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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 쏟아 넣었어' 올림푸스 OM-D E-M1X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마이크로포서드(Micro-Fourthird). 현재 올림푸스와 파나소닉, DJI, 샤오미 등이 제품을 선보이며 플랫폼을 유지해 나가는 중이다. 이 중에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처음 플랫폼을 제안한 브랜드로 적극적인 제품 라인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파나소닉은 시그마와 라이카 등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도 함께 선보이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올림푸스가 뚝심 있게 플랫폼을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올림푸스의 주력 미러리스 카메라는 단연 OM-D 시리즈라 하겠다. 기존 펜(PEN)이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중화에 불을 붙이기 위한 밑거름 역할을 했다면, OM-D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브랜드 가치를 빛낸 역군이라 볼 수 있다. E-M1·E-M5·E-M10 세 가지 라인업으로 E-M1과 E-M5는 2세대, E-M10은 3세대에 이르렀다. 그 사이에 펜의 역할을 기념하는 PEN-F가 등장하기도 했다.

올림푸스 OM-D E-M1X.

OM-D의 강점은 성능과 디자인의 조화였다. 한계를 극복하는 손떨림 방지 기구, 빠른 초점 검출 실력, E-시스템(DSLR)에서 검증 받았던 방진방적 능력(E-M10 제외)까지 모두 품었었다. 여기에 과거 OM-D를 새로 다듬은 듯한 감각적인 외형도 주목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플랫폼 자체의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마이크로포서드가 갖는 판형의 한계 때문이었다.

올림푸스는 이를 과감하게 돌파하기 위해 독특한 접근법을 썼다. 그 결과물이 바로 OM-D E-M1X(이하 E-M1X)다. OM-D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로 재탄생한 이 제품은 분명 OM-D지만 어딘가 모르게 E-시스템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그만큼 올림푸스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넣은 카메라다.

머리는 OM-D, 느낌은 E-시스템

첫 인상은 상당히 놀랍다.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이런 디자인을 본 경우가 없었다. 그만큼 E-M1X의 시도는 독특하다. 마치 플래그십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처럼 만들었기 때문이다. 니콘 D5, 캐논 EOS 1D-X M2 등이 상단 본체와 세로 그립을 일체화한 '원바디(One-Body)' 형태로 출시되는데, 이 카메라 역시 동일한 구성이다. 덩치는 커지지만 가로·세로 모두 그립을 잡고 촬영 가능해 안정적인 자세 유지가 가능하다.

세로 그립으로 인해 기동성은 떨어지지만 배터리 효율이나 성능 등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처음 봤을 때, 머리 부분에 각인되어 있는 OM-D가 아니었다면 과거 올림푸스의 E-시스템 기반 카메라로 착각할 정도다. E-시스템은 포서드 센서 기반으로 올림푸스가 개발했던 DSLR 카메라다. E-5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제품을 볼 수 없는 상태다. 아마 개발 단계에서 E-시스템 특유의 완성도에 미러리스 카메라 기술을 함께 녹여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크기를 보면 폭 144.4mm, 높이 146.8mm, 두께 75.4mm 정도다. 돌출부 제외한 사양이므로 실제 그립부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조금 크다. 그립부는 두툼하게 만들어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을 잘 살렸다. 세로 그립도 두툼하게 만들어 그립감이 좋다. 휴대성을 희생했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촬영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셈.

무게는 배터리(무려 2개 들어간다)와 메모리카드(무려 2개 들어간다)를 포함해 1kg 조금 안 되는 997g이다. 아무래도 배터리가 다수 탑재되는 세로 그립 일체형 카메라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 여기에 렌즈를 포함하면 평균 휴대 무게는 2~4kg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푸스 OM-D E-M1X.

