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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의실] 공유기 안테나 방향 조절과 '빔포밍'으로 도달 범위를 바꿔보자.

남시현

[IT동아 남시현 기자] 유무선 공유기는 LAN 포트를 지원하는 컴퓨터에 유선으로 네트워크를 제공함과 동시에, 와이파이(Wi-Fi)를 지원하는 기기에 무선으로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유선 연결은 케이블을 통해 연결하는 것이므로, 케이블 길이에 따른 위치적 제약이 있지만, 안정적인 인터넷 속도를 제공한다.

반면 무선 네트워크는 공유기에 장착된 안테나로 신호를 출력하고, 단말기가 이를 수신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래서 공유기와 수신 기기가 멀수록 인터넷 속도가 떨어지고, 콘크리트 벽 같은 장애물이 있을수록 수신 감도가 떨어진다.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2개의 공유기가 1개처럼 동기화돼 신호를 전달하는 메시 와이파이나, 와이파이 확장기를 사용하면 와이파이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음영 지역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메시 와이파이나, 확장기라는 것 자체가 공유기에 대한 기반 지식이 있어야 하고, 추가 제품을 구매해야하니 손쉬운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행히 메시 와이파이나 확장기를 이용하지 않고, 와이파이 수신 감도를 조금이나마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간단히 소개해본다.

안테나 방향만 조절해도 수신 감도가 증가한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40, 다양한 방향으로 안테나 조정이 가능하다.

와이파이 공유기가 발산하는 신호는 무지향성이며, 안테나 기둥을 기준으로 원형(방사형)을 그리며 뻗어 나간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백열 전구가 발산하는 빛에 비교할 수 있다.

거실 중앙에서 백열전구를 켜면, 장애물이 없는 위치는 뚜렷하게 빛이 도달한다. 물론 거리가 멀수록 빛은 어두워진다. 벽이 가로막고 있는 위치는 직접적으로 빛이 도달하지는 않지만, 벽에 반사되어 오는 빛을 볼 수 있다. 와이파이 신호도 거의 비슷하다. 공유기가 보이는 위치에서는 신호가 강하고, 벽이 가로막고 있는 위치는 반사돼서 도달한다.

그런데 등잔 밑에 어둡듯, 전구도 꼭지쇠(아랫쪽 금속부)가 상대적으로 어둡다. 만약 전구가 보고 있는 방향을 바꾸면 어떨까? 수직으로 서 있는 전구를 수평으로 눕힌다면, 꼭지쇠를 바라보는 뒤쪽은 다소 어두워지겠지만, 유리구 방향은 조금 더 밝아진다. 빛이 도달하는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는 것이고, 이는 공유기도 마찬가지다.

공유기를 벽면에 부착하면 안정적으로 도달 범위를 확보한다.

공유기에 장착된 안테나의 방향 조절이 가능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안테나 방향만 조절해도 와이파이가 도달하는 범위를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다. 그러니 공유기 안테나를 자주 사용하는 방향으로 꺾어주면 속도와 안정성이 향상된다. 예시와 같이 벽에 부착해 전파를 아래로 내리는 것도 효과적이다.

특정 기기에 집중적으로 전파를 전달해주는 빔포밍(Beam Forming)

공유기가 2.4GHz, 5GHz를 모두 제공하면, 빔포밍이 자동으로 적용된 공유기다.

지금 사용 중인 공유기 라벨에 802.11 b/g/n이라고 쓰여 있거나, 네트워크 이름(SSID) 뒤에 '5G'라는 단어 없이 하나의 SSID만 제공하는 공유기는 와이파이 4 이하 규격 제품이다. 최소 7년 이상 지난 구형 공유기여서, 전파를 방사형으로만 출력하고, 안테나 방향을 바꿔도 전달 범위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시와 같이 동일한 SSID에 '5G'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어 있다면, 와이파이 5(802.11 ac)와 와이파이 6(802.11 ax)가 적용된 공유기다. 해당 공유기는 자동으로 빔포밍(Beam Forming) 기능이 적용돼 보다 효과적으로 전파를 발산한다.

빔포밍은 연결된 기기에 더 많은 신호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보내는 기능으로, 안테나가 전파를 레이저 빔처럼 쏜다. 그러니 구형 제품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신호를 송신할 수 있고, 안테나 방향에 따른 수신 감도 차이도 분명하다.

안테나 방향 조절에 따라 수신 감도 및 인터넷 속도가 다르다.

동일한 위치에서 안테나 각도만 바꿔가며 수신 감도와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자. 공유기 정면 방향으로 안테나를 두고, 정면 방향에 서서 측정했을 때에는 650Mbps(초당 81MB)와 -22dBm의 수신 감도를 보였다. 동일한 조건에서 안테나 방향을 상향 조정하니 520Mbps(초당 65MB)와 -45dBm으로 나타났다.

Mbps는 높을수록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며, dBm은 수치가 낮을수록 수신 감도가 양호함을 뜻한다. 안테나 방향만 바꿨을 뿐인데 속도와 안정성이 모두 향상됐다.

안테나 및 공유기 기능을 잘 이해하면 도달 범위를 손쉽게 늘릴 수 있다.

만약 지금 사용 중인 공유기가 802.11 b/g/n 기반이고, 주로 사용하는 위치에서 와이파이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면 진지하게 공유기 교체를 고려하자. 오래된 공유기를 사용하면 와이파이 도달 범위도 부족하고, 인터넷 속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한편, 와이파이 5, 6 기반 공유기를 사용 중인데도 와이파이 속도나 감도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안테나가 바라보는 방향을 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조절하자. 와이파이 5, 6을 지원하면서 안테나가 부착된 공유기라면, 방향 조절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SSID에 5G로 표기된 네트워크는 속도는 빠르지만 콘크리트 벽을 잘 뚫지 못한다. 만약에 안테나 조절로도 5G 도달 범위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5G가 표기되지 않은 SSID, 2.4GHz 주파수에 연결해보자. 2.4GHz는 5G 대비 속도는 느리지만, 관통력이 좋아 도달 범위가 더 넓다.

따라서 공유기와 연결 기기 간에 장애물이 없다면 5G를 주력으로 연결하고, 장애물이 있다면 2.4G에 연결해 속도를 확보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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