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의 미래] 2. 신용카드사의 간편결제 직무의 미래

김영우 pengo@itdonga.com

IT 연구 및 비즈니스 컨설팅 커뮤니티 '오컴'에서는 수시로 회원들이 모여 ‘마이펀치라인(My Punch Line)’이라는 소규모 테이블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남들보다 아주 조금은 잘 아는 지혜, 지식, 경험 등이 있습니다. 이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세미나가 ‘마이펀치라인’입니다. 본지에서는 오컴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마이펀치라인’ 세미나 내용을 요약해 공유합니다. 마이펀치라인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온오프믹스에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본지에서 게재할 ‘마이펀치라인’ 2회는 오컴 회원인 이재용 씨의 신용카드사의 간편결제 직무의 미래에 대해 다룹니다. 관심 있는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용카드사의 간편결제 직무의 미래

직장인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유명한 말이 있다. ‘월급을 통장을 스칠 뿐......’ 통장을 스쳐가는 가장 큰 손 중에 아마 카드사가 있을 것 같다. 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라면 신용카드의 사용 경험은 속칭 ‘엄카(=엄마카드)’에 국한될 수도 있고, 자주 쓰고 있는 은행에서 발급받은 체크카드나 교통카드와의 큰 차이점을 못 느낄 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 월급 로그아웃) -출처:
기획재정부
(이미지 : 월급 로그아웃) -출처: 기획재정부

(이미지 : 월급 로그아웃) -출처: 기획재정부

하지만 신용카드는 보통 카드가 아니라 바로 ‘신용’카드이기 때문에 굉장한 매력을 가진다. 신용공여라고 표현하는데 쉽게 생각하면 나의 신용을 기반으로 외상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 당장 지갑이나 통장에 돈이 없어도, 일단 긁고 한달 뒤에 할부나 일시불로 카드 대금만 제때내면 문제가 없다.

그러한 편리함 덕분에 국내 상거래의 60%이상이 신용카드로 이루어지고 있고, 체크카드까지 합친다면 70%가 넘어간다. 흔히 세계적으로 한국이 특출나게 발달 한 것이라 하면, 인터넷 환경, 스마트폰 보급, 아이돌 등을 떠올릴텐데 바로 이 신용카드도 세계에서 독보적으로 발전하고 활성화 되어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한국이 이렇게 카드 산업이 발전하고 활성화된 데는 세금 수납의 투명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VAN이라는 특수한 업종을 낳은 인터넷 기반의 우수한 카드 인프라, 카드 대란이라는 신용불량 사태를 낳기도 했던 열띤 마케팅 등 많은 이유가 있다. 그 과정에서 한 때는 부유층의 상징이기도 했던 신용카드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첫 월급과 함께 만드는, 주부들이 장을 볼 때면 스스럼없이 사용하는 생활 아이템이 되었다.

국내에 신용카드가 널리 퍼지는 동안 신용카드는 줄곧 네모난 플라스틱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중간에 신용카드의 보안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검은색 마그네틱 띠에서 IC칩으로 바뀌었지만 네모난 플라스틱의 외향은 변하지 않았다. 아주 꽤 오랜 시간 말이다. 심지어 그 사이즈는 국제 표준이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도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왔다.

하지만 정보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신용카드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게 된다. 언제부턴가 지불결제에 있어서 신용카드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스마트폰 속으로 말이다. 카드사의 간편결제 업무는 바로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고 또 선도해나가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지불결제의 바뀐 모습이라고 하면 실물 카드가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가 되는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간편해지고 다양해진 온라인 결제 수단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 속에 네모난 플라스틱이 없어도 결제가 되는 것은 지불결제 환경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이다.

이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달과 다양한 정보 전송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변화이다. 이제는 많이 쓰이고 있는 삼성페이의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높은 보안수준과 지문이나 홍제 등 인증 기술 그리고 MST라고 하는 정보전달 기술, 안전 거래를 위한 카드정보의 토큰화 기술 등이 모여서 만들어낸 변화이다.

(이미지: 삼성페이) 출처:
삼성전자
(이미지: 삼성페이) 출처: 삼성전자

(이미지: 삼성페이) 출처: 삼성전자

따라서 간편결제 직무는 이렇게 다양한 기술의 변화와 발전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며, 미래의 변화를 준비할 수 있어야한다. 특히나 결제라는 분야는 사람들의 일상 전반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들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기술 키워드는 모두 다 다루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간편결제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첫번째 기술은 결제 정보 전송에 대한 기술이다. 앞서 말한 MST 뿐만 아니라, 애플페이 등에 적용중인 NFC 기술이나, 중국의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그리고 최근에 국내에서도 제로페이 논쟁을 통해 핫해진 QR코드, 다양한 시도는 있었지만 아직 활성화는 되지 못한 BLE기술 등을 활용해 결제 환경을 더욱더 편하게 만들려는 시도와 서비스 출시를 계속하고 있다. 나중에는 플라스틱 카드를 스마트폰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다양한 인증 기술이다. 많이 보편화된 지문이나 최근 사용자가 늘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의 홍체 인증, 아이폰의 안면인증 등 생체 정보 기반의 인증 기술 등은 결제를 위해 필수인 본인에 대한 확인을 가능하게 해주며, 그 확인을 기반으로 실제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아도 생체 인증만으로 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도들이 국내 카드사들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카드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스마트폰마저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세번째는 빅데이터와 AI기반의 초개인화된 추천 기술이다. 고객의 데이터들을 분석해 고객이 일일이 귀찮은 입력과정이나 신청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맞춤으로 추천을 해주고,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빅데이터의 가공 및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며,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카드사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이다.