조작 자체는 미러리스답지 않게 다소 복잡한 편이다. 일단 전면만 봐도 버튼이 다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씩 보면 이미지 좌측에 있는 버튼 4개는 각각 원터치 화이트 밸런스와 미리보기 기능을 담당한다. 4개가 있는 것은 가로와 세로 촬영에 맞춰 버튼이 배치됐기 때문이다.

우측 상단의 원형 다이얼에는 외부 스트로보(플래시) 연결을 위한 단자다. 세로 그립 하단에 있는 덮개는 제거하면 어댑터 연결 단자가 나타난다. 스튜디오 내에서 촬영할 때 대응하기 위한 단자다.

고성능 카메라 답게 다양한 버튼이 제공된다. 디스플레이는 3인치로 회전 가능하다.

상단과 후면은 더 화려하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아니라, DSLR 카메라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편리하고 즉각적인 조작에 필요한 기능들을 모아놓았다. 기본적인 조작 다이얼은 오른손 검지와 엄지 손가락이 닿기 좋은 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를 조작하면 조리개 혹은 셔터 속도 등을 바꿀 수 있다.

상단에는 모드 다이얼 1개로 수동과 자동(P/S/A/M) 등을 바꿀 수 있다. 동영상과 사용자 지정 모드도 모드 다이얼을 통해 변경 가능하다. 사용 중 다이얼이 임의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중앙에 있는 잠금 장치를 통해 혹시 있을 문제를 막자. 다이얼 우측에는 셔터 버튼을 시작으로 노출 보정, 감도 변경, 동영상 녹화 등이 배치되어 있다. 모드 다이얼 좌측에는 플래시·연사·셀프 타이머 기능 변환 버튼과 자동 초점·측광 버튼, 브라케팅 버튼이 모여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다이얼이 아닌 버튼 방식으로 누르면서 바꾸면 된다.

후면을 보자. 후면에는 상단보다 더 많은 버튼이 배치됐다. 액정을 중심으로 메뉴 버튼, 삭제 버튼, 카드 선택 버튼, 화이트 밸런스·공유 버튼 등이 있다. 중앙에는 세로 그립 잠금 스위치, 다방향 조작 스틱, 미리 보기 버튼, 십자 조작 버튼, 정보 버튼, 등이 있다. 세로로 쓸 때를 대비해 일부 조작 버튼과 스틱은 2개씩 준비되어 있다.

액정 디스플레이는 회전형으로 3인치, 104만 화소 사양이다. 손가락을 터치해 자동 초점과 화면 전환, 동영상 제어 등을 지원한다. 회전은 좌우로 180도, 상하로 270도 돌아간다.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덮어 화면을 보호할 수 있으며, 사용할 때는 자유롭게 돌려가며 촬영에 쓰면 된다.

빠른 반응과 촬영 실력, 그러나 한계는 어쩔 수 없어

이제 올림푸스 OM-D E-M1X의 실력을 확인해 볼 차례. 전천후 줌렌즈인 M.즈이코 디지털(M.ZUIKO DIGITAL) ED 12-100mm f/4 IS 프로(PRO)와 호흡을 맞췄다. 수동모드에서 셔터속도와 조리개, 감도 등을 변경해가며 촬영했으며 색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후보정 기능)는 사용하지 않았다.

올림푸스 OM-D E-M1X로 촬영한 이미지. (▲초점거리 100mm ▲감도 ISO 400 ▲조리개 f/4 ▲셔터속도 1/200초)

빛이 충분한 상태에서 촬영한 결과물은 충분히 선명하다. 특히 발색이 인상적이다. 올림푸스 카메라의 강점이 균형 잡힌 발색인데, E-M1X에서도 그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다. 선예도나 계조 자체가 타 풀프레임이나 APS-C 규격 카메라 대비 뛰어나다 보기 어렵지만 '이 자체로 충분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화질이라 생각된다.

