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쇼핑가이드] 모니터편 - 9. 응답속도란?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당장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시작해서 규격이나 내구도는 물론, 디자인이나 가격 등도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격, 크기, 디자인 외에도 각종 제품 사양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양 중에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양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왕 돈을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사야하지 않겠는가. [IT쇼핑가이드]는 이처럼 알기 어려운 전자제품의 사양을 설명하고, 이런 기능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응답속도란?

화면에서 자동차 한대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고 해보자. 이 자동차는 정말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것일까? 우리 눈에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이전 기사에서 소개했듯, 모니터 패널은 수많은 점(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화소를 끄고 켬을 반복하며 움직임을 표시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다고 하면, 자동차 모양을 표시하고 있는 화소 중 왼쪽에 있는 것이 꺼지면서 동시에 오른쪽에 있는 화소가 켜지고, 이를 계속 반복해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여준다.

이 때 화소는 색을 바꾸거나 화소를 끄고 켜는 것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응답속도라고 부른다. 응답속도가 느리면 화소의 색이나 명암이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평범한 동영상을 보더라도 흐릿한 잔상이 잠깐 보일 수도 있으며, 스포츠 관련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화면의 선명함도 전반적으로 떨어져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고주사율 게이밍 모니터 역시 빠른 응답속도를 기본적으로 갖추는 경우가 많다.

흰색 사각형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표시한 것인데, 응답속도가 느려 사각형 뒤에 검은색 잔상이
생겼다
흰색 사각형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표시한 것인데, 응답속도가 느려 사각형 뒤에 검은색 잔상이 생겼다

또 다른 예를 들면, 간혹 웹툰을 볼 때 검은색 장면이나 스크린톤이 들어간 장면을 스크롤 해서 아래로 내리는 중 화면이 깜빡이거나 떨리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 역시 응답속도 때문에 나타난다.

OLED 패널의 경우 각 화소의 전원을 공급/차단해 색과 명암을 바꾸고, LCD 패널의 경우 액정 소자를 회전시켜 빛이 나가는 구멍을 열고 닫으며 색과 명암을 바꾼다. 이 때문에 OLED의 응답속도가 가장 빠르며, LCD의 경우 패널 방식(TN, VA, IPS 등)에 따라 응답 속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TN, IPS, VA 순으로 빠르지만, 최근 IPS는 기술 개선을 통해 TN 수준으로 빨라졌다. 응답속도는 ms(밀리세컨드)라는 단위로 표시한다. 요즘 모니터의 응답 속도는 5ms 정도인데, 이는 5/1000초, 0.005초를 뜻한다. 즉 응답속도 숫자가 작을 수록 빠른 제품이다.

LCD의 경우 TN, IPS, VA 순으로 응답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최근 IPS도 1ms의 빠른 응답속도를 갖춘 제품이
등장했다
LCD의 경우 TN, IPS, VA 순으로 응답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최근 IPS도 1ms의 빠른 응답속도를 갖춘 제품이 등장했다

응답속도를 측정하는 기준은 크게 GTG(Gray to Gray)와 WTB(White To Black) 등이 있다. GTG는 오늘날 가장 흔히 쓰이는 모니터 응답속도 측정 기준으로, 밝은 회색에서 어두운 회색으로 전환되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와 달리 WTB 혹은 BTW는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완전히 바뀌는 시간을 말한다. WTB와 BTW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액정 소자를 회전시켜 화소를 여는 시간은 BTW며, 반대로 화소를 닫는 시간은 WTB라고 한다. 간혹 BTB라는 용어를 쓰는 곳도 있는데, 이는 화소를 열었다 닫는 데까지 걸리는 총 시간(BTW + WTB)을 의미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모니터에서는 GTG를 측정 기준으로 많이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모니터에서는 GTG를 측정 기준으로 많이 사용한다

최근 출시되는 모니터는 응답속도가 상향 평준화된 만큼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 등장하는 모니터는 보통 전환 속도가 0.005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애호가에게는 이러한 작은 차이가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때문에 게이밍 모니터 중에는 1ms의 아주 빠른 응답속도를 갖추기도 한다. 자신의 모니터에 잔상이 남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구글 등의 검색 엔진에 '모니터 무결점 테스트 사이트'라고 검색한 뒤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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