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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 얼굴 아니어도 잠금해제~ 애플 아이폰X의 신묘한 힘

강형석

애플 아이폰X.[IT동아 강형석 기자] 아이폰X는 지난해 공개되었을 때부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던 제품이었다. 지금이야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한풀 꺾인 느낌이 강하지만 잠재력 있는 스마트폰임에는 틀림 없다. 기존 아이폰과 다른 노선을 걷는, 어떻게 보면 애플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한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화제의(한 때) 스마트폰, 아이폰X를 잠깐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사실 국내 출시되는 시기에 맞춰 접해볼 수 있었지만 뒤늦게 소개하게 되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온라인이나 TV 등을 통해 아이폰X를 다양하게 접해봤을 터, 복습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 봤다.

일체감 절정에 달한 설계, 자신감 가득한 디자인

아이폰X의 디자인은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전반적인 느낌 자체는 다른 스마트폰과 큰 차이 없는 형태가 되었지만 완성도 자체는 높다. 특히 디스플레이에 대한 부분이 놀랍다. 매우 얇은 베젤(화면 테두리)을 통해 일체감을 주고 있으며 그에 맞춰 패널도 디자인 되어 있다. 애플의 자신감에 절정에 달한 설계 기술이 빛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논란의 상단 M형 디스플레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부분.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이므로 따로 평가하지는 않겠다. 상단 디스플레이 중앙에는 얼굴 인식을 위한 적외선 센서와 전면 카메라, 스피커 등 부품이 탑재되기에 어쩔 수 없이 이런 형태를 취했을 것이라 예상해 본다.

아이폰X의 디스플레이는 본체 형상에 맞춰 설계되어 있다.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도 좋다. 주변부를 기존 알루미늄 느낌이 아닌 고광택 금속 재질을 활용해 만들었으므로 손에서 다소 미끄러지는 느낌은 있다. 손에 핸드크림을 바르면 어떻게든 손에서 벗어나 자유낙하를 시도하려는 아이폰X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크기는 가로 70.9mm, 세로 143.6mm, 두께 7.7mm다. 아이폰 8 플러스 대비 조금 작은 수준. 무게는 174g으로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재질 덕분인지 실제로 쥐었을 때는 묵직함이 느껴지기도.

애플 아이폰X.

디스플레이는 5.8인치, 2,436 x 1,125 해상도의 슈퍼 레티나 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기존과 달리 이번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썼다는 것이 차이다. 1인치당 픽셀 집적도는 458ppi다. 명암비는 100만대 1 정도로 엄청난 사양을 자랑한다. 이는 소자 자체가 빛을 내는 OLED에 의한 것이다. 패널은 바뀌었어도 DCI-P3 규격에 대응하는 색역 표현은 그대로 이어진다. 이 규격은 디지털 영상 조약(DCI)에서 정의한 것으로 sRGB 대비 25% 더 넓은 색역 표현을 지원한다.

실내와 야외 등 여러 환경에 따라 주변광 센서가 이를 인지하고 디스플레이의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는 트루 톤 디스플레이(True Tone Display) 기술도 그대로다. 이 기술로 인해 시간과 장소 가리지 않고 최적의 화면을 보여준다는 점은 장점이다.

애플 아이폰X.

후면 디자인은 얼핏 아이폰8과 유사한데 대신 카메라 위치가 가로에서 세로로 배치된 것이 다르다. 설계는 동일하다. 심도가 50% 깊어진 맞춤형 유리를 적용했고 7층 잉크 프로세스로 본체의 색조와 불투명도를 구현했고, 반사형 광학층을 도입해 색감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이는 무선 충전을 위한 설계다.

카메라는 망원과 광각 카메라가 각각 탑재되어 있는데, 모두 동일한 1,2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배치된다. 카메라는 광각 f/1.8, 망원 f/2.4의 조리개로 밝은 편이다. 렌즈는 6매 렌즈로 이미지 품질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으며 손떨림 보정 기술이 들어가 셔터 속도가 부족해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낸다. 그 위에는 다시 사파이어 크리스털 커버 적용돼 렌즈들을 보호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최고의 보안 기술인 페이스ID

아이폰X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는 페이스ID에 있다. 기존에는 지문을 등록하는 터치ID 방식이었는데, 기기 전면 전체를 액정으로 꾸미다 보니까 터치ID를 탑재할 수 없었고 이를 대신하는 것이 바로 전면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활용한 페이스ID다.

M자 모양의 디스플레이, 그 검은 구역에는 카메라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부품이 탑재된다. 적외선 카메라를 시작으로 투광 일루미네이터, 근접센서, 주변광 센서, 도트 프로젝터 등이다. 이들은 사람의 얼굴 형태나 형상을 입체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이를 보안에 반영한다. TV 광고에서 보듯 안경을 쓰거나 화장을 해도 아이폰 잠금이 해제되는 것은 얼굴 자체가 아닌 이를 입체적으로 반영해 적용해서다.

