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리뷰] '용량·성능·안정성' 잘 버무린 HDD,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

강형석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

[IT동아 강형석 기자] 저장장치, 그 중에서 오랜 시간 PC 발전과 함께한 하드디스크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처음부터 대용량을 앞세운 형태로 발전해 왔지만 최근 한계로 지적되던 10TB의 벽을 넘으며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자연스레 대용량 파일을 부담 없이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일반 PC는 물론이고 상시 돌아가는 서버나 네트워크 연결 저장장치(NAS)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용량 저장장치의 필요성은 전문 시장에서 더 빛을 발한다. 많은 이들이 큰 용량의 데이터를 읽고 쓰는 과정이 발생하고 이를 다수의 저장장치로 해결하기에는 공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 중에서 소규모 보안이나 데이터 센터는 한정된 공간에서 최적의 용량과 성능을 구현하려면 단일 저장장치의 용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한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Seagate Ironwolf) NAS 12TB 하드디스크는 그런 목적에 매우 충실한 제품이다. 단일 하드디스크에서 12TB, 단순 수치로 1만 2,000GB에 달하는 용량을 제공하는 대용량 저장장치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특성 상 대규모 집적형 데이터 센터보다 중소규모의 데이터 센터나 보안감시 시장, 개인용 NAS 등에 적합하다.

벌써 12TB? 무시무시한 용량

12TB, 과거 1TB 그러니까 1,000GB를 돌파할 때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더 많은 오디오, 비디오를 담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시간이 흐르고 흘로 지금 12배 용량을 갖춘 하드디스크가 눈 앞에 있다.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의 발전은 놀랍고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편으로는 용량이 무덤덤하게 느껴진다. SSD도 1TB를 돌파했고, 4~6TB 정도 용량을 갖춘 하드디스크 정도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

결과적으로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오디오, 비디오를 담을 수 있게 됐다. 그것도 엄청난 고화질로 말이다. 무려 12TB, 단순히 4GB 용량의 영상을 담는다고 하면 3,000여 편 가까운 수준이다. 용량이 작은 경우에는 더 많이 담는게 가능하다. 그 정도로 엄청난 수치다.

대용량이지만 덩치가 더 커지거나 하지 않았다. PC에서 쓰는 3.5인치 규격을 그대로 따른다. 독자 규격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연결도 PC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직렬 방식(SATA)을 쓴다. 그냥 케이블에 연결해주면 끝이다. 최신 시스템이라면 별도의 인식 작업을 거칠 필요도 없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

이제 본격적으로 아이언울프 NAS 12TB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씨게이트가 12TB를 구현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이다. 기존 10TB에서는 1.5TB 용량의 원판(플래터)을 총 7장 사용해 10TB를 구현했었다. 여기에 와서도 그 구성은 변함이 없다. 기왓장처럼 데이터 공간을 겹쳐 구성하는 SMR(Shingled Magnetic Recording) 방식이 아닌 데이터 저장 공간을 수직 배치한 PMR(Perpendicular Magnetic Recording)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12TB 구현을 위해 이 1.5TB 용량의 플래터를 총 8장 탑재하게 되었다. 이들은 1초에 7,200회 회전하면서 데이터를 읽고 쓴다. 하지만 촘촘히 배치된 플래터로 인해 자칫 고장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 적용됐다. 바로 애자일어레이(AgileArray)와 회전 진동(RV) 센서가 그것이다.

애자일어레이 기술은 하드디스크간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오류를 제어한다. 이를 위해 내부에는 이중 평면 방식 균형제어 장치가 적용된다. 이와 별도로 회전 진동(RV) 센서를 탑재해 하드디스크 내부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최소화한다. 이 제품은 단일로도 쓰이지만 두 대 이상 적용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이 같은 내외부 진동 제어 기술은 필수적이다.

전원 관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필요하지 않을 때는 회전수를 줄이는 식으로 부하와 진동, 전력소모를 억제하고 데이터 입출력이 필요한 순간에는 적절한 용량의 전원을 인가해 확실한 성능을 제공한다.

시놀로지 NAS에 적용되는 DSM.

이와 별개로 시놀로지(Synology)나 아수스토어(ASUSTOR)와 같은 네트워크 연결 저장장치(NAS)에서는 오류 예방이나 복구 등을 간편히 할 수 있도록 아이언울프 상태 관리(Ironwolf Health Management) 소프트웨어가 기본 제공된다. 4TB 이상부터 쓸 수 있는데, 이 제품은 12TB이므로 해당 브랜드의 NAS에서 기기를 사용한다면 반드시 이를 활용해 하드디스크를 안전하고 편하게 관리하면 되겠다.

보증은 국내에서 3년이 적용된다. 그에 맞춰 사용자 작업 부하 속도 제한(WRL)은 180TB가 된다. 평균 무고장 시간(MTBF)는 100만이 제공된다. 본래 기업용 하드디스크라고 하면 더 높은 기준이 제공되지만 가격적인 부분을 고려해 조금 축소된 경향이 있다. 더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는 환경이라면 상위 라인업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용량 하드디스크에 걸맞은 성능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NAS 12TB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PC에 연결해 측정 소프트웨어를 활용, 성능을 확인했다. 테스트 플랫폼은 8세대 인텔 코어 i7 8700K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스트릭스 Z370 G 게이밍 메인보드로 구성됐다. 이 외에 DDR4-3000 16GB 메모리와 600W 전원공급장치 등이 호흡을 맞췄다. 운영체제는 윈도 10 프로이고 최신 드라이버를 모두 적용한 상태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의 HD튠 쓰기 테스트 결과.

