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이야기] 미국 대표 핀테크 BEST 3, 그들의 생존 전략은?

현대인의 삶 속에서 금융만큼 필수적이면서 잘 모르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수천 개의 금융상품이 있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몰라 손해를 보는, 금융 정보 비대칭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금융상품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맞춤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서비스로 혁신을 만들어 가는 회사들이 있다. 국내에는 토스, 핀다, 뱅크샐러드 등이 있으며, 미국에는 크레딧 카르마, 민트 그리고 너드 월렛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당 업체들은 은행, 증권사 등 제도권 금융상품부터 신용카드, 보험 등 개인에게 필요한 모든 금융상품 정보를 다룬다. 사람마다 필요한 금융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상품 정보는 각 개인에 맞춰 제공한다. 특히, 각 업체마다 자사만의 알고리즘으로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있는데, 이렇게 시스템으로 금융상품을 비교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금융 기업은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판매 수수료가 좋아지고, 소비자에게 더 좋은 이자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금융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서비스다. 서비스 수익모델은 상품 중개수수료를 받거나 광고로 수익을 얻는다.

앞서 언급한 3사는 모두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하지만, 개인 금융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다투는 그들의 비즈니스 및 마케팅 전략은 모두 달랐다.

신용정보를 토대로 금융상품 추천, 크레딧 카르마

미국 시장에서만 7,500만 회원들이 사용하며, 기업가치 3.5억 달러(한화 약 4조원)를 넘어서는 크레딧 카르마(Creditkarma)부터 살펴보자.

크레딧카르마는 사용자들이 무료로 자신의 신용점수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해 소비자를 유치했다. 미국 주요 신용평가기관과 제휴해 소비자가 크레딧카르마 웹사이트에서 이름, 이메일, 주소, 사회 보장 번호 마지막 4자리만 입력하면 신용점수 보고서와 신용도 개선을 위한 통계 서비스 등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보다 금융 거래 시 신용정보에 대한 접근도가 중요한데, 신용점수에 따라 실생활에서는 원하는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할 정도다. 이러한 신용점수를 간편하게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은 크레딧카르마가 소비자를 유치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신용점수가 건전한지, 빚이 있다면 어떻게 갚아 나갈 수 있는지 등을 조언해 서비스 신뢰도를 높여 나갔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의 신용정보에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자연스럽게 추천, 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을 높여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크레딧카르마의 무료 신용 보고서, 출처:
크레딧카르마
크레딧카르마의 무료 신용 보고서, 출처: 크레딧카르마

< 크레딧카르마의 무료 신용 보고서, 출처: 크레딧카르마 >

이외에도 크레딧카르마는 2016년말부터 무료로 개인을 위한 세금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은 세법상 매년 4월 중순 자신의 소득을 정리하고, 연방정부나 주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데, 개인이 직접 자신의 세금을 정리하거나 큰 비용을 들여 세무전문가를 고용해 세금을 보고했다. 어렵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과정. 이를 크레딧카르마가 무료로 제공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아직 개인 맞춤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사용자에게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것. 아직 발전할 부분이 남아있긴 하지만, 관리나 추천 서비스를 더해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면서 2017년 6월, 5억 달러(한화 5,500억 원) 매출을 넘어섰다.

은행계좌 통합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차트화, 민트

2,000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인 민트(mint)는 사용자의 은행 계좌 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소비자가 어느 항목에서 얼마를 지출했고, 어떤 부분에서 얼마를 아껴야 더욱 건전한 재무 상태를 만들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쉽게 말해 재무현황을 전체적으로 보는 가계부를 제공한 셈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스스로 자신이 가입한 계좌에 따라 찾고 관리해야 했다. 대부분 한 계좌 이상에서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트는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보험, 증권 내역뿐만 아니라 주식과 보유 부동산 가치 변동 등을 통합해 한눈에 그래프로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업계는 기존 번거롭고 복잡한 과정을 생략,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한 사용성 때문에 소비자를 모을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민트는 타겟 고객층이 광범위해 어떤 사용자가 보더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 한다. 특히, 차트나 파이, 인포그래픽 등으로 표현해 소비와 지출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대부분의 은행과 신용카드 계좌를 민트와 연동해 소비자가 카테고리별 차트를 보고 자신의 예산 목표를 일주일 또는 최대 3개월까지 정해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민트 소비 내역 화면, 출처: The Next
Web
민트 소비 내역 화면, 출처: The Next Web

