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언제 어디든 스크린골프, 파이네트웍스 '파이골프'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스키나 스노보드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겨울은 그저 반가운 계절이지만(더구나 올 겨울에는 동계올림픽도 열리기도 하고), 야구나 축구, 테니스, 골프 등의 하계 스포츠에게는 역량과 실력을 다지는 훈련의 기간이다.

그나마 골프나 야구는 각각 스크린골프, 스크린야구 연습장의 확산으로 사철 마음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골프의 경우 골프채(클럽)에 부착하여 스윙 형태, 속도, 패턴 등의 스윙 데이터를 스마트폰을 통해 분석할 수 있는 기기도 나와 있다.

센서 기술이 크게 향상되면서 골퍼의 연습 스윙만으로 스윙 궤도나 스윙 속도, 클럽 페이스 타격 각도, 예상 비거리 등을 좀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골퍼 혼자 얼마든지 효율적인 스윙 훈련을 할 수 있다.

'골프스윙 분석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이들 센싱 제품은, 클럽 손잡이 쪽에 부착(혹은 거치)해 스윙/타격 시 정보를 측정하여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현재 5~6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기능 면이나 활용 면에서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다. 이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파이네트웍스의 '파이골프(PhiGolf)'가 제법 흥미로워 보인다.

파이네트웍스 골프측정기 '파이골프'
파이네트웍스 골프측정기 '파이골프'

파이골프는 클럽 손잡이(그립) 뒤 구멍에 끼워 사용한다. 거의 모든 클럽 그립 뒤에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파이골프의 뾰족한 삽입부를 눌러 끼우면 된다. 완전히 밀착, 단단히 고정되는 건 아니지만, 스윙하다 빠질 정도로 헐렁하지는 않다. (당연히 그립 뒤에 구멍이 없는 클럽이라면 구멍을 뚫지 않는 한 부착/사용할 수 없다.)

파이골프는 그립 뒤 구멍에 꽂아
사용한다
파이골프는 그립 뒤 구멍에 꽂아 사용한다

본체 위에는 전원 버튼과 사각형의 상태 표시등이 있고, 옆에는 마이크로USB 충전 단자가 있다. 이외 방향 표시 화살표 마크가 인쇄돼 있는데, 그립 끝에 끼울 때 이 화살표가 위(골퍼 시선에서 12시 방향)쪽을 가리키도록 해야 한다.

파이골프 화살표 표시가 위로 향하게
꽂는다
파이골프 화살표 표시가 위로 향하게 꽂는다

이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파이골프 앱'을 내려받아 설치할 차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Phigolf'를 검색해 설치하면 된다. 파이골프와 스마트폰은 블루투스로 연결되니,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켜야 함은 당연하다.

파이골프의 전원 버튼을 1초 이상 누르면 전원이 켜지고, 이후 앱을 실행해 파이골프를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준비 완료다. (참고로, 파이골프 충전 중에는 스마트폰과 연결되지 않는다.)

스마트폰과는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스마트폰과는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우선, 파이골프 앱을 간단히 살펴본다.

골프를 치는 이들이라면 혹은 스크린골프에 가본 이들이라면, 앱 화면 구성만 봐도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결하다. (하긴 골프를 모르는 사람이 파이골프를 사용하진 않을 테니...)

'스트로크 게임'은 스크린골프와 동일한 방식으로 가상의 필드 라운딩을 진행하며, '연습장'은 말 그대로 드라이빙 레인지 연습장이다. '니어리스트 게임'은 숏게임 방식으로 30미터 ~ 100미터 거리에서 홀컵에 가깝게 붙이는 연습이다.

'어프로치 게임'은 가상의 필드 내 100미터 내외의 어프로치, 즉 파3 게임이다. '퍼팅 게임'은 그린 위에서 퍼팅만 연습하는 투 퍼팅 게임이다. 이외 '온라인 멀티게임'과 '이벤트 대회'는 차후 추가 지원될 예정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원격으로 가상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골퍼라면 화면만으로도 대충 감 잡겠지만, 파이골프늘 일종의 '간이 스크린골프 연습'이다.

파이골프 앱의 초기
화면
파이골프 앱의 초기 화면

이제, 파이골프를 클럽 뒤에 꽂고 전원을 켠 다음 평소처럼 어드레스 자세를 잡는다. 파이골프의 화살표 표시가 12시를 향하게 되는데, 이때 앱 화면 하단의 센서 위치도 12시 방향이 되도록 맞추면 'Ready' 표시(음성)가 나타난다. 이후 정상 (빈)스윙을 하면 된다.

앱 화면을 보며 센서가 12시 방향에 맞춰지도록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앱 화면을 보며 센서가 12시 방향에 맞춰지도록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그럼 파이골프 센서가 스윙 궤도와 속도, 클럽 페이스의 방향, 공 타격(임팩트) 각도, 예상 비거리 등을 측정해 화면에 보여준다. 스크린골프의 드라이빙 레인지와 유사하다.

참고로, 화면 우측 상단의 설정 아이콘을 터치하면, 효과음/배경음을 켜고 끄거나 거리 단위를 미터 혹은 야드로 표시할 수 있다.

