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어디까지 될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보낸 메시지 삭제 기능이 추가됐다. 많은 사용자가 기대한 기능인 만큼, 관심 역시 뜨겁다. 이번 기능 업데이트로 헤어진 과거 인연에게 술김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단톡방에 잘못 전송한 '야짤'을 올려 공개망신 당하는 이른바 카톡방 대참사를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어떤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고, 어떤 메시지를 삭제할 수 없을까? 우선 모든 메시지는 보낸 후 5분이 지나면 삭제할 수 없게 된다. 메시지를 보낸 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메시지 삭제를 선택했을 때 '모든 대화 상대에게서 삭제'와 '나에게서만 삭제' 두 가지 항목이 나타난다. 이 때는 상대가 메시지를 읽었든 읽지 않았든 모두의 대화방에서 해당 메시지가 삭제되며,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표시가 남는다.
메시지를 전송한지 5분이 지날 경우 삭제 버튼을 눌러도 내 앱에서만 메시지를 지울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상대방의 앱에는 내가 보낸 메시지가 그대로 남는다는 의미다. 만약 술김에 메시지를 보내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면, 이전과 같은 대참사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삭제 기능 때문에 소송 등에 필요한 증거가 5분 안에 사라질 수도 있게 된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의 대화 내용은 합법적은 증거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모욕이나 명예훼손 등이 담긴 메시지 혹은 피의자의 자백 같은 내용이 대화방에 있더라도, 5분안에 삭제 가능한 상황이다.
카카오톡의 경우 대화 내용을 서버에 2~3일간 저장하고 있다. 상대방의 앱과 내 앱에서는 삭제된 메시지라고 표시되지만, 실제 내용은 며칠간 남아있다. 때문에 자신이 피해 당사자인 상황이라면, 소송에서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밀 대화방에서 보낸 메시지의 경우 시간과 관계 없이 삭제할 수 없다. 여기서 메시지를 보낸 직후 삭제하기 위해 길게 누르더라도 '나에게서만 삭제' 항목만 나타난다. 이 때문에 대화 내용을 유지하고 싶다면 비밀 대화방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문서 등의 파일 역시 삭제 가능하다. 카카오톡을 업무에도 활용하는 경우, 다수의 대화방을 바탕화면에 열어 사용하다가, 친구에게 보낼 사진을 업무와 관련있는 사람에게 잘못 보낼 가능성도 있다. 또, 모바일 버전에서 사진을 여러장 전송할 때 뜻하지 않은 사진을 함께 보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메시지 삭제와 동일한 방법으로 잘못 보낸 파일을 삭제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말풍선이 남기 때문에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 있다'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자체를 알지 않느냐'며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거나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할 메시지를 애초에 보내지 않으면 된다. 이번 업데이트로 추가된 기능은 메시지 삭제보다는, 잘못 보낸 메시지를 한 번 쯤은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