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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신상공개] 그 분들이 좋아하실지도... 사일런트 서클 블랙폰2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요즘은 그나마 조금 나아졌다지만 스마트폰 보안 문제는 늘 걱정거리 중 하나다. 이미 기자를 포함해 여러 사람들의 주요 정보들은 이미 공공재가 되어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등에 요긴하게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 보안에 충분히 신경 쓴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안도 마찬가지다. 아무나 쓸 수 없도록 비밀번호는 물론이고 지문과 안면인식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지켜야 한다.

이건 사용자가 일차적으로 기기 접근을 막는 것이고 제조사가 직접 보안에 대응해 정보를 보호하는 경우도 있었다. 블랙베리(Blackberry)가 대표적인 예. 자사가 운영하는 서버는 물론이고 운영체제 내에서도 높은 보안 성능을 갖춰 직장인과 관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문제는 그것 말고 특별한 장점이 없어 시장에서 도태됐다. 지금은 자체 운영체제도 포기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미 뒤쳐진 시장 판도를 뒤집기에는 어려운 상태다.

사일런트 서클의 블랙폰2.

그런데 이런 블랙베리의 뒤를 이어 보안을 강화한 폰이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해외 스마트폰을 들여와 국내 판매하는 체리폰을 통해 사일런트 서클(Silent Circle)이 개발한 블랙폰(Blackphone) 2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 이름에 어찌 블랙이 들어가서 블랙베리와 유사한 느낌을 주지만 전혀 다르다.

워낙 스마트폰들이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워낙 뛰어나다 보니까 블랙폰의 성능도 사뭇 궁금해 제원을 살펴봤다. 그리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세상에! 이 가격에 이 사양이라니.

일단 스마트폰의 핵심인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615다. 625도 아니고 무려 2014년에 공개된 615다. 실제 제품은 2015년부터 적용됐다지만 그래도 3년 전 물건이다. 심지어 스냅드래곤 625를 채택했어도 실망감이 컸을거다. 이 칩도 2016년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저장공간도 32GB만 제공한다. 다행히도 외장 메모리를 지원한다. 앱 구동에 필요한 공간을 위해 탑재하는 메모리(램) 용량은 3GB로 최신 흐름을 나름 따르는 편이다. 카메라는 전면 500만, 후면 1,300만 화소가 쓰였고 배터리는 3,060mAh 용량을 제공한다.

사일런트 서클의 블랙폰2.

디스플레이는 5.5인치로 적당히 큰데 해상도는 풀HD(세로 기준 1,080 x 1,920)이다. 어느 정도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QHD(1,440 x 2,560) 해상도를 제공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그러니까 블랙폰2는 성격으로 보면 중보급형 스마트폰에 불과하다. 그런데 무려 98만 원에 판매한다고. 세상에 맙소사. 차라리 보안을 조금만 포기하면 아이폰8 64GB 정도는 거뜬히 살 수 있어 보인다.

그래도 보안은 철저하단다. 운영체제 자체는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사일런트 서클이 손을 봐 미국 국가안보국(NSA)도 뚫기 어려운 보안을 확보했단다. 그들은 이걸 사일런트 OS(운영체제)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통화 내용과 인터넷 사용 내역, 문자, 주소록, 파일, 네트워크 접속 기록 등은 모두 암호화된다.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경우 원격으로 데이터를 지우거나 쓸 수 없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화면의 특정 부분만 잠금을 설정하는 스페이스(Space)라는 기능도 독특하다. 여기에 무려 연 14만 5,000원을 지불하면 사일런트 서클의 자체 보안 라인을 활용해 통화나 문자, 파일 송수신 시 외부의 도청을 원천차단한다고. 엄청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사일런트 서클을 설립한 필립 짐머만. (출처=Matt Crypto)

왜 이런게 가능한가 싶어 확인해 보니 사일런트 서클을 설립한 필립 짐머만(Phillip Zimmermann)은 암호화 기술 전문가였다. 그는 전자메일 암호화 표준 기술 중 하나인 ‘엄청 좋은 보안(Pretty Good Privacy)’을 개발한 바 있는 나름 업계 전설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이 영 마음에 걸린다. 해외에서 650달러(원화 환산 약 70만 원 상당)인데, 관세를 고려해도 98만 원이라는 가격은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체리폰이 1년 보증을 해준다지만 번거롭고 안 번거롭고의 차이일 뿐, 엄청난 가격차를 납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것은 저 정도로 보안이 필요 없는 일반인 시각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 반대로 저것이 정말 필요하다면 98만 원+14만 5,000원(연간)이 아깝지는 않아 보인다.

아, 참고로 이런 참신한 기능들을 제공한다고 해서 블랙폰2의 보안이 완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블랙폰2 이야기는 아니지만 과거 블랙폰에서 전화기 내 설치된 통신기(모뎀)를 활용, 사용자 외의 인물이 전화나 문자를 주고 받거나 주소록을 검색할 수 있는 취약점이 발견된 바 있다. 이후에 수정은 됐다. 그러니까 기기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보안을 확보할 방법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기와 소프트웨어는 100% 안전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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