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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얇고 가볍다. 그리고? 2018년형 LG 그램(15Z980)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LG전자의 슬림형 노트북 시리즈인 '그램(Gram)'은 요즘 PC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제품 중 하나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램 시리즈가 좋기만 했던 건 아니다. 2014년에 처음 등장한 1세대 그램은 1kg에도 미치지 않는 가벼운 무게와 1cm 대의 슬림한 두께를 자랑했지만, 배터리 유지시간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이듬해에 출시된 2세대 그램부터는 전력효율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을 들었으며, 2017년에는 '온 종일 사용가능'을 강조한 '올데이(all-day) 그램'을 출시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최근 출시한 2018년형 그램은 기존 제품에서 호평 받았던 높은 휴대성 및 전력 효율을 계승하면서 내구성 및 부가기능, 그리고 보안 능력 및 업그레이드 편의성까지 향상되었음을 강조한다. 2018년형 그램(모델명 15Z980)의 면모를 살펴보자.

15인치급 모델도 무게 1Kg 남짓, 역시 '그램'

2018년형 그램은 화면 크기에 따라 13.3 인치형 화면을 갖춘 13Z980 시리즈(통칭 그램13), 14 인치 화면의 14Z980 시리즈(통칭 그램14), 그리고 15.6 인치 화면의 15Z980 시리즈(통칭 그램15)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각 시리즈 내에 프로세서 및 메모리, 저장소 등의 사양 차이에 따른 다수의 세부 모델이 존재한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15.6인치 화면에 8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한 15Z980-GA76K로, 사실상 2018년 그램 중에 최상위 모델에 속한다.

2018년형 LG 그램(15Z980)

제품의 외형은 꾸준히 사랑 받은 기존 그램 시리즈의 정체성을 계승하고 있다. 15.6 인치의 제법 큰 화면을 갖추고 있음에도 제품의 두께는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16.8mm로 얇으며, 제품의 무게는 사양표 상 1,095g이다. 여전히 동급 제품 중에서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한다. 실제 리뷰 제품의 무게를 달아보니 1,100g이었는데, 이 정도 차이(0.005g)는 오차범위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직접 무게 측정한 결과

화면은 범용성이 높은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를 갖추고 있으며, 고급 모니터에 주로 쓰는 IPS 패널 기반이라 컬러 표현 능력 및 시야각이 좋다. 현재 상태에서도 전반적인 화질이 만족스럽긴 하지만, 4K UHD급 해상도(3,840 x 2,160)를 갖춘 모델도 출시해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밀리터리 스펙' 품은 화사한 외관

상판에는 LG 로고 대신 'gram' 브랜드를 강조하고 있는데, LG전자에서 향후에도 그램을 자사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제품 컬러는 흰색 및 회색 모델이 함께 팔리고 있는데, 그 중 주력은 흰색인 것 같다. 시장에 유통되는 제품 중에도 흰색의 비율이 확실히 높다.

2018년형 LG 그램(15Z980)

화사한 색상 때문에 플라스틱 재질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금속 재질이다. 리뷰 중에 제품 내부를 직접 확인했다. 고급형 노트북이나 DSLR 카메라 등의 제조에 주로 쓰이는 마그네슘 합금 재질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무게가 가벼우면서 강도는 높은 것이 특징이다.

바디는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재질이다

실제로 2018년형 그램은 이른바 일명 ‘밀리터리 스펙’으로도 불리는 미국 국방성 신뢰성 테스트(MIL-STD; Military Standard)를 거쳤으며, 그 중 7개 항목(충격, 먼지, 고온, 저온, 진동, 염무, 저압)을 통과한 제품이다. 휴대용 기기로서 꼭 필요한 내구성 측면에서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 하다.

무난한 인터페이스 구성, USB 통한 노트북 충전도 지원

측면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USB 3.0 포트 4(A타입 3개, C타입 1개) 및 전원 포트, 음성 입출력 겸용 포트, 외부 영상 출력용 HDMI 포트, 마이크로SD카드 리더, 그리고 도난방지용 캔싱턴락 홀이 각 1개씩 달려있다.

우측면

유선랜 포트는 달려있지 않으니 USB-랜 변환 젠더(별매)를 꽂거나 내장된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해야 한다. 15Z980의 와이파이 기능은 이른바 '기가와이파이'라 불리는 802.11ac 규격이며, 최대 867Mbps의 속도를 낸다. 물론 이 속도로 접속을 하려면 공유기 역시 802.11ac 규격 및 867Mbps 속도를 지원해야 한다.

