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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3번째 발걸음 - 글로벌, 콘텐츠, AI, 블록체인

권명관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8년 3월 27일,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카카오 3.0'을 선언하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헤이 카카오 3.0'이라는 이름으로, 두 대표가 카카오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로 현재 추진중인 활동과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카카오가 선언한 '3.0'의 핵심 실행 전략은 사용자가 바라는 서비스를 융합하고, 이를 통한 시너지 강화다. 지난 2년간 카카오 임지훈 전 대표가 지휘했던 활동의 연장선이다. 발전 가능성이 적고, 사용자에게 의미있는 가치를 전달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과감히 비워 내부 경쟁력을 키웠던, 선택과 집중을 고도화한 지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카카오 3.0 기자간담회 모습
< 카카오 3.0 기자간담회 모습 >

서비스를 융합하는 중심 플랫폼은 카카오톡이다. 지난 2010년 3월 출시한 카카오톡은 이후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과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켰다. 서비스 출시와 함께 기존 문자메시지를 대체, 사람들이 일상에서 나누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꿨으며, 게임, 커머스, 결제, 송금,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연결과 관계를 형성해 가치를 창출했다. "문자해" 대신 "카톡해"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이렇듯 카카오톡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카카오톡으로 음악과 같은 공통 관심사를 나누세요

새롭게 취임한 조수용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그는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자리를 잡은 메신저다. 이후 다음과 합병해 모바일에서 PC까지 관통하는 연결 서비스를 고도화했고, 다시 한번 로엔과 합병해 음악이라는 콘텐츠 영역까지 확장했다. 여기까지를 우리는 '카카오 2.0' 시대라고 생각한다. 이후 카카오는 많은 질문과 고민 속에서 다음 단계를 준비, 이제 3.0 시대를 열고자 한다. 중요한 시점에 맡겨진 짐이 크다"라며, "크게 두 가지 테마를 생각하고 있다. 하나는 '시너지', 또 하나는 '글로벌'이다. 초기 카카오와 지금의 카카오는 많이 달라졌다. 회사 규모는 성장했고, 구성원도 많이 늘었다. 이에 우리는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로 사용자에게 의미있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카카오톡 연결을 통해 국내에서 좋은 서비스, 좋은 툴로 자리잡았지만, 글로벌은 여전히 숙제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카카오톡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했다. 카카오 메인 서비스로 초기 사진과 텍스트만 주고 받을 수 있던 카카오톡은 이제 동영상도 주고 받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모니콘을 통한 감정 표현,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랫폼 역할 등 카카오톡이 연결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중심점이다.

카카오톡 융합 서비스 고도화를 발표 중인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 카카오톡 융합 서비스 고도화를 발표 중인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

조 대표는 음악 콘텐츠를 언급했다. 그는 "'카카오멜론'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음악은 혼자 듣지 않는다. 좋아하는 친구와 이어폰 한쪽을 나눠 듣고, 과거에는 카세트테이프에 음악을 녹음해 선물하기도 했다. 혼자 즐기고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눌 때 추가 의미를 찾을 수 있다"라며, "2주 전부터 멜론을 켜지 않아도 카카오톡으로 개인이 보유한 음악 리스트를 공유하고, 그대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악을 어떻게 더 즐길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찾은 해답이다. 카카오멜론 서비스를 통해 많은 사람이 숨어 있는 좋은 음악을 발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로 오픈채팅을 선택했다. 그는 "카카오톡은 지인 기반 서비스이지만, 기본적으로 오픈채팅은 비(非)지인 서비스다.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과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이제 오픈채팅으로 주고받는 메시지는 카카오톡 전체 메시지 중 10%를 차지한다"라며, "오픈채팅으로 동일한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해, 더 건강하고 재미있는 무언가를 제공할 생각이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오픈채팅을 설명하는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 오픈채팅을 설명하는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은 파일 관리, '서랍 프로젝트'

카카오멜론과 오픈채팅에 이어 조 대표는 새로운 확장 서비스, '서랍 프로젝트'를 꺼냈다. 그는 "요즘 여행을 떠나면, 여행 중이나 다녀온 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사진을 많이 주고 받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그 때 그 사진'이라며 다시 단톡방 메시지를 한참 뒤져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사진뿐만 아니라 각종 파일도 마찬가지다. 다시 찾기 위해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올려본 경험, 많지 않을까 싶다"라며, "서랍 프로젝트는 카카오톡에서 주고받는 디지털 자산을 보다 잘 관리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실제 일상 속에서 카카오톡, 라인 등 메신저로 주고받은 파일을 다시 찾는 일은 흔하다. 학교, 회사 등 소속 집단에서 활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잦다. 더구나 수많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단톡방에서 이전에 공유한 파일을 찾으려면 한참이다. 서랍 프로젝트는 이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이어서 그는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도 카카오톡만 다시 깔면 이전에 주고받았던 파일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고도화할 생각이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가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연결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접목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수용 대표는 "카카오 1.0은 카카오톡을 출시하며 모바일이라는 큰 시대적 흐름에 누구보다 빠르게 진입했던 시기, 카카오 2.0은 메신저를 뛰어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끊임없이 확장한 시기였다. 카카오 3.0은 시너지를 통해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도 풀었다. 조 대표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작년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전사 역량을 총집결했었다. 그리고 제품을 선보인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진화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에서 벗어나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톡 택시 호출', '음식 주문', '교통 안내' 등 주요 서비스를 추가하며 호평도 받았다"라며, "국내에서 하루 평균 음악 감상 시간은 63분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카카오미니로 음악을 듣는 하루 평균 시간은 123분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미니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더 풍요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카오의 음성인식 스피커 카카오 미니 관련 발표 모습
< 카카오의 음성인식 스피커 카카오 미니 관련 발표 모습 >

