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프로젝트] 위키박스 채용전략 (2) - 스타트업이 공정한 블라인드 채용?

필자는 "스타트업이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라는 말에 100% 공감한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경영활동이다. 이에 1편에서 제시한 채용 전략에 이어 구체적인 '채용 기법'을 제안한다.

1. 공정한 블라인드 채용? 혈연, 지연, 학연부터 찾아라

나라 전체가 채용 비리 문제로 난리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채용 비리를 적폐로 정의하고, 원천 차단을 지시하고 있다.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공무원이나 공기업, 대기업 등에게만 해당하는, 배부른 소리다.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은 사람을 채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기껏 채용해도 금세 떠나기 일쑤다. 대체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일까.

블라인드 채용, 출처: The HR 컨설팅
블라인드 채용, 출처: The HR 컨설팅

< 블라인드 채용, 출처: The HR 컨설팅 >

우선 지인부터 찾아보자. 퇴직할 때, 관계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피가 섞인 혈연, 같이 공부한 학연, 고향이 같아 정서가 비슷한 지연, 종교가 비슷해 서로 위안을 주는 사람 등 채용의 적폐 3대 요소인 '혈연', '지연', '학연'을 통해 사람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느 정도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 능력 위주로 채용해야 한다. 당연한 일이며, 영속적인 발전을 위한 기본 전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사람을 채용하기 어려우니 어쩌겠나? 이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대표를 포함한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다. 과거에 같이 공부했던 존경하는 선배가 회사를 설립하면 사람이 모인다. 잘 아는 지인 중에 유능한 사람이 가는 회사는 그냥 좋은 회사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대표의 사회적 평판으로 스타트업은 일궈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주변에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를 믿고 일해 줄 사람, 기다려 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이 업계에서 어떤 사람으로 인지되고 있을까?' 등을 자문해야 한다. 업계 선후배 및 학교, 고향 선후배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좋은 사람을 뽑은 강력한 도구다. 사업 초창기에는 같이 일했던 전(前) 직장 선후배, 같은 업계에서 인사 나눈 사람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표의 리더십과 평판, 역량 등이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출처: *Validation and Utility of Selection Methods in Personnel Psychology:
Practical and Theoretical implication of 85 Years of Research Findings, Frank
L. Schmidt 등,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출처: *Validation and Utility of Selection Methods in Personnel Psychology: Practical and Theoretical implication of 85 Years of Research Findings, Frank L. Schmidt 등,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 출처: *Validation and Utility of Selection Methods in Personnel Psychology: Practical and Theoretical implication of 85 Years of Research Findings, Frank L. Schmidt 등,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1998 >

2. 정부의 상생 협력 프로젝트와 외부 지원을 받아라

작은 회사 대표 혼자, 사장이 채용을 전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인지도가 높은 고객사 또는 협력회사와 더불어 채용을 진행하고, 국가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채용 설명회(Job Fare)'에 적극 참여해 회사를 노출시켜야 한다. 대부분 무상이거나 실비 수준이다. 다만, 직원의 투입이 따른다. 대표나 임원들이 얼마나 시간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채용 이외에도) 해야 할 일은 넘칠 것이다. 하지만, 사람 뽑기가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특히, 대표가 직접 나와 상담할 때, 효과는 배가된다.

최근 각 산업별, 밸류 체인(Value chain)별로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은 늘고 있다. 아무 기업이나 참여할 수 없고, 무료 지원을 받기 위한 요건도 까다롭지만, 작은 잡 페어 행사라도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단순히 기업명만 노출시켜도 효과는 명확하다.

지난 11월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2018 하반기 대규모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 출처:
동아일보DB
지난 11월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2018 하반기 대규모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 출처: 동아일보DB

< 지난 11월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2018 하반기 대규모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 출처: 동아일보DB >

3. '잡플래닛'이나 SNS에 올리는 직원들의 글을 챙겨보라

젊은 개발자는 어디에서 정보를 얻고,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판단할까? 대부분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앱 등 기업 평판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기업 평판 사이트의 내용을 대표 입장에서 살펴보면, 당혹스럽거나 왜곡되고 사실이 아닌 글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회사에 대한 평판과 연결된다.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인위적으로 글을 관리할 수 없지만, 현 직원들이 만족하고 소양을 지닌다면 긍정적인 메시지는 늘어날 것이다. 즉, 내부 직원, 전현직 동료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 워크샵을 통해 회사나 개인 차원에서 느끼는 매력을 기업 평판 사이트에 올릴 수 있도록 챙겨야 한다.