좌측면

본 제품의 인터페이스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개의 타입C 규격 USB 포트다. 이를 통해 외부 기기(스마트폰 등)의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소프트웨어 설정에 따라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외부기기 충전 가능). 대개 노트북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경우 충전 속도가 현저히 느리기 마련인데, 2018년형 그램은 고속 충전이 가능해 USB 포트 활용도가 높다.   

또한 반대로 외부의 USB 충전기나 외장형 배터리를 통해 그램 노트북을 충전할 수도 있다. 평상시에는 노트북과 함께 제공되는 AC 어댑터로 충전하면 되지만, 주변에 콘센트가 없을 때, 혹은 AC 어댑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폰용 충전기나 외장 배터리로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으니 더욱 편리하다.

USB-C 포트를 통한 고속 충전이 가능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노트북으로 외부기기를 충전할 때는 이렇다 할 조건이 없지만, 반대로 USB 충전기나 외장 배터리로 노트북을 충전할 때는 5V/2.0A 이상의 출력, 그리고 USB-PD(Power Delivery) 규격을 지원하는 기기를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트북 충전이 되지 않는다.

5V/2.0A 이상의 출력을 갖춘 USB 충전기나 외장 배터리는 흔히 볼 수 있지만 USB-PD 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다만 USB-PD 방식이 USB 공식 충전규격이 된 만큼, 이후로는 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다양해지리라 예상한다. 만약 2018년형 그램을 위한 USB 충전기나 보조배터리를 따로 구매하고자 한다면 USB-PD 규격을 지원하는지를 꼭 확인하자.

지문 센서 겸한 전원 버튼, 원터치로 부팅에서 로그인까지

키보드 부분 역시 특색이 있다. 백라이트(내부 조명)을 갖추고 있어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할 때 유용하며, 소형 노트북에서는 곧장 삭제되곤 하는 우측 숫자패드도 빠짐없이 갖췄다. 다만, 엔터(Enter)키의 크기가 좀 작은 건 약간 아쉬운 점이다.

백라이트를 탑재한 키보드

키보드 우측상단에는 전원 버튼이 있는데, 이는 단순히 전원을 켜고 켜는 용도 외에 사용자의 지문을 감지해 윈도우 로그인 시 비밀번호 입력을 대체하는 센서 역할을 겸한다. 일반적인 노트북들의 경우, 일단 전원 버튼을 눌러 부팅을 한 후에 윈도우 로그인 과정에서 별도의 센서로 지문을 인식시키는 과정이 별도로 이어진다.

지문 센서를 겸하는 전원 버튼

반면, 2018년형 그램에 달린 지문 인식 전원 버튼은 한 번 누르면 본체 부팅에서 윈도우 로그인까지 원터치로 완료되므로 한층 편의성이 높다. 손 끝을 센서에 문지를 필요 없이 한 번의 터치로 지문 인식이 이루어지는 것도 장점이다.

충실한 사양, 게임도 어느 정도 가능?

리뷰에 이용한 15Z980-GA76K 모델의 경우, 8세대 코어 i7-8550U 프로세서(4코어 8쓰레드, 1.8GHz, 인텔 UHD 620 그래픽 내장) 및 16GB DDR4 메모리, 그리고 512GB의 SSD를 탑재한 고사양 제품이다.

특히 고용량 메모리와 SSD를 탑재하고 있어서 전원 버튼을 누르고 10초 이내에 윈도우10 부팅을 끝내며, 웹 서핑 및 문서작성, 동영상 구동 등의 일반적인 작업을 할 때 전반적으로 빠른 반응속도 및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다.

옵션 조절을 통해 오버워치를 무리없이 플레이 가능

내장형 그래픽을 이용하기에 게임 구동능력은 데스크탑에 맞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픽 옵션을 약간 조정하면 '오버워치' 정도의 게임은 할 수 있다. 1280 x 720 해상도에 그래픽 품질 '중간'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오버워치가 초당 50 프레임 전후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게이밍 노트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예 게임을 포기할 수준이었던 기존의 슬림형 노트북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다.