카카오 I는 카카오가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음성인식=인공지능'이라는 편견을 지우고, 여러 협력 업체들과 기술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도 집중 개발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 I 개발플랫폼 '카카오 I 오픈빌더'를 하반기에 정식 오픈하고, 작년부터 제휴를 체결한 현대기아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협업한 결과물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실제로 작년 '제네시스 G70'에 첫 적용을 시작한 이후 기존 출고 차량에도 지속 확대 중이다. 업데이트를 통해 현대차 모델 중 'i30', '아반떼', '쏘나타 뉴라이즈', 'i40', '그랜저', '코나', '아이오닉 PHEV' 등과 기아차 모델 중 'K7 HEV', '스팅어',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 카카오 I를 탑재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이슈되고 있는 신형 '싼타페'에도 카카오 I를 활용한 서비스를 탑재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 GS 건설 등과도 협업한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0월 GS건설이 완공하는 아파트에 카카오 I를 적용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인다.

음악, 웹툰, 웹소설, 게임, 영상 등 콘텐츠 IP 투자 강화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음악, '웹툰', '웹소설', '게임', '영상' 등 IP(지적재산, Intellectual Property)에 대한 투자도 약속했다. 조 대표는 "콘텐츠 서비스는 연결매출 기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콘텐츠 관련 서비스가 카카오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멜론을 통한 음악 서비스, 카카오페이지를 통한 영상, 웹툰, 웹소설 서비스와 게임, 카카오프랜즈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성장 중"이라며, "이렇게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즉, IP를 활용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가'는 결국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카카오M을 통해 드라마와 같은 영상 제작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2월 8일, 카카오가 발표한 2017년 4분기 연결 매출은 5,447억 원, 연간 연결 매출 1조 9,724억 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콘텐츠 분야 성장으로 2조 원에 가까운 연간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이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수치다. 콘텐츠 플랫폼을 자세히 살펴보면, 2017년 4분기 게임 콘텐츠 매출은 전분기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892억 원을 기록했지만, 음악 콘텐츠 매출은 멜론 신규 가입자 증가로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한 1,291억 원을 기록했다. 기타 콘텐츠 매출은 카카오페이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하고 카카오재팬의 픽코마 결제 이용자가 20% 증가하는 등 전분기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해 477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가 제공 중인 콘텐츠 관련 서비스 중 '카카오페이지'는 대표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웹툰, 만화, 소설 등 총 2만여 작품을 제공 중이며, 사용자수는 1,000만 명에 이른다. 하루 이용자수는 120만 명 이상. 특히, 지난 1월부터 영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VOD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 예능, 해외 드라마 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IP를 종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한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해 유기적인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조 대표는 "의미있는 콘텐츠는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서 다시 유통된다. 강철비는 웹툰에서 시작했지만, 영화, 게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우리는 (콘텐츠가) 계속 순환하는 구조를 꿈꾼다. 전세계에서 창작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이 카카오 공동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꿈꾼다

블록체인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카카오는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Ground X)'를 일본에 설립했으며, 전 퓨처플레이 최고기술경영자(CTO)인 한재선 박사를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조 대표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전세계는 블록체인으로 정말 많은 이슈가 있었다. 우리는 블록체인을 통해서 4차 산업 혁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상화폐 거래 규모는 대한민국이 3위에 달한다. 하지만, 이렇게 주목받는 나라에서 내세울 블록체인 기술은 전무하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왜 한국에는 유의미한 기술이 없을까'였다"라며, "카카오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관련) 플랫폼은 아직 없다. 이러한 부분을 카카오가 반드시 해야 하는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강조한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 블록체인 플랫폼을 강조한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

그는 "카카오가 소유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형태를 바라지 않는다. 전세계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형태를 바란다. 이에 지난 3월 16일 그라운드 X를 설립했다"라며, "현재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ICO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기술을) 많은 파트너가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원한다. 연내 가시적인 플랫폼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라고 마무리했다.

조수용,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가진 취임 후 첫 공식적인 만남은 이렇게 끝났다. 카카오톡 중심 서비스 융합 고도화,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 확장, 콘텐츠 투자 강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이다. 좋은 의미로 다음 단계를 밟아가는 서비스 계획과 개발 목표를 전한 자리다. 이제 첫발을 공식적으로 내딛는 자리로는 썩 잘 어울렸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큰 그림, 큰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다지만,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잡음에 대한 물음에 답은 없었다. 실제 글로벌 진출은 카카오가 몇 년간 집중했던 프로젝트였다.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 선 진출을 기획했지만, 아직 성과는 요원하다. 콘텐츠 IP를 활용한 선순환 구조를 통해 가치를 재창출하겠다는 목표는 이해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답은 부족했다.

질의응답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 질의응답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

또한, 카카오택시 유료화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서울시, 택시업체 등과 협의 중이라는 답변은 지난 발표와 같은 내용의 되돌이표다. 자세한 유료화 시기와 정책 등은 곧 카카오모빌리티측에서 발표한다고 밝혔지만, 주목되고 있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으로는 다소 부족하지 않았을까.

조 대표는 마지막에 '새로움에 익숙함을, 익숙함에 새로움을'이라는 슬로건을 언급했다. 세상에 새로운 기술(카카오톡)을 선보여 익숙한 것으로 만들었고, 우리에게 익숙한 것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겠는 의지다. 그의 바람처럼 카카오의 3번째 발걸음은 어떤 새로움과 익숙함으로 다가올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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