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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CEO 열전] 자율주행차의 아버지, 모빌아이 창업자 암논 샤슈아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어린 시절 21세기의 발전상이라는 내용을 책이나 그림을 통해 본 기억이 난다. 거기에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놀라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동차는 날아다닐 것이고,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알아서 목적지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고 1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땅에서 굴러다니고 있고, 운전자가 직접 운전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실망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의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운전자 없이도 목적지를 향해 가는 꿈의 자동차가 마침내 공상의 영역에서 현실로 나오려 하고 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자동차 안전기술을 개발하는 모빌아이(Mobileye)의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최고경영자는 "2021년~2023년 정도면 4단계 또는 5단계 단계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에 사용자들이 알아서 목적지를 향해 굴러가는 자율주행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다른 사람이 이 말을 했다면 흘려들어도 되겠으나, 샤슈아의 말은 무게가 다르다. 샤슈아는 지난 30년 동안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이고, 20년 동안 '차량용 주행보조장치(DA, Driver Assistant)'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생산한 최고경영자이며, 무엇보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제한적인 형태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샤슈아를 '자율주행차의 아버지'라 표현해도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자동차 운전 시뮬레이션 기기에 탑승한 샤슈아 / 출처 암논 샤슈아 페이스북>

샤슈아는 인공지능의 원천 기술인 인공신경망(딥러닝)과 3가지 핵심 능력 가운데 하나인 컴퓨터 비전(보는 능력)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1960년 생인 샤슈아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에서 수학과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후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컴퓨터 과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나 1993년 매사추세츠공과대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인공지능 및 인지과학에 관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은 후 고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다시 강단에 섰다. 샤슈아는 1988년 이후 30년 동안 105개에 이르는 인공지능 및 컴퓨터 비전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평생을 바친 천재 교수의 일대기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는 동료 교수들과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사업 감각이다. 샤슈아는 자신이 연구한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관련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진행하길 꿈꿨다. 처음 시작한 사업은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부품이나 완제품의 정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3차원 측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샤슈아는 1995년 코그니텐스라는 기업을 설립해 이러한 사업을 진행했다. 코그니텐스는 2006년 스웨덴의 정밀계측기업 헥사곤 AB에 매각되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이스라엘 대표 국립대학인 히브리대의 교수 시절의 샤슈아>

두 번째로 꿈꾼 사업은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주행보조장치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1998년 일본에서 강의하던 도중 떠올렸다. 샤슈아는 자신의 연구 결과 한 대의 카메라만 있으면 자동차가 차선을 이탈하는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현실화하면 큰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임을 직감했다.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샤슈아는 두 가지 거래를 성사시켰다. 첫 번째는 연구 및 개발에 집중할 자신 대신 자본을 조달하고 회사를 경영해줄 동업자를 찾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샤슈아는 이스라엘의 사업가 지브 아비람(Ziv Aviram)과 손잡았다. 두 번째는 히브리대로부터 컴퓨터 비전 기술 라이선스를 얻은 것이었다. 샤슈아는 대학을 설득해 자신이 연구한 기술에 대한 권리를 얻은 후 이를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다.

지브 아비람
<샤슈아와 손잡은 지브 아비람 / 출처 오캠 홈페이지>

1999년 샤슈아와 아비람은 '모빌아이 비전 테크놀로지', 줄여서 모빌아이라 불리는 자동차 주행보조장치를 개발, 생산하는 업체를 설립했다. 샤슈아는 이후 18년 동안 모빌아이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로서 첨단 주행보조장치를 개발하고,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모빌아이는 샤슈아의 지휘 아래 카메라 센서를 통해 자동차 주변 상황을 파악해 사고를 막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ADAS는 전방 충돌 회피, 차선 이탈 경고, 후방 감시 등 자동차 사고를 방지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제대로 잡고 있어야 제 역할을 하는 기존의 주행보조장치와 달리 운전자가 잘못된 운전을 할 경우 이를 감지하고 바로잡는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술이다. 자신이 주장한 이론을 마침내 현실화한 것이다. 모빌아이의 ADAS는 GM, BMW, 현대기아자동차 등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의 자동차에 탑재되고 있다. 또한 샤슈아와 모빌아이는 물체인식센서(LiDA)와 레이더 등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자동차 센서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모빌아이는 제한적 자율주행 기술인 ADAS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 출처 모빌아이 페이스북>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샤슈아는 모빌아이를 2014년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모빌아이의 지분을 각각 7%씩 보유하고 있던 샤슈아와 아비람은 이 상장을 통해 10억 달러 이상(1조131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가 되었다. 모빌아이는 현재 27개에 이르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쉽게 설명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자동차 회사가 모빌아이의 기술과 부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모빌아이는 3억8000만 달러(4296억 원)의 매출과 1억3000만 달러(14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부품 제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영업 이익률이 30%가 넘는 알짜 기업이다.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이라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다.

