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스케일업 프로젝트] 패기만으론 이길 수 없다. 핵심 과제는?

권명관

한층 더 깊게 들여다보기

전편에서는 달리셔스라는 비즈니스모델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총체적 가치를 수요고객과 공급고객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았고 아울러 경쟁자(또는 잠재경쟁자)와의 가치 비교를 통해 이들 앞에 놓인 당면 이슈를 제시해 보았다. 이어서 본 편에서는 그들의 핵심프로세스와 자원, 그리고 수익모델을 분석하여 독자들의 보다 심층적 이해를 돕도록 하겠다.

일부 독자들에게는 '뭘 이렇게까지..'라고 느끼실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렇게 필자가 이렇게 분석을 보여 드리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첫째, 숨겨진 재야의 고수(?)분들이 달리셔스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많은 조언을 해 주셨으면 하는 점. 둘째, 이 글을 보시는 독자 분들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용해 보길 바라는 점 때문이다.

핵심프로세스 및 핵심자원

비즈니스모델에서 핵심 프로세스와 자원을 분석할 때 필자는 크게 두가지 관점으로 본다. 먼저 기업이 고객에게 균일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급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가를 보기 위함이다. 두번째는 고객의 신규유입(최초구매), 재구매, 추천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보는 소위 마케팅 인프라를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달리셔스의 핵심 프로세스를 전개하고 각 단계별 고객의 핵심요구사항을 정의하며, 그 핵심요구사항에 따른 달리셔스의 대응 수준을 보려 한다. 또한 달리셔스의 대응수준의 원동력이 되는 핵심자원이 무엇인지 함께 분석할 것이다. 아.. 써놓고 보니 어렵다. 필자도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밑에 보시는 바와 같이 그림으로 준비했다.

달리셔스의 핵심 프로세스 및 자원 분석, 출처: 인사이터스
< 달리셔스의 핵심 프로세스 및 자원 분석, 출처: 인사이터스 >

중개서비스 vs 솔루션 제공자

프로세스를 분석해보면 달리셔스는 단순히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이들은 솔루션 제공자다. 왜냐면 단순히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는 플랫폼 대비 이들의 프로세스 관여도는 매우 높다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주문사항을 검토하고 메뉴와 가격을 조정하며 음식의 배송과 현장서비스까지 모두 관여한다. 이렇게 고객요구에 대응하는 가치 전달 프로세스 전반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지휘자(Orchestrator) 모델이라고 칭하는데 대표적 사례로는 의류시장에서 공장 하나 없이 연간 20억벌의 옷을 공급하는 리앤펑(Li & Fung) 같은 회사가 있다.

출처: slideshare.net의 'Li&fung case study'
< 출처: slideshare.net의 'Li&fung case study' >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런 지휘자 모델과 일반 중개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욕을 직접 먹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음식중개서비스의 대명사격인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을 예로 들자면, 고객들이 배민을 통해 주문한 치킨이 맛이 없다면 치킨 브랜드를 욕하지, 배민을 욕하지는 않는다. 달리셔스는? 음식을 만든 메이커스를 내밀어 봐야 한 대 맞을 거 두대 맞는다.

음식과 서비스 품질의 균질성 확보가 관건

대리운전, 생활도우미 등 인적 서비스와 연관된 O2O서비스업 영역에서는 일반적으로 품질의 균질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왜? 서비스 제공자가 사람이라서 그렇다. 게다가 통제에 한계가 있는 파트너들이니까 더욱 그렇다.

달리셔스 또한 음식제공서비스라는 특성상 맛과 취향이 제각각이어서 욕먹기 딱 알맞은 사업이다. 대리운전이나 생활도우미보다 품질의 균질성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음식과 서비스의 균질성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 시스템을 통한 자동화, 그리고 서비스 모니터링과 검증 뿐이다. 지휘자 모델의 예시로 들었던 리앤펑(Li&Fung)이 천문학적 금액을 공급사슬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 투자하고 전세계 파트너들을 네트워크로 엮어 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본 핵심프로세스 및 자원 분석에서 특히 집중해서 보고자 한 것이 품질의 균질성 확보 측면이었고 이를 위해 단계별 고객 핵심요구사항 대비 대응 수준을 분석한 것이 위 그림이다.

프로세스 단계별 고객의 핵심요구사항에 따른 달리셔스 대응 수준을 분석해보면 주문과 대응, 공급자 관리(메이커스), 배송 및 서비스 등에서 균형적 노력이 이루어 졌음을 볼 수 있다. 고객 주문을 분석하고 메뉴를 제시하는 주문 대응 절차가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음식의 품질 확보를 위한 개별 메이커스의 현장검증, 물류의 중요성을 감안한 자체 인프라 구축 등 비즈니스의 핵심을 짚고 차근 차근 프로세스 역량을 쌓아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몇 가지 보완해야 할 것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들이 보이는데 핵심적인 요소 세가지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달리셔스가 보완할 세가지 요소, 출처: 인사이터스
< 달리셔스가 보완할 세가지 요소, 출처: 인사이터스 >

