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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스피커 음질, 출력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강형석

LG전자 공중부양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이 하나 정도는 구매하게 되는 휴대용 무선 스피커. 선 없이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무선 스피커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 무선출력에서 벗어나 LED로 화려하게 수를 놓거나 휴대성을 극대화한 형태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무선 스피커는 '고음질'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퀄컴의 apt-X나 소니 LDAC과 같은 무선 고대역 전송 기술이 점차 확대되는 것을 시작으로 스피커 제조 및 관련 부품의 완성도가 크게 향상된 점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소비자들도 고급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음질 좋은 스피커들에게 지갑을 열고 있다.

이렇게 시장은 어느 정도 활기를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일부는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왜곡, 정당한 소비 행위에 혼란을 주는 모습이 일부 포착되어 주의를 요한다.

모호한 '~급 출력?' 표기, 이게 무슨 소리야?

블루투스 스피커들을 구매하기 전에 흔히 상품정보를 한 번 훑어보게 되는데, 의문이 생겼다. 몇몇 상품정보 내에 '최대 ~와트(W) 출력' 또는 '~와트급 출력'이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기 때문. 예로 <최대 80W 출력>이라는 문구나 <240W급 출력>이라는 문구를 넣어 마치 이 스피커가 엄청난 출력을 제공하는 것처럼 알리고 있었다. 수치가 높으니 누가 봐도 그럴 듯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격출력(RMS – Root Mean Square)도 함께 표기하고 있다. 예로 한 제품의 정격출력은 <24와트>고 <최대 80와트> 출력을 낸다는 식으로 혼용해 쓰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격 24와트는 무엇이고, 최대 80와트는 무슨 이야기인가. 왜 하나만 쓰지 않고 같이 표기해 헷갈리게 혹은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이 와트라는 표기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스피커에서 와트(W) 단위를 쓰는 것은 일반 전자기기들이 쓰는 전력 소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전기 신호를 가지고 소리를 내는 기기이므로 전력 소모라는 의미도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지만 조금 다르다. 여기에서는 출력의 의미로 쓰인다. 전류와 전압을 곱해 나온 전력 측정법으로 스피커 출력을 정하는데 쓴다.

스피커 출력 계산은 사실 명확한 것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 정격출력(RMS)을 기준으로 제품의 성능을 일부 가늠하고 있다. 정격출력은 음의 왜곡(Distortion)이 10%일 때의 출력을 의미한다. 사람이 음악감상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상태의 출력이라는 의미다.

뱅앤올룹슨 베오릿 17의 정보. 붉은 상자 내 정보가 유닛 출력을 말한다. 괄호에 별도로 최대치를 표시했지만 강조하는 형태는 아니다.

앞서 일부 스피커 제조 또는 유통사들이 병행 표기하고 있는 최대출력도 존재한다. MPO(Music Power Output)라는 의미로 쓰고 있으며 이는 음의 왜곡에 상관 없이 말 그대로 해당 스피커 유닛이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을 말한다. 이 외에도 순식간에 스피커 유닛이 고장 나기 직전까지 도달할 정도의 출력을 표기하기도 한다. 이는 순간최대출력(PMPO – Peak Music Power Output)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소비자들이 흔히 <~와트급> 또는 <최대 ~와트 출력>이라는 표기는 이 순간최대출력을 말한다. 이 수치는 공인 표기법은 아니고 제조사들이 임의로 계산해 홍보 목적으로 주로 쓴다. 국가 마다 계산 기준도 다르다. 그래서 같은 출력이라도 이 최대치는 국가마다 제각각 표기되는 경우도 많다.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제조사나 유통사 입맛대로 출력을 표기하고 있는 것이 지금 실정이다.

순간최대출력 표기는 과거에도 있었다. 약 10~15년 이전, PC 스피커 시장이 그랬다. 당시에는 유명 제조사는 물론이고 중소 스피커 제조사와 유통사 모두 정격출력보다 순간최대출력을 앞세워 홍보하는 것이 관례였다. 소형 2채널 스피커가 200~300와트 출력이 가능하다고 알리기도 했다. 업계가 앞다퉈 출력 수치를 높이는 것에 열을 올리니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였다. 이후 스피커 시장은 정격출력을 중심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화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가 지나친 스피커 최대출력 표기

흔히 스피커 업계는 출력을 대부분 정격으로 표기하고 있다. 유명 오디오 브랜드들은 그마저도 표기하지 않는다. 정격출력이라는 수치 자체가 음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최대 수치를 표기하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정격출력과 병행표기하며 해당 수치를 강조하지 않고 참고하라는 형태로 표시한다. 그러나 일부 제조사 및 유통사는 정격출력보다 최대수치를 더 강조한다.