샤슈아와 아비람은 모빌아이뿐만 아니라 오캠(ORCAM)이라는 회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둘이 창업한 오캠은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보조장치를 개발하는 업체다. 안경처럼 되어 있는 오캠의 시각보조장치는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앞에 서 있는 사물과 글씨를 읽은 후 이를 시각장애인에게 알려주는 장치다. 시각보조장치를 쓴 후 신문이나 상품에 손을 갖다 대면 쓰여있는 글을 대신 읽어주고 상품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오캠의 시각보조장치 / 출처 오캠 홈페이지>

더욱 놀라운 점은 샤슈아는 이렇게 놀라운 비즈니스적 성과를 거두면서도 연구자이자 교수라는 자신의 본업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는 것. 샤슈아는 모빌아이의 최고기술책임자로 재직하면서도 히브리대에 있는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꾸준히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해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히브리대에 있는 샤슈아 교수의 인공지능 연구팀에는 관련 학위를 받은 9명의 박사와 9명의 석사가 소속되어 있다. 이들은 샤슈아가 비즈니스 성과가 아닌 학문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연구뿐만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샤슈아는 억만장자가 된 이후 히브리대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히브리대 컴퓨터 공과대학의 학장을 맡기도 했다.

샤슈아가 비즈니스적 성과뿐만 아니라 학문적 성과에도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조금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돈은 아닙니다. 저와 모빌아이, 그리고 히브리대 학생들의 목표는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알파고 버금가는 인공지능 '아이큐'에 주목하라

2017년 3월 인텔은 153억 달러(17조3043억 원)라는 거금을 들여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앞서 167억 달러(18조8877억 원)를 들여 용도 변경이 가능한 반도체(FPGA) 제조사 알테라를 인수한 것에 이은 인텔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인수 합병이었다. 사실 들인 돈의 규모를 보면 큰 차이도 나지 않는다. 인텔은 왜 직원이 고작 600여 명에 불과한 모빌아이를 이러한 거금을 들여 인수한 것일까.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인텔에 인수합병된 모빌아이의 로고>

그 이유는 2030년 700억 달러(79조17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 시장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999년 설립된 모빌아이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관련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암논 샤슈아는 이러한 모빌아이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모빌아이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암논 샤슈아 / 출처 암논 샤슈아 페이스북>

와이즈만 연구소 시절 샤슈아의 스승이었던 슈무엘 펠렉 히브리대 교수는 샤슈아를 가리켜 "나는 인텔이 그 돈을 들여 모빌아이를 인수한 것인지 샤슈아를 데려온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인텔이 모빌아이의 기술뿐만 아니라 샤슈아의 비전과 연구 능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을 담은 발언이다. 실제로 인텔은 모빌아이를 인수한 후 샤슈아를 회사 내 서열 3위인 인텔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인수한 회사의 직원이라고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대우다. 또한 모빌아이의 최고경영자도 기존 최고경영자였던 지브 아비람 대신 샤슈아가 맡길 원했다. 때문에 아비람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사회 의장으로 보직을 변경했고, 샤슈아가 모빌아이 최고경영자를 겸하게 되었다. 인텔은 단순히 회사 하나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데려온 것이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그 수준에 따라 크게 0~5까지 6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0단계는 기존의 차량 운행 방식이다. 인공지능 없이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차를 운전하는 것이다. 1단계는 '운전자 지원'이다. 운전자의 의도가 차량에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주행보조장치(DA)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2단계는 '부분 자동화'다. 운전자의 의도가 안전에 반할 경우 이를 감지하고 안전하게 차량을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바로 부분 자동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3단계는 '조건부 자동화'다. 운전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깐(10초 내외) 운전대에서 손을 떼더라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4단계는 '고도의 자동화'다. 인공지능이 판단하기 어려운 특정 상황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운전자는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대에 손을 올리면 된다. 5단계는 '완전 자동화'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알아서 목적지까지 차량을 운전한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2017년 1월 미국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소개된 모빌아이의 자율주행 서비스 / 출처 모빌아이 공식 트위터>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은 3단계 수준에 이르렀다. 얼마 전 아우디가 시중에 출시한 2018년형 아우디 A8이나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는 사용자가 잠깐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두 자동차는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칩셋으로 모빌아이의 컴퓨터 비전용 인공지능 칩셋 '아이큐3(EyeQ 3)'를 이용하고 있다.