첫째, 주문자동화 시스템의 경우 전체 주문의 40%정도만이 가동된다. 나머지 60%는 메뉴의 조율, 가격 조정, 세부 조건 협의 등의 문제로 서비스 매니저 개입이 불가피 하다. 이는 서비스 특성상 단시간내 해결이 어렵거니와 충분한 경험과 데이터 없이 서두른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챗봇(Chatbot), 빅데이터 기반 메뉴 추천 등 시스템에 의한 고객대응 비율을 높여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음식과 서비스 품질은 무엇보다도 공급자의 양과 질에 기반한다. 더 많은 메이커스가 모여야 하며 우수한 메이커스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현재로서는 신규가입 메이커스에 대한 현장 검증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고객 평가 연동, 위생과 안전 모니터링, 메이커스의 이탈을 막을 혜택(benefit Program)등 쌓여 있는 과제가 많은 부분이다.

셋째, 서비스 요소에 대한 고객 선택의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달리셔스 서비스 경험고객에 대한 심층 인터뷰 결과 가장 많은 의견이 몰리는 부분이기도 했다. 고객의 체감 품질 영역이며 상품경쟁력과도 밀접한 영역으로 서빙/사후처리, 식기 선택, 디스플레이, 데코레이션 등 다이닝의 부가 서비스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프로세스와 자원을 갖춰야 한다.

깔끔한 달리셔스 음식과 패키지. 하지만 고객은 더 많은 선택을 원한다!
< 깔끔한 달리셔스 음식과 패키지. 하지만 고객은 더 많은 선택을 원한다! >

달리셔스의 패기(?) 넘치는 마케팅 체계!

성장의 선순환구조
< 성장의 선순환구조 >

마케팅의 프로세스와 역량을 분석하는데는 여러가지 관점과 방법이 있겠으나 이 글에서는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고객의 신규유입(최초구매), 유지(재구매), 추천으로 이어지는 고객관계(Customer Relationship) 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그렇게 분석해 보려고 했다. 그러고 싶었고 그러려고 했는데 이들의 답변은 예상과는 다르게 패기가 넘친다. 이들이 패기를 느껴 보시라.

고객유입에서 매출발생 및 추천에 이르는 마케팅 체계는 '유입-활동-유지-매출-추천(AARRR)' 등 이른바 해적지표의 5단계로 분석하나 중개서비스인 달리셔스의 특성을 고려해 '유입-유지-추천'으로 분석 프레임을 구성함
< 고객유입에서 매출발생 및 추천에 이르는 마케팅 체계는 '유입-활동-유지-매출-추천(AARRR)' 등 이른바 해적지표의 5단계로 분석하나 중개서비스인 달리셔스의 특성을 고려해 '유입-유지-추천'으로 분석 프레임을 구성함 >

마케팅이 이런 수준인데 2017년 매출 1.3억에서 올해 이미 5억원을 넘고 있는 성장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억지로 설명하자면 이렇다. 출장 음식서비스의 특성상 많은 사람의 SNS 공유가 일어나고 이의 바이럴 효과가 의외로 강하며 이들의 유일한 마케팅 수단인 블로그 활동, 특히 유명드라마 촬영장에 대한 서비스 사례 등이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달리셔스 입장에서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요가 발생했으므로 당면과제인 공급역량 확충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마케팅은 후순위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의 공급역량이 변변치 않다 보니 수요가 아쉽지 않았던 것이다. 메이커스의 양적 확충과 물류체계 등 공급역량이 안정화되면 결국 수요확보라는 과제가 떠 오를 수밖에 없다.

수요고객과 공급고객(메이커스) 양쪽에 대한 신규유입, 유지, 추천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특히 맞춤서비스의 경우 한번 주문했던 고객이 다음에 달리셔스를 기억하고 주문하게 만들 방법(1년에 한두번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보니), 메이커스들이 향후 이 시장에 대형경쟁자들이 진입 했을 때에도 달리셔스와 우선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부재하다는 대목이 아쉽다.

수익모델(Profit Model)

전형적인 중개수수료 모델

달리셔스의 수익모델은 중개플랫폼의 전형적인 수익모델인 중개수수료(15~25%)모델이다. 물론 센터키친을 활용하여 일부 직접판매를 하지만 대량주문 등 일부 경우에 한하며 중개플랫폼으로서의 본분을 위해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옳은 선택이다. 다만 향후 수익모델 다변화를 위해서도,고객요구 대응을 위해서도 직접판매의 비율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맞춤서비스의 경우 시그니처 메뉴(예를 들어 달리셔스만의 디저트 케익)를 섞을 수도 있고 정기서비스의 경우 지역과 주문유형에 따라 직판이 더 유리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기서비스의 높은 성장성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들의 서비스는 두개의 축으로 나뉜다. 일회성 이벤트에 제공하는 맞춤형서비스, 그리고 단체가 일정기간 계약하에 급식서비스를 받는 정기서비스다. 무엇이 돈이 될까? 당연히 물량면에서 정기 배송 서비스가 돈이 된다. 그 정기 배송서비스에서 매출의 60%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공급처가 늘어나고 있다. 그 공급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의 정기서비스는 아파트내 급식, 산후조리원 등 음식의 최종수요처가 주요 고객이라는 점이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정기서비스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또 다른 축, 즉 음식제공업체(식당이나 카페)가 아직 열리지 않았다 라는 점이다. 상상해보라, 그 셀 수 없이 많은 커피샵에서 제공하는 샌드위치, 케익, 쿠기 등 음식 수요량이 얼마나 될지를.