사람 얼굴 또는 비슷한 형상의 모형이라면 곧잘 인식하는 페이스ID.

때문에 페이스ID 등록 시에는 사람 얼굴을 정면이 아닌 원을 그리며 인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턱선이나 얼굴의 굴곡 등을 충분히 등록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는 700만 화소 사양이다. f/2.2 조리개 값을 제공한다. 전면 카메라로는 풀HD 촬영이 가능하고 페이스ID 등록이 마무리되면 메시지를 보낼 때 글자가 아닌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애니모티콘이 사용 가능해진다.

잠금해제도 잘 된다.

이 때 궁금증이 생겼다. 진짜 사람 얼굴이 아니라 ‘피규어의 얼굴을 인식하면 어떻게 될까?’하고 말이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피규어를 꺼내 페이스ID 등록을 시작했다. 반신반의했는데, 놀랍게도 아이폰X는 이 피규어를 사람으로 인지한 것 같다. 몇 번의 작업 끝에 피규어의 얼굴을 등록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등록 후 피규어 얼굴을 가져다 대면 잠금이 해제된다. 얼굴 인식만 하게 되면 사실 보안에 취약하다. 혹여 내가 인사불성일 때 누군가 내 아이폰X를 가지고 얼굴에 가져다 대면 잠금이 해제될 것 아닌가. 그래서 애플은 페이스ID 외에도 별도의 비밀번호 등록 과정을 거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피규어 얼굴을 등록해 두면? 설마 누가 이렇게 페이스ID를 등록할까. 한편으로는 최적의 보안 유지 방식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놀랍게도 등록이나 해제 모두 잘 된다. 혹여 내 얼굴 정보가 공공재로 쓰일까 무섭다면 이 방법을 고려해 봐도 좋겠다. 물론 농담이다.

아이폰8 8플러스와 동일한 사양, 성능에 불만은 없어

이 제품에도 애플이 새로 개발한 A11 바이오닉(BIONIC)이 탑재돼 있다. 6코어 프로세서로 이 중 4개는 고효율, 2개는 고성능을 담당한다. 각각 기존 대비 70%, 30%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고. 다른 프로세서처럼 코어가 각각 묶인 상태에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효율성을 확보하고 최적의 애플리케이션 사용감을 제공할 수 있다.

A11 바이오닉의 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게임을 자주 즐기는 기자에게는 아이폰8 시리즈만큼 아이폰X도 만족스럽다. 일본 앱스토어에 있는 아이돌마스터 밀리언라이브 시어터데이즈(밀리시타)를 실행해 보니 최고 수준의 3D 효과를 적용해도 끊김 없이 매우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게임 내 구현되는 실시간 3D 화면도 아쉬움 없다.

아직 화면을 100% 쓰지 못하는 게임이 있지만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도쿄 세븐스 시스터즈(나나시스)도 잘 실행됐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배경이 뚝뚝 끊겨 나오는데 아이폰에서는 자연스럽게 재생된다. 물론 게임 자체가 높은 사양을 차지하지 않아서 아이폰X가 아닌 아이폰6S나 그 이하 스마트폰이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만 아니면 된다.

아이폰X로 촬영한 이미지.

사진 촬영 성능은 놀라울 따름이다. 인물사진 조명 기능도 그렇고 결과물 품질 자체가 뛰어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특정 환경에서 이미지가 거칠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지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이 외에도 노이즈 억제력이나 화이트 밸런스 모두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아이폰8 시리즈에서도 강력했던 동영상 기능도 여전하다. 최대 60매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4K 영상을 기록할 수 있으며, 풀HD 해상도는 최대 240매 영상 기록이 가능하다. HEVC와 H.264 압축 기술을 통해 영상을 자연스레 기록하고 다듬을 수 있다.

아이폰X 또는 아이폰8 플러스, 선택은 자유

아이폰X의 가격. 64GB는 142만 원, 256GB는 163만 원이다. 요즘 같은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면 국내 가격은 조금 터무니 없다. 북미 기준으로 봐도 64GB가 999달러(원화 약 107만 5,500원 상당), 256GB가 1,149달러(원화 약 123만 7,000원 상당)다. 환율을 매매 기준율이 아니라 현찰을 살 때에도 20만 원 가량 저렴하다. 구매 시 미국 내 세금을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물류비나 마진 등을 고려했을 때 이 가격이 합당한지는 미지수다.

기기 자체로 놓고 보면 아쉬움은 없다. 성능도 뛰어난데다 부가 요소들도 기대 이상이다. OLED 번인 또는 지금 당장 어색하게 느껴지는 M자형(상단 한정) 디스플레이 디자인 같은 일부 요소는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다. 조금 애매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지금 애플이 처한 현실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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