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또 다른 레어템의 탄생일까? 핏비트 버사

강형석 redbk@itdonga.com

핏비트 버사(Fitbit Versa).
핏비트 버사(Fitbit Versa).

[IT동아 강형석 기자] 쉽게 보기 어려운 물건을 봤을 때 '레어하다'라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드물다 혹은 진귀하다라는 뜻(덜 익혔다는 뜻도 있다)을 가지고 있는 레어(Rare)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보면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한 애매한 것이거나, 정말 고가여서 쉽게 보기 어려운 것 둘 중 하나다. 결국 둘 다 많이 팔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마트 시계가 그랬다. 등장 전에는 이것들이 기존 시계들을 집어 삼킬 것 같았다. 호들갑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의미 있는 움직임은 있었다. 일부 유명 시계 브랜드 및 명품 브랜드들이 스마트 시계를 선보이기도 했고, 애플은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 에르메스와 협업한 특별한 애플워치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이들은 많이 봤어도 스마트 시계는 많이 보질 못했다. 안타깝게도.

비슷한 예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트래커라고 부르는 심박 측정기다. 샤오미 미밴드로 기억되는 스마트 밴드가 그것. 간단한 시계 기능도 있고 건강 관련 기능을 일부 제공하니 제법 쓸만한 물건 중 하나였다. 초기에 인기가 뜨거웠다가 지금은 쏙 들어갔다. 그나마 샤오미나 유행을 탔던 기타 스마트 밴드는 가격이 저렴해서 '한 번 사볼까?'라는 마음에 구매했다가 귀찮아서 자연스레 안 쓰게 된다. 꾸준히 애용하는 의지의 한국인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런 분야에서 제법 명성을 떨치던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핏비트(Fitbit)와 조본(Jawbone)다. 비교적 스마트 밴드와 관련 분야에 선두주자 같은 인상을 줬는데 조본은 경쟁에서 밀렸고 핏비트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애플이나 샤오미의 공격에 잘 맞서는 중이다.

이유를 봤더니 스마트 시계에 있었다. 스마트 밴드는 물론이고 스마트 시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한 것. 이번에 선보인 버사(Versa)도 그 중 하나다.

디자인은 애플 워치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그나마 전면 디스플레이 부분에 있는 '핏비트(fitbit)'라는 이름이 서로 같지 않음을 증명한다. 일단 스트랩(시계 줄)은 총 8가지가 있고 색상이나 재질에 따라 가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중 2가지는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와 협업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한다.

기능은 엄청나다. 기본적으로 있는 실시간 심박수 측정과 운동량 측정, 자동 수면 단계 모니터링은 기본이고 300여 곡 가량 음악 저장이 가능하다. 물론 엄청난 용량으로 300여 곡을 담는 것은 무리겠지만. 여기에 50m 방수 기능으로 수영 모니터링도 되고 기타 개인화 피트니스 안내도 제공한다.

여성 건강을 위한 기능도 강조하고 있다. 13세 이상 사용자가 대상인데, 생리 주기 기록과 건강 및 가족 계획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 핏비트는 여기에 자체 알고리즘을 적용해 다음 주기를 예측하고 생리 주기 중 현 단계를 살펴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한 건강 정보까지 제공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여러모로 배려를 잘 한다 느껴질 부분.

스마트폰 운영체제나 기기에 따라 기능 제한이 있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나 기기에 따라 기능 제한이 있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심지어 신용카드 결제 기능(핏비트 페이)도 있다. 관련 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신용카드 단말기에 핏비트 버사를 가져다 대는 것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제법 있다. 일단 특별판에만 해당 기능이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이 기능은 우리나라에서 해당되지 않으므로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향후 대응 국가를 늘릴 예정이지만 우리나라가 언제 포함될지 모를 일이다. 아, 결제도 모든 단말기가 아닌 무선 결제가 되는 것이어야 가능하다. 암울할 따름이다.

그래도 가격이 29만 9,000원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다. 적어도 애플 워치의 42만 9,000원보다 저렴하니까. 그런데 핏비트 버사도 핏비트 페이가 있는 스페셜 에디션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가격대가 다양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게다가 여전히 샤오미의 그 공격적인 가격을 떠올리면 여전히 비싸다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 핏비트 스스로 여러 난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수많은 레어템 중 하나가 되겠지.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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