위의 기술들이 결제를 하는 고객 측면이었다며, 결제를 받아주는 가맹점과 인프라측면에도 다양한 변화들이 준비되고 있다. 특히나 최근의 화두가 되고 있는 IoT기반의 결제 환경에 대한 대응이라던지, 블록체인을 통한 분권화되고 안전한 결제 인프라 구성 등은 카드사의 간편결제 직무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에 하나이다.

여러분들이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쯤엔 플라스틱 카드를 볼 일이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 플라스틱 카드가 사라지면 카드사도 사라질 수도 있을까? 특히나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수수료 감면 이슈, 다양한 비금융사의 결제사업 진출 (네이버 페이, 카카오페이 등), 정부 주도의 계좌기반 페이 서비스 등장 (제로페이 등)으로 카드사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의견도 많이 있는 실정이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교과서적인 답변이지만 4차 산업혁명은 모든 산업계에 있어서 기회이자 위기이며 이는 금융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응 하냐 하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폭풍이 몰아쳐도 카드사의 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양한 페이 서비스들이 등장하지만 신용공여는 금융사인 카드사만이 고유로 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현금이 없을 때도 본인의 신용을 통해 신용카드로 편하게 구매를 할 수 있다는 밸류는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신용카드를 연결해서 사용한다. 삼성전자카드 같은건 없다. 신용카드를 만들고 유통하는 것은 신용카드사의 고유 영역인 것이다. 그렇다면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 말고, 카카오머니를 연결해서 사용하는데? 라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카카오머니는 은행 계좌의 돈을 충전해서 쓰는 것 일 뿐 잔고를 넘어선 외상거래(즉, 신용공여)는 할 수가 없다.

이러한 카드사만의 고유영역이 있기에 카드사는 앱카드 같은 독자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발전시면서 때로는 삼성전자, 카카오등과 협업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편리함을 제공한다면 미래에 많은 모습이 바뀌겠지만 신용카드를 통해 상거래를 하는 형태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 결제 단말기에 긁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카드사의 간편결제 직무는 앞서 말한 다양한 기술들과 그로 인해 변화될 미래를 준비하며 다양한 시도와 기획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시대에 카드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저러한 기술에 대해서 반드시 다 알고 있어야하나? 금융사라 경제나 금융 지식 등의 상경계 지식이 필요할 줄 알았더니, 앞으로는 이공계만이 갈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일까?

핀테크 시대가 시작되면서 많은 금융계가 이공계 인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업 스스로도 금융사가 IT회사, 디지털 회사라는 아이덴티티를 표방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문과생이라고 너무 낙담 할 것도, 이과생이라고 너무 바람이 들어갈 것도 없다. 대부분의 IT회사도 그러하듯이 실제로 개발을 하는 부서와 기획을 하는 부서는 나누어져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다.

기획 부서는 사용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내야한다 그 과정에서 인문학적 소양은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IT부서에서도 실제로 코딩을 하면서도 완벽하고 효율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획자와 관리자간의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개발 능력이 높다고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신기술 트렌드에 대한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새로운 기술을 열의 있게 받아 들일 수 있게 하고, 많은 고민을 통해 획기적인 아이템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신기술 트렌드에 대한 호기심은 거창한 것은 아니다. 우리주변에 새롭게 나오는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들, 디지털 서비스들에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직접 써보며 어떤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늘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결제 수단들이 나오고 있고, 트렌드도 다르다. 특히 국내처럼 결제 인프라가 발달한 경우 NFC, 블루투스, QR등 다양한 결제 수단이 실제로 상용화되어 있다. 이들을 사용해보고 원리를 이해하고, 장단점을 고민해보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된다. 당장 집앞 편의점에 가보자. 카드사들의 국내표준NFC(JUSTOUCH), 바코드 결제, 카드사 이외에도 티머니, 카카오, 페이코 , T페이, SSG페이, L페이, 삼성페이, LG페이 등등 관심을 가진다면 카드를 긁거나 현금을 주는 것 외에도 이렇게 다양한 결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금융에 대한 관심과 공부는 여전히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우리 주변에 있어왔던 것을 디지털화를 통해서 더 거치롭게 만든다. 금융에 영역에서는 일상적이던 결제, 대출, 예금 등을 디지털화 시켜 사람들이 더욱 편하게 쓰게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카드나 계좌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기존 금융의 불편함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특히나 외상거래라는 신용카드의 특성상 돈 자체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와 리스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큰 도움을 줄 수있다. 다만 이러한 전문영역은 실제 업무의 영역에서는 매우 세분화되고 정교화되기에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게 된다. 간편결제 직무의 경우에는 깊은 디테일보다는 신용을 통해 돈이 융통되어 거래가 일어나고 리스크가 관리되는 일련의 전체적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핸드페이) 출처:
롯데카드
(이미지: 핸드페이) 출처: 롯데카드

(이미지: 핸드페이) 출처: 롯데카드

향후 5년뒤의 간편결제는 어떠한 모습이 되어 있을까? 이미 중국의 알리바바는 얼굴인식만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가즈아를 외치던 블록체인을 결제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어떤 기술이 대세가 되어 어떠한 간편결제가 세상을 지배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여러분도 할 수있는 걸 나도 할 뿐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깊은 호기심을 가지는 것 말이다.

글 / 오컴(www.occam.kr)
정리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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