먼저 하드디스크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 HD튠(Tune)을 활용한 순차 쓰기 성능이다. 그래프를 확인해 보면 처음 4.8TB 구간까지는 초당 200~250MB 가량의 전송 속도를 유지하다가 이후 감소하게 된다. 모든 플래터 영역에 데이터가 작성되면 전송 속도는 최저 초당 113MB 가량에 이르게 된다. 대용량 하드디스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쓰기 속도다.

영역 접근 속도는 7밀리초(ms) 가량으로 이 역시 무난한 수치다. 프로세서 사용량도 크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다. 결과적으로 하드디스크의 쓰기 속도는 평균 초당 197.2MB을 기록했다. 최저 113.4MB/s, 최고 252.7MB/s 가량이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의 HD튠 읽기 테스트 결과.

이번에는 읽기 성능을 측정해 봤다. 그래프 구간 자체는 초기에 높은 속도를 구현하다 점차 줄어드는 하드디스크 특유의 형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읽기 속도 자체를 보면 쓰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이 독특하다. 이는 아무래도 데스크탑용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특수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 PC 환경에서는 쓰기보다 읽기 성능에 초점을 두는 반면, 전문 영역에서는 입출력 성능이 거의 동일한 것이 유리해서다.

그 결과, 읽기 속도는 최소 112.8MB/s, 최대 253.1MB/s를 각각 기록했다. 평균 197.6MB/s. 이 정도면 대용량 하드디스크의 속도로는 수긍이 되는 수준이다. 대신 쓰기 대비 데이터 영역 접근 시간은 14.4ms로 2배 가량 늘었다. 프로세서 사용량은 쓰기와 마찬가지로 적었다.

SSD에서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로 여러 파일을 복사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측정한 결과(단위:초).

이번에는 파일 복사 테스트를 진행했다. 총 3가지 파일을 준비했다. 먼저 4.8GB 용량의 단일 파일, 다른 하나는 32.5GB 용량을 가진 407개의 파일, 마지막은 62.3GB 용량으로 구성된 618개 파일이다. 각각 대용량 동영상 파일과 대규모 파일 복사 등을 구현하고자 했다. 해당 파일은 SSD에서 하드디스크로 하드디스크에서 SSD로 한 번씩 복사하며 시간을 측정했다.

먼저 SSD에 저장된 파일을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에 복사할 때다. 4.8GB 파일 하나를 복사하는데 16초면 충분했다. 이어 32.5GB 용량의 407개 파일을 복사하면 2분 26초(146초)가 소요된다. 마지막으로 62.3GB 용량의 618개 파일을 복사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4분 41초(281초)다. 이 테스트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실제 환경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로 보면 대용량 파일들을 자연스레 다루는 것에 문제 없는 수준의 성능이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에서 SSD로 여러 파일을 복사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측정한 결과(단위:초).

이번에는 반대로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동일한 파일을 SSD에 저장할 때의 시간을 측정했다. 하드디스크의 읽기 성능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먼저 단일 파일을 반대로 옮기는데 소요된 시간은 25초. 앞서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9초 가량 지연된 수치다. 이어 32.5GB 파일 복사 테스트에서는 4분 56초(296초), 62.3GB 복사 테스트에서는 9분 49초(589초)가 소요됐다.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파일을 읽어 들여 타 저장장치에 저장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편이다.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쓰기와 읽기가 비슷하게 측정된 것과 사뭇 다르다. 그러나 이는 저장장치 성능이나 연결 인터페이스 등에 따라 다르니 참고만 하자.

용량과 공간을 한 번에 해결하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 인터넷 최저가를 기준으로 약 60만 원대 초반에 구매 가능한 수준이다. 용량이 딱 절반인 6TB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제품에 따라 20만 원대 중반에서 30만 원대 초반이니까 정확히 2개 구매할 비용으로 1대의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초기 구매 부담은 존재하지만 공간을 절약하면서 엄청난 용량을 구현 가능한 것은 분명한 이점이다.

현재 씨게이트는 개인용 컴퓨팅 환경에 맞춘 바라쿠다(Barracuda), 내구성을 높인 아이언울프(Ironwolf), 보안 및 감시 환경에 맞춘 스카이호크(Skyhawk)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용은 이와 별개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아이언울프는 개인용 또는 소규모 기업에서 상시 운용되는 기기에 알맞은 성능과 내구성을 제공한다. 네트워크 연결 저장장치(NAS)가 대표적이다.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TB.

때문에 내구성은 일반 하드디스크 대비 뛰어나지만 기업용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는 여러 시장이 요구하는 성능과 내구성, 용량 등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다. 대용량 그리고 그에 맞는 가격을 충족하는 대신 약간의 내구성과 성능을 타협하는 식이다. 타협했지만 그래도 24/7 시장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점이 이 제품의 특징 중 하나다.

이렇게 하드디스크는 벌써 12TB의 용량을 달성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14TB도 나오고 자연스레 20TB도 돌파할 것이다. 이 즈음 되니까 과거 씨게이트를 이끌던 윌리엄 왓킨스(William D. Watkins)가 지난 2006년,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명언이 생각난다.

“솔직해지자.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람들이 쓸데없는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사고, 야동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돕는 물건을 만드는 것 뿐이다.”

그렇다. 뚜렷한 목적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우리의 삶이 동시에 윤택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저 명언 하나로 이 하드디스크의 목적은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으리라.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