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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진작 이렇게 만들어주지 그랬니? 애플 아이패드 미니

강형석

5세대 아이패드 미니.

[IT동아 강형석 기자] 2019년 3월, 애플은 몇 가지 신제품을 공개했다. 아이패드 라인업이 그것으로 10.5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아이패드 에어(iPad Air)와 7.9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아이패드 미니(iPad Mini)가 그 주인공이다. 그 중에서 비교적 많은 조명을 받은 것이 있다면 바로 5세대로 진화한 아이패드 미니가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 아이패드 미니는 7인치급 태블릿으로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나름대로 팬심이 두텁기도 했다. 스러나 애플 스스로가 이 제품의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은 듯 하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타 아이패드와 비교해 다소 뒤처지는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가치를 깎아버렸다. 잘 만들면 강력한 태블릿이 될 물건을 한 순간에 보급형(가격은 막상 보급형도 아니었다)으로 만들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5세대 아이패드 미니는 조금 달라졌다. 아이패드 프로에 쓴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에 널리 쓰이고 있는 최신 프로세서를 품었으며, 여러 기능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처음으로 애플 펜슬을 지원해 ‘창작’의 즐거움(?)도 제공한다. 한계를 드러낸 부분도 존재하지만 이 정도 완성도라면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외모는 바뀐 것 없습니다

생김새는 하나도 달라진 것 없다. 이전 세대 제품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을 더듬어봐도 차이점을 단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버튼 위치부터 카메라와 센서의 위치까지 거의 똑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제품에는 아이폰에서 사라져버린 3.5mm 스테레오 단자가 살아 있다. 관련 장치를 사용하기 위해 라이트닝 단자에 어댑터를 사용하는 번거로움은 조금 덜 수 있게 됐다.

5세대 아이패드 미니.

크기도 기존과 다르지 않다. 가로 134.8mm, 세로 203.2mm, 두께 6.1mm, 그래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휴대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인다. 무게는 소폭 늘었다. 기존에는 와이파이가 298.8g, 셀룰러가 304g이었지만 이번에는 각각 300.5g과 308.2g이 되었다. 일부 부품의 추가로 무게가 늘어나지 않았나 예상해 본다.

5세대 아이패드 미니.

전면을 보자. 7.9인치 디스플레이(해상도 2,048 x 1,536)와 함께 하단에 홈 버튼(터치 아이디)이 자리하고 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지문을 인식시키면 홈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보안이 해제되는 기능이 탑재됐다. 등록해 두면 향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상단에는 셀피(셀프 촬영)와 영상 통화(페이스타임)를 위한 카메라가 탑재된다. 기존에는 120만 화소였던 것이 이번에는 무려 7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 됐다. 조리개는 f/2.2 사양으로 풀HD 동영상(초당 30매) 촬영을 지원한다. 사진(라이브 포토 포함) 촬영 시 넓은 색역을 촬영하는 기능에 명암의 표현을 넓혀주는 HDR(High Dynamic Range) 등이 포함되어 있다.

조작 인터페이스는 매우 직관적이다.

제품 상단에는 전원 버튼과 3.5mm 스테레오 출력 단자 하나가 제공되며, 측면에는 음량 조절을 위한 버튼 두 개가 제공된다. 버튼 구성 자체는 직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전 세대의 아이패드 미니도 마찬가지였다. 본래 음량 버튼 아래에는 통신칩(나노 규격 USIM) 장착을 위한 틀이 마련되어 있으나 이 제품은 와이파이에만 대응하므로 제공되지 않는다.

후면 구성도 단순하다. 그냥 좌측 상단에 카메라 하나 덩그러니 달려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이전 세대와 동일한 구성. 하지만 기능은 조금 더 많아졌다. f/2.4 조리개 사양으로 라이브 포토를 지원한다는 부분이 차이점이다. 자동 흔들림 보정 기능도 특징.

성능 향상 + 애플 펜슬

겉은 변함이 없지만 성능은 의외의 변화가 크다. 과거 3세대에서 4세대로 변화할 때는 당시 사용하던 A7 프로세서에서 A8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 되어 시장 내에서는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성능이나 기능이나 당시 출시됐던 대화면 아이패드 시리즈와 대비 고의로 상품성을 낮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달라졌다. 우선 프로세서로 A12 바이오닉(Bionic)을 채택했다. 현역인 아이폰 XS, 아이폰 XR등에 쓰인 그것이 그대로 아이패드 미니에 적용되어 있다는 이야기. 물론 현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쓰인 A12X 바이오닉을 쓰면 좋았겠지만 애플이 그럴 리 없고, 어찌 보면 지금 A12 바이오닉을 채택한 것도 큰 변화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 탑재로 비교적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성능 자체로 놓고 보면 아이폰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실행도 원활하다.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아이폰 XR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다. 해상도 차이가 존재하지만 체감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면 의미 없는 수준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름 사양이 높은(이 아니라 최적화가 꽝) 게임을 실행해도 원활하게 구동된다. 그러나 초기 구동 구동 시 불특정한 확률로 끊길 때가 존재한다. 아이폰 XR과 비슷한 느낌. 지속적으로 실행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므로 크게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니다.

4:3 비율의 디스플레이는 영상을 볼 때 조금 불리하다. 영화 같은 경우에는 상하단이 많이 잘리기(레터박스) 때문. 드라마 감상 시에도 손해다.

디스플레이 시인성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 사양 자체가 이전 세대와 동일하기 때문. 그러나 DCI-P3 영역에 대응하는 광색역 디스플레이와 외부 조명에 맞춰 자연스러운 색을 구현하는 트루 톤(True Tone)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적용되어 상대적으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밝기는 500니트(면적당 광량) 사양이다.

디지털 출판물을 볼 때에는 최적의 화면비를 제공한다.

일단 비율이 4:3이라는 점에서 영상 감상 측면은 부족(영상에 따라 화면 상하단이 크게 잘린다)하지만 디지털 출판물을 감상할 때에는 최적의 시야를 제공한다. 화면에 거의 맞춰 출력되는 이유에서다. 이는 이전 세대 아이패드 미니에서도 동일했다.

정말 쓸만한 아이패드 미니가 되었다

기자는 1세대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3세대 아이패드 미니, 1세대 아이패드 에어 등을 보유 중이다. 아이폰과의 인연은 많지 않지만 아이패드 라인업은 다수 접해왔다. 5세대 아이패드 미니도 그 중 하나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매력을 품고 있는 것이 이번 제품의 장점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애플 펜슬에 대응한다는 부분이 향후 기대감을 준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아이패드 미니.

하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기존 본체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신선한 느낌은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원가 절감의 정점을 찍었다는 느낌이랄까? 용량도 64GB와 256GB 두 종류만 제공하는 점도 그렇다. 128GB 구성이 그렇게 어려웠던 것일까?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5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완성도는 높다. 괜찮은 성능에 사과 감성을 갖춘 고기동성 태블릿을 기다려왔다면 만족스러울 듯 하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통신 비중이 높다면 셀룰러를, 저장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용할 생각이라면 와이파이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변에 무료 와이파이 구역도 많은데다 급하면 스마트폰 테더링 연결로 통신 가능하니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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