스피커 정보 왜곡의 예. 유닛의 최대출력치를 모두 더해 마치 좋은 소리를 내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이 최대 출력의 수치가 스피커 내 모든 유닛을 더해 나온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정격출력에는 우퍼나 패시브 라디에이터와 같은 진동에 의한 신호 전달은 포함하지 않는다. 소리를 출력하는 것이 아니라 '진동'을 전달하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출력과 순간최대출력을 표시할 때 진동을 전달하는 기구인 우퍼의 존재까지 모두 포함한다. 정격출력 24와트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순식간에 80와트 또는 그 이상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피커 정보 왜곡의 예 중 하나. 정격출력보다 의미 없는 최대출력 수치를 강조하고 있다.

위 이미지에 적용된 제품의 예를 들어보자. 여기에는 스피커 유닛 2개와 우퍼 1개, 패시브 라디에이터 1개 등 총 4개의 유닛이 탑재된다. 실제 소리를 내는 스피커 유닛의 정격출력은 12와트, 이를 계산하면 스피커의 정격출력은 24와트(12W x 2)다. 하지만 최대출력 기준으로 계산하면 우퍼 12와트와 패시브 라디에이터 20와트, 스피커 유닛은 정격출력에서 2배 부풀려져 총 80와트(24+24+12+20)의 출력이라는 엄청난 수치로 재탄생하게 된다.

당장 최대출력을 앞세워 홍보하니 해당 상품정보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현혹될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냉정해져야 한다. 정격출력이 높아도 소리가 좋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 하물며 최대출력이 높다고 소리가 좋다는 보장도 없다. 스피커라는 물건 자체가 출력만으로 모든 것을 대변하지 않아서다.

일부는 최대출력이 아닌 정격출력을 내세운 경우도 있다.

이렇게 출력을 부풀려 홍보하는 곳은 주로 유명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 유통 및 제조사들이 더 많았다. 기자가 가격비교 사이트 내 블루투스 스피커의 상품정보를 확인해 보니 알려진 브랜드의 스피커 제품은 대부분 정격출력을, 그렇지 않은 곳은 정격과 최대출력을 함께 공개했다. 그리고 출력을 병행표기한 곳의 대부분은 최대출력을 강조한 내용을 1~2건 가량 포함시켰다.

출력 높다고 무조건 소리가 좋은 것은 아니다

스피커 출력은 선택의 기준점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것이 소리의 절대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소비자가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스피커의 소리는 유닛의 출력으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로 우리가 타는 자동차는 출력도 중요하지만 차대의 튼튼함과 휠(바퀴)/타이어의 성능, 다양한 옵션 및 기능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려야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스피커도 마찬가지다. 스피커를 구성하는 유닛부터 외관의 재질과 디자인(인클로저), 출력을 담당하는 앰프, 디지털 신호를 변환하는 장치 등이 조화롭게 설계되어야 한다.

실제로 구조적으로 뛰어난 스피커들은 낮은 정격출력 수치를 보여도 청음 시 좋은 음질을 내는 경우가 있다. 예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던 소니의 블루투스 스피커, 히어 고(h.ear go) 같은 경우는 유닛 총출력이 24W(12W 스피커 x 2)지만 전반적인 음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화려한 효과와 디자인, 음질로 일부 호평 받았던 JBL의 펄스3도 정격 출력은 20W 수준이다.

소리는 주관적 요소가 많이 개입된다. 사람따라 음악적 취향도 다르고 원하는 소리의 성향도 다르다. 누군가는 클래식을 좋아하고 다른 누군가는 힙합이나 댄스 음악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모든 스피커는 이를 100% 만족시켜줄 수 없기에 소비자는 타협하거나 성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청음이다. 구매 전 제품을 경험해야 후회가 적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도 정말 자신 있다면 정보를 왜곡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소비자들에게 청음의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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