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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이규원 센터장, "문제도 함께 고민하는 스타트업을 바랍니다"

권명관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8년 1월 29일,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에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을 열었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판교, 광교, 북부(의정부)에 이어 네번째로 오픈한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도와 경콘진이 운영하는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창업지원시설로, 아이디어 보유자와 기업 연결, 창업 자금 지원, 전문가 네트워크 지원 등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노력한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 서부권 콘텐츠 융복합을 통해 제조산업을 고도화하고 창업 활성화 실현을 장기 비전으로 세웠다. 이종산업을 융합하는 '메이커스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융복합을 통해 주력 제조업과 참신한 IT 기술을 연결해 기업과 시민이 성장할 수 있는 연결 다리를 조성하겠다는 것. 특히,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주변에 위치한 제조업 밀집지역 '시화·반월산업단지'와 연계해 지역 사회 부흥에 힘쓴다는 계획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에 기술과 문화·콘텐츠적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분야의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창업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주조, 금형, 용접 등 다양한 제조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 현장의 모습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 현장의 모습 >

이에 IT동아가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책임지고 총괄 운영할 이규원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스타트업과 함께 한 15년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부천을 시작으로 판교, 광교, 의정부에 이어 네번째로 문을 연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를 축하하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드린다(웃음).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이규원 센터장(이하 이 센터장): 하하. 감사하다. 앞으로 잘 운영해달라는 당부로 받아들이겠다(웃음). 지난 2003년 경콘진에 입사해, 올해로 15년째 경콘진에서 스타트업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입사 초기에는 현 부천 클러스터에서 '만화/애니메이션'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시작했었다. 당시 경험을 거름삼아 경기도 안양 '창조마당', '스마트콘텐츠 밸리'에서 스타트업 지원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었다. 이후 지난 2014년, 많은 IT 기업이 모여 있는 판교에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운영을 시작할 때, 팀장을 맡았었다. 부천과 안양에서 쌓은 (경기도와 경콘진의) 노하우가 꽃 핀 곳이 판교라고 생각한다.

판교에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하고 있던 예비 창업자 교육, 해커톤 운영, 초기 스타트업 육성, 창업 3년 미만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지원과 컨설팅 등을 진행하면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이때 얻은 성과가 지금의 광교, 의정부 그리고 이곳 시흥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밑바탕이라고 생각한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이규원 센터장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이규원 센터장 >

IT동아: 경기도와 경콘진이 구축한 지금의 스타트업 지원 체계를 확립해온 셈이다.

이 센터장: 단순히 공간과 자금만 지원해서는 좋은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스타트업은 정말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해야 한다. 관련 법률을 알아야 하고 보유 기술을 특허로 등록할 수 있어야 하며, IP(지적재산권) 등록을 통해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20~30명 정도로 성장한 뒤에는 인사, 노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다양한 문제를 같이 겪고, 함께 해결하면서 지금까지 헤쳐온 것 같다(웃음).

2014년 초기에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엑셀러레이팅(투자) 기능이 없었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없었던 셈이다. 이후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펀드를 개발하면서, 스타트업을 위한 엑셀러레이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졸업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도 같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아, 스타트업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해, 2015년말부터 해외 진출 성과도 내고 있다. 이제는 역으로 해외에서 국내 스타트업 상담을 요청하고, 투자까지 연결되고 있다.

IT동아: 15년이라는 기간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해외 진출 지원이라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 아닌가.

이 센터장: 맞다.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마치 뜬구름 잡는 기분이었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기술과 서비스라고 해외에서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라면 '실리콘밸리'라는 좋은 무대가 있지만, 콘텐츠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 서비스인지 파악해야 한다. 현지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도 쉽지 않고. 이에 해외 진출 국가, 현지 시장, 참여 데모데이 등을 세분화해 어울리는 스타트업과 매칭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이규원 센터장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이규원 센터장 >

스타트업과 지역 연계, 자연스러운 흐름

IT동아: 지금까지 지원하면서 기억에 남는 스타트업은 없는지.

이 센터장: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쌓은 인연이 있었다. 당시에는 유아용 교구 아이디어를 가진 도전자들이 많았었다. 이에 관련 해커톤을 진행했는데,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있던 예비 창업자와 해커톤에 참여한 일반인들이 하나로 뭉치더라. 그리고 인연은 창업까지 이어져,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8층에 입주까지 했다. 곧 지원 기간인 2년을 꽉 채워 졸업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판교의 기념비적인 스타트업이다(웃음).

'아토큐브'라는 스타트업인데, 아이패드와 연동하는 나무블록을 활용해 한글, 알파벳, 숫자 등 23억 개의 이미지를 구현,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유아용 교구 개발 업체다. 올해부터 도내 유치원에 교구를 보급하고, 브라질 에듀테크 시장 진출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토큐브를 사용하고 있는 아이들, 출처: 아토큐브
< 아토큐브를 사용하고 있는 아이들, 출처: 아토큐브 >

'디자인탐정'이라는 스타트업도 기억에 남는다. 디자인탐정은 판교에서 초기 창업에 필요한 공간과 시드머니 등을 지원받아, 현재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디자인, 게임, VR/AR 등 전문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로 계획 속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는 중이다.