기자가 레슨 프로는 아니라서 이를 자세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스윙 결과 중 '스윙 패스(클럽 헤드가 공을 치며 지나는 방향, 인-아웃/아웃-인)'와 '페이스 앵글(타격 시 클면 페이스 각도)' 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윙 패스와 페이스 앵글이 바로, 아마추어 골퍼의 숙적 '슬라이스'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악성 슬라이스 구질을 교정하려면, 스윙 패스가 '인-투-아웃'(혹은 인-투-인)이 되도록, 그리고 페이스 앵글이 '0.0', 즉 '똑바로/스퀘어'가 되도록 연습해야 한다.

대략적인 스윙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대략적인 스윙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스윙 패스 수치(deg)가 음수면 아웃-인 스윙(페이드 구질), 양수면 인-아웃 스윙(드로 구질)임을 의미한다. 페이스 앵글 수치(deg)가 음수면 클럽 페이스가 닫혀 맞은 것, 양수면 열려 맞은 것이다. 이 두 수치에 따라 9가지의 구질이 결정된다.

파이골프는 공 없이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파이골프의 9축 자이로 센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물망이 설치된 인도어 연습장에서 직접 공을 치며 연습하는 게 좋다. 다만 50미터 내외의 어프로치는 공 없이 스윙 크기만으로도 연습할 수 있겠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크린골프를 이용해 본 적 있다면 파이골프 앱 대부분의 기능과 옵션을 금세 익힐 수 있다. 설령 골프를 처음 시작하더라도 앱 구성이나 진행 방식이 간소하니 몇 번 조작해 보면 이내 익숙해지리라.

한편 파이골프가 측정한 스윙 데이터를 일반 스크린골프와 비교해 보니, 클럽 헤드 속도, 스윙 패스, 페이스 각도, 예상 비거리 등의 측정 데이터를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출력하지만, 스크린골프 측정치와는 제법 차이가 난다. 공이 날아가는 방향과 구질(훅, 슬라이스 등) 정도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어쩔 수 없는, 수 천만 원 대의 센서/카메라 장비와 10만 원 대 센서의 차이다. 파이골프를 장착하고 스크린골프를 이용하진 않을 테니, 측정 센서가 없는 연습 환경(실내나 연습장 등)에서 활용하는 게 좋겠다. 측정 센서가 없는 실내외 연습장에서는 평소 막연한 스윙보다는 파이골프 앱으로 확인하며 한공 한공 소신 있게 연습하면 좋다.

스크린골프(좌)와 파이골프(우) 스윙 데이터
비교
스크린골프(좌)와 파이골프(우) 스윙 데이터 비교

이외 라운딩 방식이나 진행은 스크린골프와 거의 동일하니 '손 안의 스크린골프'라는 수식어는 인정할 만하다. 마치 예전에 인기 끌었던 모션 인식 비디오게임처럼 가족이나 동료,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기에는 모자람 없다.

추가로, 스트로크 게임의 경우 가상의 골프장 코스(9홀/18홀)를 구현했다. 다만 실제 필드에서의 스윙 결과와는 다를 수 있으니, 어디까지나 '게임'으로서 즐기길 권장한다.

가상 필드는 계속 업데이트 추가된다
가상 필드는 계속 업데이트 추가된다

스트로크 게임에서는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터 등 14개의 클럽을 골고루 잡아야 하기에, 클럽을 바꿀 때마다 파이골프를 이동 장착해야 한다. (잡아 빼서 다른 클럽에 끼우면 되는 거라 그리 번거롭진 않다.)

한편, 스마트폰도 괜찮지만 가급적 큰 화면에 앱을 설치하는 게 좋다. 7인치 화면 이상의 태블릿PC면 더욱 좋다. 스마트폰, 태블릿PC 화면을 TV로도 출력할 수 있으니(MHL 케이블 연결, 크롬캐스트/미라캐스트/미러링/애플 에어플래이 연결 등), 가정에서도 스윙연습채 등으로 즐길 수 있다(다만 과도한 스윙으로 인한 집기 파손에 주의).

파이골프 앱 화면을 TV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파이골프 앱 화면을 TV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현재는 초기 버전이라 품질 개선을 위해 개발사가 업데이트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그래도 18만 원대 가격으로 이만한 골프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게, 겨우 내내 TV 앞에서 유명 프로의 스윙 모습만 지켜보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생각한다.

마이크로USB 단자로 간편하게 충전
마이크로USB 단자로 간편하게 충전

거듭 강조하지만, 파이골프는 고가의 측정 센서를 내장한 장비가 아니니, 어디까지나 '연습 삼아, 재미 삼아' 활용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연습장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어떤 고민도 없이 무작정 공만 칠 게 아니라, 파이골프를 통해 자기 스윙의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면 올 시즌 라운딩에서 스코어를 줄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18홀 기준(72타) 100대 내외의 타수를 기록하는 '백돌이' 골퍼라면 관심 가져 보길.

끝으로, 파이골프 가격은 18만 9,000원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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