< 민트 소비 내역 화면, 출처: The Next Web >

사용자가 정한 예산 목표에서 잔액이 부족하거나 기존과 동떨어진 지출 내역이 발생하면, 앱이나 이메일로 주의를 주는 알림 발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시에 사용자 소비, 예산 내역에 따라 가장 적합한 신용카드, 대출 등 금융 상품을 추천한다. 사용자 금융거래, 지출, 수익 패턴 등을 분석해 현재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금융상품 추천은 민트가 수익화를 위해 취한 전략인 셈이다.

SEO 기반 컨텐츠를 통해 니즈있는 고객 획득, 너드월렛

1,000만 달러(한화 약 1,100억 원) 이상 연 매출을 달성하고 5,000만 달러(한화 약 5,500억 원) 기업가치의 너드월렛(nerdwallet)은 사업 초기부터 (언급한 업체들과) 다른 전략을 펼쳤다. 너드월렛은 사업 초기 SEO의 중요성을 깨닫고 금융 관련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들었고, 검색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를 유입했다. 특히, 금융 상품에 대한 콘텐츠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되면서 매우 기발한 콘텐츠들이 대박을 터트리며 소비자 유입을 확장했고, 구글에서 금융 관련 검색 시 약 10% 이상 점유율을 차지했다.

필자는 회사의 사업 전략을 고민하던 중 너드월렛의 공동창업자이자 COO였던 Jake Gibson과 사업개발팀에서 근무했던 담당자를 만나 그들의 초기 및 성장 전략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거대한 블로그로 성장하려는 전략으로 SEO에 적극적인 힘을 실었고, 이후 모기지, 대출, 신용카드 등 상품별로 팀을 나누어 각 팀에 개인금융 전문가를 영입, 적극적인 미디어 활동을 하도록 장려했다. 지금도 6개월에 한 번씩 유용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문조사나 공모전 등을 시행해 정보의 수준과 공신력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일례로 2012년에 외부 공모로 시행한 '사회 초년생이 살기 좋은 도시’ 콘텐츠는 파급력있는 다수의 지역 미디어에 게재되어 너드월렛이 빠르게 소비자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2014년에는 ‘여성 사업가들의 분포 동향’과 같이 쉽게 얻을 수 없는 자료도 제공해 다양한 사람들이 너드월렛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여성 사업가 동향, 출처:
너드월렛
미국 여성 사업가 동향, 출처: 너드월렛

< 미국 여성 사업가 동향, 출처: 너드월렛 >

너드월렛은 전문 콘텐츠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꾸준하게 유용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가 최적화된 금융상품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프로덕트를 개선하고 관리한다. 사용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서 너드월렛과 제휴하지 않은 금융사라도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금융상품이나 관련 내역들을 함께 노출하는 객관적 입장을 고수했다. 이러한 전략은 사용자가 너드월렛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해당 금융상품이나 내역을 포털에서 검색했을 때, 너드월렛이 출처(레퍼런스)로 노출되게 하는 효과를 올렸다. 실제로 너드월렛으로 유입되는 소비자의 90% 이상은 콘텐츠나 금융상품 등의 검색을 통해 유입하는 통계가 있다.

반면,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유입 효과를 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검색양 및 콘텐츠 마케팅 경쟁이 심해지면서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과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무료 신용정보 조회 같은 서비스를 추가하며, 다시 프로덕트를 강화하고 있다.

모방과 경쟁을 통한 의미있는 성장

위에서 살펴본 업체들은 모두 자사만의 강점을 지니면서, 상대방의 강점을 모방, 발전시켜 개인 금융 통합 관리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핀테크 시장 역시 소비자들에게 신용정보, 소비관리, 송금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여기서 획득한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물론, 국내 시장은 아직 개인 재무 관리 서비스라 하면 보험이나 신용카드를 판촉하기 위한 판매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행동 패턴에 잘 맞으며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좋은 서비스들이 등장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건전하고 성숙한 개인 금융시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글 / 핀다 김태은(taeeun@finda.co.kr)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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