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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듀얼 조리개는 흥미롭지만… 어디서 본 듯한 갤럭시S9의 기능들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삼성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언팩 행사를 통해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과 S9플러스를 공개했다. 갤럭시S9과 S9플러스는 각각 5.8인치와 6.2인치 화면을 갖췄으며, 화면 비율은 18.5:9로 동일하다. 외형적인 차이는 크기 외에도 갤럭시S9플러스가 망원 카메라를 추가로 장착해, 후면에 두 개의 카메라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메모리 용량이나 배터리 용량 등 세부적인 사양 차이가 존재하지만, 두 제품의 전반적인 기능과 성능은 대동소이하다.

갤럭시S9플러스

강화된 빅스비 비전

갤럭시S9 제품군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카메라와 관련한 기능과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능은 강화된 빅스비 비전이다. 과거 빅스비 비전의 번역 기능을 예로 들면, 단순히 카메라로 촬영한 텍스트를 읽고(OCR), 이를 인식해 번역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S9과 함께 공개된 빅스비 비전은 이러한 작업을 실시간으로 해낸다.

갤럭시S9의 빅스비 비전

카메라 앱을 실행해 빅스비 비전 기능을 활성화하면 메이크업, 텍스트 번역, 이미지 검색, 쇼핑정보, 위치정보, 음식정보, 와인 라벨, 책 정보, QR 코드 등 다양한 형태이 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텍스트 번역 항목을 선택하고 카메라를 통해 외국어로 쓰인 메뉴판이나 문서를 촬영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실시간으로 번역된 내용이 문서에 덧입혀져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빅스비 비전의 다양한 촬영 기능은 사물을 인식하고 여기에 관련된 정보까지 제공한다. 만약 자신이 먹고 있는 햄버거를 빅스비 비전으로 비추면 햄버거의 종류나 칼로리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이러한 정보를 삼성전자 S헬스 서비스와 연동하면 식사량 조절 등을 위해 먹은 음식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빅스비 비전의 텍스트 번역 기능은 구글 번역 서비스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구글 번역 앱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같은 기능을 구글 번역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빅스비 비전은 기본 카메라 앱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빅스비의 특성상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빅스비 비전을 사용할 수 없다.

초고속 카메라

갤럭시S9은 초고속 동영상 촬영 기능인 '슈퍼 슬로우 모션' 기능도 갖췄다. 이 기능은 초당 960장의 장면을 녹화하는 것으로, 일반 동영상의 16배에 이르는 장면을 동영상에 담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풍선이 터지는 순간 등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일을 길게 늘려서 아주 세부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TV 프로그램인 '스펀지'에 등장했던 초고속 카메라와 같은 개념이다.

갤럭시S9의 슈퍼 슬로우 모션 기능

물론 이러한 기능은 과거 등장했던 스마트폰에도 있었다. 소니는 지난 2017년 5월, 이미지 센서와 메모리를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이 기술을 구현한 스마트폰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 바 있으며, 해당 기능의 이름 역시 동일하다.

두 개의 조리개

사실 필자가 갤럭시S9을 처음 써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듀얼 조리개 기능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는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고정된 조리개 하나만을 탑재한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도 조금이나마 더 밝은 사진을 얻게 하기 위해 너도 나도 더 밝은(F값이 낮은) 조리개를 탑재했다고 강조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두운 조리개를 탑재했을 때 얻는 이점도 있다. 예를 들어 주변이 지나치게 밝은 곳에서는 조리개를 어둡게 해서(F값을 높여서) 상대적으로 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피사체와 배경을 모두 선명하게 촬영하는 '팬 포커스' 사진은 F값이 높을 수록 더 얻기 쉽다. 다만 스마트폰의 경우 탑재된 이미지 센서 크기 한계 때문에 이러한 이점을 확실하게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도 있다.

후방 카메라의 조리개를 두 가지 밝기로 조절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9과 S9플러스는 F1.5와 F2.4 두 개의 조리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조리개를 자동/수동으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어두운 공간에서는 조리개를 열고, 밝은 야외에서는 조리개를 줄이면 된다. 이렇게 조리개를 변경하면 후면 렌즈에 장착된 조리개 날개가 좁아졌다 넓어지는 모습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갤럭시S9플러스는 후면 카메라를 두 개 갖추고 있으며, 이 중 광각 렌즈에만 조리개 변경 기능이 있다.

스테레오 스피커

최근 등장하는 스마트폰은 스피커가 하단에 있다. 이 때문에 가로로 사용할 경우 소리가 한쪽 방향으로만 나온다. 보통 스마트폰을 가로로 사용하는 경우는 동영상 등을 감상할 때며, 최근 동향은 스마트폰 사용 증 이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쓰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갤럭시S9은 가로로 사용할 경우 하단에 있는 스피커뿐만 아니라 통화 시 사용하는 상단 스피커에서도 함께 소리가 나온다. 스피커 위치 때문에 소리가 나오는 방향이 비대칭적이기는 하지만, 기본 탑재된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입체 음향을 구현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물론 동영상 감상 시 이어폰을 주로 이용하던 사람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스테레오 스피커

AR이모지

이번 제품에는 AR이모지라는 기능이 새롭게 탑재됐다. 기본 카메라 앱을 이용해서 셀카를 촬영하고, 이를 이모티콘 처럼 사용하는 기능이다. 셀카 한 장만 촬영하면 이 사진을 마치 캐릭터 처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16개의 감정을 담은 캐릭터 '움짤'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AR이모지

AR이모지는 GIF 형태의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나 메신저 앱 혹은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이를 첨부하면 된다. 특히 기본적으로 사진이 저장되는 스마트폰 '갤러리' 앱 외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기본 키보드 앱에 이 AR이모지가 자동 저장되기 때문에 별도로 사진(GIF) 파일을 찾지 않아도 쉽게 캐릭터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신만의 이모티콘인 만큼 사용하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어디서 본 듯하지만… 나름의 매력은 있어

갤럭시S9과 S9플러스의 주요 기능은 사실 우리가 한 번씩은 다 봤을 만한 기능들이다. 빅스비 비전의 주요 기능은 네이버 앱의 스마트 렌즈나 구글 번역 등을 통해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고, 슈퍼 슬로우 모션은 이미 소니가 탑재해 선보인 적도 있다. AR 이모지 역시 아이폰X의 애니모지와 비슷한 느낌이다. 스테레오 스피커 역시 태블릿PC의 경우 가로 사용에 최적화한 형태로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별도의 앱을 설치해 구현하는 것이 아닌,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는 만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 스마트폰에서 본격적으로 이러한 기능을 기본 탑재하고 있는 만큼, 기존에 이를 도입했던 제조사의 스마트폰과 비교해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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