모빌아이의 핵심 기술은 차량 주변의 상황을 보고 이를 분석하는 컴퓨터 비전용 인공지능과 칩셋이다. 컴퓨터 비전이란 사람의 눈을 대신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눈을 대신하기 위해 모빌아이가 개발한 칩셋이 바로 '아이큐(EyeQ)'다.

2004년과 2008년 출시된 '아이큐1'과 '아이큐2'는 2단계 자율주행기술인 ADAS를 구현하기 위한 칩셋이었다. 아이큐는 27개에 이르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에 공급되어 ADAS를 구현하는데 이용되었다. 아이큐3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3단계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아이큐를 그래픽화한 이미지 / 출처 모빌아이 공식 홈페이지>

샤슈아는 진정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 차량 업체와 협력해 차세대 아이큐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2018년에는 더 진보한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아이큐4'가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큐4는 닛산의 차량에 탑재되어 135km의 속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데 활용될 계획이다. 이어 202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구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칩셋 '아이큐5'를 출시할 계획이다. 모빌아이가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BMW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4단계 자율주행차에는 이 아이큐5가 탑재될 전망이다.

아이큐4와 아이큐5는 컴퓨터 비전 능력만 갖추고 있던 기존 아이큐와 달리 인공신경망 기술도 함께 갖추고 있다. 보는 능력(컴퓨터 비전)뿐만 아니라 판단하는 능력(인공신경망)까지 확보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생산 기업이 아이큐 칩셋 하나만으로도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샤슈아와 모빌아이의 목표다. 현재 2018년형 아우디 A8과 모델S에는 컴퓨터 비전 능력을 담당하는 아이큐 칩셋과 함께 인공신경망을 담당하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PX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샤슈아와 모빌아이는 인공신경망으로, 젠슨 황과 엔비디아는 컴퓨터 비전 쪽으로 역량을 강화하며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 칩셋의 단일화를 꿈꾸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 업계는 3파전으로 그 윤곽이 나뉘고 있다. 첫 번째는 모빌아이와 인텔이 주도하는 모빌아이 진영이다. 독일의 전장회사 콘티넨탈과 ZF뿐만 아니라 BMW, 피아트 등도 이 진영에 참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엔비디아와 보쉬가 주도하는 엔비디아 진영이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토요타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론 이 업체들은 모빌아이의 ADAS를 이용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홀로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체를 압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구글 웨이모다. 다만 웨이모는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인공지능용 하드웨어 개발은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 밖에 덴소(일본의 전장 기업), 파나소닉, 닛산, 혼다 등이 참여한 일본 자율주행차 진영도 떠오르고 있지만, 결속력이 약해 언젠가 모빌아이와 엔비디아 가운데 한 곳과 손잡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닛산의 경우 이미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모빌아이와 협력하고 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테슬라모터스의 경우 원래 모빌아이, 엔비디아 양측과 협력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6년 7월 자율주행 도중 사고가 일어나 모델S의 탑승자가 사망하자 모빌아이와 그 책임소재를 두고 다툰 후 결별한 상태다. 현재 테슬라모터스는 AMD와 협력해 독자적인 자율주행차 개발에 들어갔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샤슈아와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차 운행 도중 사고가 일어나면 기업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후 '책임 민감성 안전 모형(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RSS)'이라는 논문을 공개했다. RSS는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켰을 시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샤슈아의 목표는 RSS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기업과 각국 정부가 모여 안전한 자율주행차의 최종 목표인 '안전 상태(Safe State)'를 정하자는 것이다.

길게 정리했지만, 결국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 칩셋은 모빌아이와 엔비디아의 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패권을 두고 샤슈아가 이끄는 모빌아이, 인텔 진영과 젠슨 황이 이끄는 엔비디아 진영의 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샤슈아와 모빌아이는 우군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 세계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사에 방문해 모빌아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자고 적극 권하고 있다. 지난 17일 샤슈아가 한국에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만난 것도 이러한 자율주행차 동맹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샤슈아의 일대기를 살펴보면 그와 유사한 일대기를 보유한 또 다른 천재가 떠오른다. 바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다. 인공지능 업계에 투신해 두각을 드러냈고, 자신만의 회사를 창업해 아이큐와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인공지능 대중화를 위해 인텔, 구글이라는 더 큰 회사와 협력하기로 결정했고, 그곳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의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샤슈아가 허사비스보다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상용화해 이를 바탕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알파고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정말 놀랍지만, 아직 이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가 성립되지는 못하고 있다(물론 허사비스와 딥마인드도 딥마인드 헬스 같은 인공지능 기반의 비즈니스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샤슈아, 허사비스 같은 천재가 인공지능 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에도 언젠가 이들을 뛰어넘는 인재가 등장하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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