이는 렌즈 때문일 수 있다. 12-100mm 렌즈는 35mm 필름 환산 시 24-200mm 초점거리가 된다. 여기에 최대 개방 조리개는 f/4다. 대부분 수퍼 줌렌즈는 최대 개방에서 선예도가 떨어지는데, 그 영향 때문일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고성능 렌즈 혹은 단렌즈를 사용한다면 충분히 달라질 여지가 있다.

올림푸스 OM-D E-M1X로 촬영한 이미지. 저조도 환경에서는 판형의 한계가 조금 엿보이기도 한다. (▲초점거리 35mm ▲감도 ISO 3,200 ▲조리개 f/4 ▲셔터속도 1/50초)

저조도 환경에서의 촬영. 사실, 이 부분에서는 실망할 수 있다. ISO 3,200부터 급격하게 컬러 노이즈가 발생하는데 선예도까지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극적인 환경에서의 촬영에는 조심스러워진다. 이 역시 렌즈 최대 개방에서 촬영한 것에 의한 결과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자.

손떨림 방지 기술은 감탄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뛰어나다. 올림푸스도 제법 빠르게 5축 손떨림 방지 기구를 탑재한 바 있다. 상하·좌우·전후방·수평회전·수직회전의 움직임을 감지한 센서가 반대로 움직이며 손떨림을 상쇄한다. 중요한 것은 성능인데, 본체만으로 7단계, 프로 렌즈와 조합하면 7.5단계까지 상쇄해준다. 7단계 기준으로 셔터 속도가 1/4초라면 1/500초까지 확보해 주는 효과를 낸다. 물론, 손떨림 정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므로 실제 성능은 다를 수 있다.

E-M1X의 이미지 센서. 35mm 풀프레임 센서 대비 2배 초점거리를 제공하는 마이크로포서드 센서를 쓴다. 화소는 2,040만 사양이다. 일반적인 APS-C 혹은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가 2,400만 화소 가량이 기본 제공되는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미지 해상도가 5,184 x 3,888 정도로 적당히 이미지를 편집하거나 인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이 카메라의 다른 특징은 이미지 프로세서 구성이다. 현재 올림푸스는 트루픽 8을 주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로 채택하고 있다. 이를 두 개 탑재해 성능을 높였다. 성능을 높이면서 인공지능 피사체 인식 자동초점, 라이브 ND 효과, 메모리카드 저장 속도 향상 등을 구현했다. 흥미롭게도 2세대 초고속 SD카드(UHS-II) 기술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은 부분은 장점이라 하겠다.

동영상은 4K 해상도(3,840 x 2,160)를 지원한다. 또한 영화 규격의 시네마 4K(4,096 x 2,160)에도 대응한다. 5축 손떨림 보정 기능도 그대로 제공되며, OM-로그(Log)라는 이름으로 편집 가능한 프로파일이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 과거 올림푸스는 영상 지원이 빈약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이 부분을 많이 의식해 성능을 높인 듯한 느낌이다.

명실상부 올림푸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올림푸스 OM-D E-M1X.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로 뛰어난 성능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다만 세로 그립 일체형이기 때문에 기동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감수해야 될 부분이다. 렌즈 조합만 잘 이뤄진다면 전천후 활용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 초점거리 2배 효과가 있는 플랫폼의 특성 때문에 접사 혹은 초망원 영역에서의 활용이 많다면 만족스러운 성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푸스 OM-D E-M1X.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가격대와 고감도 처리 성능이다. 성능이나 기능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은 수긍이 되지만 360만 원이라는 가격표는 적응이 힘들다. 이 정도 가격이면 선택지가 상당히 넓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마이크로포서드의 물리적 한계에 의한 저조도 환경에서의 화질 저하도 '쨍한' 사진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는 마이너스 요인 중 하나가 될 듯 하다.

그렇지만 이 카메라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목적이 분명하다. 그 목적을 어느 정도 잘 알고 접근하는 소비자를 위해 올림푸스가 제안하는 카메라가 바로 OM-D E-M1X라 하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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