IT동아: 그러고보니, 경기도는 경기문화창조허브를 만화/애니메이션, 게임, 디자인, VR/AR 등으로 나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이 센터장: 부천에서 얻은 학습 효과다. 부천은 만화/애니메이션 중심으로 입주 기업을 받았고, 같은 공간에서 좋은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이웃 스타트업과 함께 진행하거나, 도전하기 어려운 공모전을 함께 나서 따기도 하더라.

IT동아: 해당 지역과의 연계도 그렇게 탄생한 것인가.

이 센터장: 맞다. 경기도는 지역마다 조건에 따라 각각 지닌 색깔이 다르다. 이를 살리기는 것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판교를 예로 들어보자. 판교에는 네이버, 카카오, 안랩, 한글과컴퓨터, NC소프트,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유명 IT 기업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주변 네트워크를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와 연결하고 발전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나.

카카오가 지원하는 다음 펀딩을 활용해 스타트업 홍보를 진행하고, 카카오 스토리의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스타트업이 성장해 20~30명으로 인원이 늘어나면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진다. 이에 주변에 위치한 넥슨이나 네오위즈 등과 협의해 입주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주변에 (졸업한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을 지워하는) 스타트업 캠퍼스가 들어서기도 했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전경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전경 >

문제도 소통하는 스타트업을 바란다

IT동아: 부천부터 이곳 시흥까지. 자그마치 15년 동안 스타트업 지원을 시작했다. 그래서 묻고 싶다. 아직도 계속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남아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 센터장: 노키아의 몰락을 두 눈으로 보고 경험했다. 노키아가 무너지면 핀란드 경제도 무너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노키아 몰락은 핀란드에 스타트업 열풍을 가져왔고, 앵그리버드의 로비오, 클래시오브클랜의 슈퍼셀 등으로 성공을 이어갔다. 이 모습을 보며,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세계 경제 생태계는 더 이상 자체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국내 창업 생태계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과거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했던 벤처타운을 기억한다. 과거에는 국내 벤처 육성과 생태계를 이스라엘에서 보고 배울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제는 우리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를 배우려고 한다. 역전되어 버린 상황이다. 이를 바로 세워보고 싶었다.

취업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자리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창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하자고 다짐했다.

인터뷰 중 지난 스타트업 자료를 분주히 찾던 이규원 센터장
< 인터뷰 중 지난 스타트업 자료를 분주히 찾던 이규원 센터장 >

IT동아: 여러 허브에서 졸업한 스타트업과는 계속 연락을 취하는지.

이 센터장: 계속 연락한다(웃음). 애착을 가지고 함께 했던 몇몇 스타트업 대표들과는 아직도 돈독하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새로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데도 도움된다.

개인적으로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창업허브와 같은 기획을 꿈꾼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을 민간 엑셀러레이터와 함께 한다면 더 많은 것을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TIP'의 다음 버전을 고민하고 있다. 민관이 함께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 보다 나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미국 등 스타트업 생태계를 먼저 구축한 나라를 보고 배우는 중이다.

IT동아: 자, 부천과 판교 등을 거쳐 이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담당하게 됐다. 시흥에 와보니 어떠신지.

이 센터장: 처음부터 지금까지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매번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알고 있는 것처럼 이곳 시흥에는 국내 최대 제조업 밀집지역인 '시화·반월산업단지'가 있다. 제조업과 스타트업이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가능성도 봤다. 지리적인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요소만 만들어 주면, 충분히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곳 주변 산단에는 1만 개 이상의 제조 기업이 있다. 중국 심천만큼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시제품을 제작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기업도 20개 정도 확보했다. 또한, 실제 제품을 판매하고, 유통하는 과정을 도울 수 있는 지역 기반도 충실하다. 이에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스타트업에게 많은 것을 '요청해달라'고 부탁했다
< 이 센터장은 스타트업에게 많은 것을 '요청해달라'고 부탁했다 >

IT동아: 마지막 질문이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와 함께 여정을 시작한 입주 스타트업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센터장: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우리에게 입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필요한 것이 있고,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계속 요청해달라. 그래야 우리가 문제를 파악하고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지원 사업 계획은 이미 진행 중이다. '아이디어 발굴 캠프', '스타트업 실무 및 역량강화 교육', '스타트업 일감 지원을 통한 성장 지원', '입주사 네트워킹',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및 제조기업 매칭', '큐레이팅 지원', '문화기술 세미나', '시흥 스마트허브 메이커스 맵 제작', '글로벌 메이커스 생태계 벤치마킹', '제품개발 one-stop 솔루션 제공', '맞춤형 기술교육 컨설팅', '제품사진 촬영용 스튜디오 조성 및 촬영 지원',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기술장인 네트워크', '페어 및 프리마켓' 등…, 단계별로 많은 것을 준비했다.

하지만, 스타트업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필요로 하는 것을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가 스스로 파악하기 어렵다. 감추고 싶은 내부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길 바란다. 그래야 판로를 열어주고, 투자자를 연결해 주고, 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맞다. 알고 있다. 감추고 싶고, 쉽게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센터장인 나와 매니저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하길 바란다. 그저 이곳에서 지원하는 공간과 지원 자금만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 앞으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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