역경매, 양날의 검

한가지 특이한 점을 꼽자면 이들이 '맞춤서비스'에서 적용하는 역경매 방식이다. 역경매는 1998년 미국에서 설립된 '프라이스라인닷컴'으로 유명해진 방식인데 "Name your own price" 즉 '네 맘대로 가격을 불러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항공권, 호텔, 렌터카 등의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에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출처: Priceline.com
< 출처: Priceline.com >

달리셔스 맞춤서비스의 경우 주문할 때 가격이 정해져 있는 메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2만원이든 3만원이든 원하는 인당 가격을 제시한다. 이강용 대표는 유휴인력과 재고 식자재가 있는 식당이라면 다소 낮은 가격에라도 주문에 대응하고자 하는 공급자 니즈를 간파하고 역경매 방식을 도입했다. 이 역경매 방식은 고객에게 가성비 좋은 음식을 제공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달리셔스가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데, 고객이 주문한 2만원짜리 주문에 대하여 어떤 쉐프는 1.8만원에, 또 다른 쉐프는 1.5만원에 공급하는 등 공급원가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달리셔스의 입장에서는 공급원가 1.5만원의 메뉴를 고객에게 추천하고 채택되면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가성비와 달리셔스의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새로운 발상은 좋다. 하지만 "어찌 이런 생각까지.."하며 감탄해 주기엔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프라이스라인으로 호텔을 예약한다 치자. 호텔의 이름은 몰라도 5성급인지 4성급인지 등급은 지정할 수 있다. 즉, 5성급의 검증된 품질을 가진 호텔의 방을 대상으로 내가 원하는 가격을 불러보는 것이다.

달리셔스에서 맞춤서비스를 선택하고 내가 원하는 가격 2만원에 20명 주문했다. 잠시 후 세 개의 서로 다른 메이커스로부터 각각의 메뉴를 받게 된다. 이중 하나의 메뉴가 유난히 풍성하다. 바로 선택하겠는가? 그런 성향도 있겠지만 필자와 같이 까칠한 사람은 음식의 질부터 의심할 거 같다.

등급과 사양이 표준화된 호텔, 렌터카와 달리 음식이라는 건 '싼 게 비지떡'일 수밖에 없다'라고 인식한다. 역경매라서 경제적이고 가성비가 좋다는 소구는 고객들로 하여금 품질에 대한 의심을 품게 만드는 양날의 검이다.

역경매가 아닌 코디네이션

필자가 인터뷰한 복수의 달리셔스 경험 고객들은 맞춤서비스가 '역경매'방식이라고 인지 하지 못했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들은 원하는 예산을 집어 넣으면 친절히 적합한 메뉴 구성을 도와주는 코디네이션 서비스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볼 때 달리셔스의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역경매 방식은 유지해도 좋다. 다만 '역경매라서 가성비가 좋고 경제성이 뛰어나다'라는 소구는 곤란할 수 있다.

달리셔스에 대한 분석을 마치며

달리셔스는 단순 중개서비스가 아닌 지휘자 모델로서 'Intelligence'가 매우 중요하다. Intelligence를 갖춘 지휘자 모델은 하나의 산업 가치 사슬을 주무르게 된다. 누구도 우버(Uber)가 'Moving'이라는 도메인을 그렇게 빠른 시간내에 장악할지 몰랐듯이.

이들이 자동주문대응과 물류, 메이커스 확대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Intelligence'하다고 말하기엔 프로세스와 자원에서 많은 부족함이 보인다. 다행인 것은 이강용 대표 스스로가 부족함에 대하여 잘 인지하고 있고 착실히 한단계 한단계 비즈니스모델의 경쟁력 보완을 위한 로드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하긴 그러니까 스타트업 아니겠는가?

분석하다보니 글은 매우 길어졌지만 사실 관심 가지고 읽어 주신 전문가분들이 부족함을 느끼실 제한적 분석이었음을 고백한다. 아무리 스타트업일지라도 엄연히 하나의 기업이라서 이에 대한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한다는 것은 늘 힘에 부치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갑자기 약한 척, 하소연(?) 모드로 돌아서는 이유는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도움을 요청 드리기 위함이다. 이들의 서비스, 마케팅, 물류, 수익모델과 자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견을 주신다면 가능성으로 가득한 달리셔스의 미래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 달리셔스에 대한 성장 아이디어, 조언, 따끔한 충고 등 의견을 가지고 계시다면, inter-biz@naver.com 으로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황현철 / 인사이터스 대표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무명의 반란을 응원하는 인사이터스컨설팅그룹의 대표. 무명의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모델 디자인, 시장성검증테스트, 시장수요발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비즈니스모델 컨설턴트 겸 소설 '비즈니스모델러' 저자.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