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전기레인지도 화상을 입나요? 전용용기도 있다구요?

[IT동아 권명관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오래된 가스레인지를 바꾸려고 전기레인지를 알아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다고 문의하셨습니다. 전기레인지는 직접 불을 피우지 않아 안전하다고 알고 있는데, 화상을 입었다는 글을 확인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걸음마를 뗀 남자 아이를 키우는 주부입니다. 요즘 아이가 호기심이 부쩍 늘어 이것저것 만져보고, 물고 빨기를 반복하는데요. 안그래도 오래된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아이도 보호할 겸 '안전하다'고 알려진 전기레인지로 교체하기 위해 고민 중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전기레인지 정보를 알아보던 중에 손바닥에 화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봤어요. 전기레인지도 불을 사용하는 건가요? 아니면 전기레인지도 종류가 달라서 특정 제품은 여전히 불을 사용하는 것인지 헷갈려 이렇게 문의합니다. 아, 그리고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려면 이전에 사용하던 냄비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전용용기가 따로 있다는데…,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노트북, 스마트폰, 프린터처럼 PC나 스마트폰, 주변기기 관련 질문을 자주 받다가, 주방 가전제품 관련 질문을 받으니 신선하네요. 먼저 질문자님께 칭찬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기 전,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사전정보부터 알아보는 것은 아주 바람직합니다.

마침 얼마 전에도 저희 IT동아 회사 내에서 전기레인지 관련으로 시끌시끌했었습니다. 새로 구매한 전기레인지가 고장난 것 같다고 회사 내 단톡방에 올라왔었거든요. 결론은 저희도 전기레인지에 대해서 사전에 잘 알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질문자님께서 언급하신 '전용용기'를 사용하지 않아 벌어진 헤프닝이었죠. 그래서 이 질문이 반가웠습니다. 제대로 알려드릴 자신이 있거든요.

크게 2종류의 전기레인지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기레인지(electric range)는 가열 방식에 따라 종류가 나뉩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전기레인지는 크게 두 종류인데요. 열을 내는 방식에 따라 '하이라이트 레인지(이하 하이라이트)'와 '인덕션 레인지(이하 인덕션)'으로 구분합니다. 전기레인지는 가스레인지에 비해 가스 누출과 폭발 위험이 없고, 세척이 편리합니다. 열전도율도 높은 편이죠. 무엇보다 공기 중 산소를 소모하지 않아, 일산화 탄소와 같은 유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죠.

구글에서 '전기레인지'로 검색한 모습,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이 섞여
있다
구글에서 '전기레인지'로 검색한 모습,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이 섞여 있다

< 구글에서 '전기레인지'로 검색한 모습,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이 섞여 있다 >

하이라이트는 열선이 상판을 가열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 세라믹 유리 상판 아래 전기 저항이 높은 니크롬선을 넣어 전기를 열로 전환합니다. 겨울철 방안의 온도를 높이는 온열기를 바닥에 두고 냄비를 올려놓는 것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즉, 열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상판이 뜨거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열선이 빨갛게 가열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죠. 다만, 전원을 꺼도 열이 남아 있습니다. 때문에 화상과 화재 위험 등이 존재합니다. 아마 질문자님께서 말하신 손바닥 화상은 하이라이트에 해당할 겁니다. 참고로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하이라이트로 발생한 화재사고는 2013년 8건, 2014년 12건, 2015년 25건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인덕션은 자기장을 이용, 용기와 반응시켜 열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기기 상판 아래 코일(둥글게 말아진 구리선)을 장착하고 전기를 흘려주면 자기장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상태에서 인덕션 상판에 냄비 등 용기를 올리면 자기장이 용기 하단 부분과 만나면서 높은 저항과 열을 발생시킵니다. 이 열로 용기가 뜨거워져 물도 끓이고 음식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인덕션의 최대 장점은 화재 위험이 없다는 점입니다. 가스레인지처럼 가스가 누출하거나 불꽃이 옮겨 붙을 위험도 없죠. 또한, 열 손실이 거의 없어 가스레인지, 하이라이트보다 발열 속도가 빠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전용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죠. 하이라이트는 따로 전용용기가 없습니다. 가스레인지에서 사용하던 용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죠.

인덕션 전용용기, 어떻게 구분하나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덕션은 전용용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대부분 주철로 된 용기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철, 주철, 철법랑, 스테인레스 등이 대표적인 인덕션 전용용기입니다. 최근에는 인덕션 전용 유리용기도 출시된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자석을 냄비 바닥에 붙여서 붙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더, 바닥이 평평해 인덕션 상판에 밀착되는 형태여야 합니다(인덕션 전용용기는 대부분 이렇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인덕션 전용용기를 구매하기 위해 매번 자석을 가지고 매장에 가서 냄비 바닥에 붙여 볼 수는 없는 노릇이죠. 때문에 제조사들은 인덕션 전용용기 표시를 포장 박스나 냄비 바닥, 냄비 옆면 등에 표기합니다. 아래 사진은 저희 IT동아 사무실에서 직접 사용하는 인덕션 전용 프라이팬과 냄비 바닥을 촬영한 모습인데요. 빨간색 네모 박스로 표시한, 코일이 동글동글 말려있는 듯한 표시가 인덕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기란 뜻입니다.

인덕션 겸용 프라이팬과 바닥에 표시된 인덕션
마크
인덕션 겸용 프라이팬과 바닥에 표시된 인덕션 마크

< 인덕션 겸용 프라이팬과 바닥에 표시된 인덕션 마크 >

인덕션 겸용 냄비와 바닥에 표시된 인덕션
마크
인덕션 겸용 냄비와 바닥에 표시된 인덕션 마크

< 인덕션 겸용 냄비와 바닥에 표시된 인덕션 마크 >

또한, 냄비, 프라이팬 등 그릇 전문 업체는 인덕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별도로 분류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새로 인덕션 전용용기를 구매하고자 할 때는 이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로 인덕션 마크는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기합니다. 휘슬러(Fissler)는 영문 'induction'을 음각으로 새겨서 표기하고, 해피콜(Happycall)은 용기 바닥 또는 바닥 외곽에 'IH'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코일 모양의 인덕션 마크를 표기하니, 이를 보고 확인하시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인덕션 용기를 별도 분류한 전문 업체 홈페이지, 출처:
그린팬
인덕션 용기를 별도 분류한 전문 업체 홈페이지, 출처: 그린팬

< 인덕션 용기를 별도 분류한 전문 업체 홈페이지, 출처: 그린팬 >

주방용품에 사용되는 마크를 확인하세요

인덕션 마크처럼 주방용품에는 각 제조사마다 사용시 주의할 방법, 세척 방법, 사용가능한 열원 기구 등을 다양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조사뿐만 아니라 주방용품 전문 판매 오픈마켓이나, 유통사 등이 자체 제작해 마크를 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혼란을 겪기도 하는데요. 더구나 아래 표처럼 같은 정보 표기지만,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주방용품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마크들
주방용품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마크들

주방용품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마크들
주방용품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마크들

< 주방용품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마크들 >

이중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인덕션' 마크 정도만 숙지하면, 냄비, 프라이팬을 사용하는데 유용합니다. 또한, 하이라이트와 인덕션과 같은 전기레인지는 대부분 상판을 유리 세라믹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유리 세라믹' 마크도 함께 알아 두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전기레인지는 크게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으로 나뉘고, 인덕션 전용용기는 코일이 동글동글 말려 있는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고.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desk@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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