업그레이드 편의성도 독보적

만약 사용하다 필요한 경우 일부 사양을 업그레이드해서 쓸 수 있다. 2018년형 그램은 1kg대 슬림형 노트북으로선 유일무이하게 업그레이드 편의성이 좋은 편이다. 노트북 바닥에 있는 8개의 나사를 풀면 하단 커버를 열어 메모리 및 SSD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일부 나사는 고무 발판을 떼어야 나타난다).

제품 하단 커버를 분리한 모습

15Z980 시리즈는 출고 시 기판에 8GB 시스템 메모리(일부 모델은 4GB)가 온보드(교체 불가) 형식으로 붙어있으며 여기에 확장이 가능한 1개의 메모리 슬롯이 달려있다. 여기에 시중에서 파는 노트북용 DDR4 메모리를 추가해 용량 증설이 가능하다. 시스템 메모리를 증설하면 덩치가 큰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 혹은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때 한층 원활해진다. 참고로 리뷰에 이용한 15Z980-GA76K 모델은 이미 이 슬롯에 8GB 메모리가 추가되어 총 메모리 16GB 상태로 출고되므로 굳이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가 없다.

1개의 빈 슬롯에 메모리 추가 가능

SSD를 추가해 저장용량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HDD는 장착 불가). 15Z980는 크기가 작은 M.2 규격의 SSD가 호환되는데, 총 2개의 2280(22 x 80mm) 사이즈 슬롯을 갖췄기 때문에 출고 시 탑재된 SSD에 더해 또 1개의 SSD를 추가 장착할 수 있다.

2개의 M.2 SSD 탑재 가능

참고로 일반(SATA 성능) M.2 SSD보다 속도가 빠른 NVMe 지원 M.2 SSD도 호환이 된다. 다만 2개의 SSD를 장착할 경우, 그 중 1개만 NVMe 모드로 구동한다고 기판에 표기되어있으므로 참고하자.

실제로 측정해 본 배터리 구동 가능 시간

성능이나 업그레이드 편의성 이상으로 주목할 만한 점은 배터리 효율이다.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트북 내부를 살펴보니 내부 공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7.7V 72Wh / 9450mAh로 상당한 대용량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구동이 가능할까? 배터리 100% 상태에서 충전 어댑터를 분리하고 풀HD급 동영상을 연속 구동하며 배터리가 얼마나 빨리 소모되는지 테스트해봤다. 참고로 이런 테스트를 할 때 전력 소모를 더 줄이기 위해 화면 밝기를 최저로 낮추거나 와이파이를 비활성화 시키는 등의 조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선 현실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윈도우10 전원 정책을 초기값인 '균형' 모드로 둔 상태에서 자동 화면 꺼짐 및 대기모드 진입 기능만 비활성화했다.

100% 충전 상태에서 12시간 동안 풀HD 동영상의 구동 가능

테스트 결과, 약 12시간을 연속 구동한 후 배터리 잔량이 10% 이하로 떨어지며 배터리 부족 경고 메시지가 드는 것을 확인했다. 코어 i7급의 노트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우수한 배터리 효율이다.

편리해져야 살아남는다는 간단하고도 어려운 해답

1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모바일 컴퓨터'의 대명사는 역시 노트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이른바 스마트 기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작고 가벼우며, 배터리도 더 오래가는 등, '모바일'의 정의에 더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노트북 업계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답은 심플하다. 노트북 역시 휴대성 및 전력 효율을 향상시켜 한층 더 편리해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LG전자의 그램 시리즈 역시 이런 근본적인 고민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된 2018년형 제품은 그에 대한 대답 중 하나다. 화면 크기 대비 얇고 가벼우며, 충실한 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넉넉한 배터리 구동시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슬림형 노트북에서는 크게 기대할 수 없던 업그레이드 편의성까지 제공하고 있어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 엔터키가 좀 작은 점 등은 옥의 티지만 전반적으로 장점이 확실히 더 많은 제품임은 확실하다. 향후 4K UHD 화면까지 탑재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참고로 2018년형 그램은 출하가 기준으로 13Z980-GR30K(13.3형, 코어 i3-7100U)가 145만원, 14Z980-GA50K(14형, 코어 i5-8250U)가 184만원, 15Z980-GA70K(15.6형, 코어i7-8550U)가 220만원 이다. 요즘 워낙 저렴한 보급형 노트북이 많이 나와 있지만, 모든 면에서 두루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구매를 고려할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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