 센서를 처음부터 부착한 형태의 기계를 만들자는 제안도 받았다고. 제품 개발을 함께 하는 가운데 수익모델 등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처음부터 제품을 만들어 나갈 땐 유지보수 비용을 어떻게 청구해야 하는지 등이 고민이다.

한편으론 대우조선해양과 협력해 스마트십(Smart Ship)을 만들기로 해 업계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운항 설비 이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이 있을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기술에 대한 인정은 협력과 각종 인증 등을 통해 받은 만큼 이를 어떻게 수익화할지가 관건이다. 회사 입장에선 의미있는 첫발을 내딛은 것으로 보인다.

글 / 인터비즈 임현석 이슬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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