잡플래닛 메인에 노출되어 있는 베스트 기업 리뷰 예시, 출처:
잡플래닛
잡플래닛 메인에 노출되어 있는 베스트 기업 리뷰 예시, 출처: 잡플래닛

< 잡플래닛 메인에 노출되어 있는 베스트 기업 리뷰 예시, 출처: 잡플래닛 >

4. 회사나 제품, 직무 소개 자료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라

동영상의 시대다. 유튜브 검색은 폭증하고 있으며,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개인 유튜버'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 회사, 제품, 솔루션 등에 대한 소개 자료와 직원들이 하는 일, 직원이 느끼는 점 등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야 한다. '이 회사는 무슨 일을 할까?',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지?', '고객은 누구일까?', '성장 가능성은 있을까?' 등 지원자 관점에서 유튜브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동영상을 준비해야 한다.

실제 근무하는 직원 영상을 유튜브에 그대로 올인 중소기업이 있다. 내부 직원이 직접 하는 일을 소개하고, 중소기업의 겪는 어려움, 스스로 느끼는 보람과 재미 등을 말했다. 참 솔직하고 와 닿는 영상이다. 단순 회사 홍보로 느껴지지 않는 매력이 있다. 그것이 사람을 끄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회사 홈페이지에 정리, 게시되어 있어야 한다.

5. 사무실 위치(location)와 근무환경이 중요하다

개발자가 가장 선호하는 사무실 위치는 지하철역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곳이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무 환경은 휴식 공간이다. 일하다가 커피 한잔하고 잘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조용히 쉬고 싶은 공간이다. 물론, 스타트업이 이러한 근무 환경을 갖춘 지하철역 인근 사무실을 임대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발자를 유지하려면 불가피하다.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것은 다를 수 있지만, 개발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국내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스켈터랩스'는 휴식 공간에 많은 공간을
할애한다
국내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스켈터랩스'는 휴식 공간에 많은 공간을 할애한다

< 국내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스켈터랩스'는 휴식 공간에 많은 공간을 할애한다 >

스토리텔링도 필요하다. '저녁 10시 이후 퇴근할 때는 무조건 택시를 이용하고, 회사가 비용을 지원한다', '최고급 원두커피를 맘껏 마실 수 있다' 등 개발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갖춰야 한다. 이는 자긍심으로 연결되는 요인이다.

인재 채용을 위한 활동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이미 여러 활동을 진행하는 스타트업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 하나 만큼은 강조하고 싶다. 아무리 정부나 공기업이 '블라인드 채용'을 외쳐도 스타트업은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학연, 지연, 혈연으로 똘똘 뭉쳐 초기 사업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조금씩 성장함에 따라 외부 인재가 스스로 찾는 기업이 되기 전까지 불가피한 과정이다.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 프로그램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임해서도 안된다. 주52시간 근무는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결코 스타트업이 그렇게 일해서 살아 남을 수 없다. 적어도 대표나 임원은 365일 내내 일해야 겨우 살아 남는 경쟁 체제다. 낮에는 업무 미팅과 고객 미팅,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저녁에는 채용 등 다른 일을 꾸준히 챙겨야 한다. 자꾸 노출시켜야 위상이 높아지고, 비교를 통해 부족한 것을 채워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젊은 세대가 활동하는 무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정보를 얻는 곳에 잘못된 정보가 노출되어 있으면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지원자에게 친숙하도록 회사와 직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모든 검색은 유튜브로 통한다는 생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지원자들은 이렇게 노출된 정보를 통해 겨우 관심을 보일 것이다(적어도 관심은 유발한 것 아닌가). 관심 가진 인재가 접촉해 오면 대표와 모든 직원이 성심으로 모셔야 한다. 그래야 다른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입사할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은 모든 직원이 채용을 담당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직원이 채용을 담당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직원부터 만족해야 한다. 결국, 채용의 핵심은 바로 현 재직자와 관계를 잘 갖고, 만족시키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도 포섭하지 못한다면, 사업 역시 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나 현실은 냉정한 법이다.

The HR 컨설팅 박해룡 대표

The HR 컨설팅(주)은 인사 조직 분야 전문 컨설팅 법인으로 채용, 리더십 진단,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컨설팅을 주요 서비스로 합니다. 필자 박해룡씨는 LS산전(주) 인사총괄(CHO) 상무,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를 역임하고, 현재 Thw HR 컨설팅(주) 대표이사, 한국바른채용인증원 부원장, 한국액션러닝협회 회장으로 강의와 저술,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나는 잘 하고 있을까?" 저자, 고려대 경영학석사, 경영지도사)

글 / The HR 컨설팅 박해룡 대표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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