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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CEO 열전] 몰락한 AMD를 살려낸 구원 투수, 리사 수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비즈니스와 산업 전반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받는 인공지능(AI). 인공지능 하드웨어 업계는 두 명의 강력한 리더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두 명다 대만계 미국인이며,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와 유수의 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명은 엔비디아의 창업자이자 현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이고, 다른 한 명은 망해가던 AMD(Advanced Micro Devices)를 다시 일으켜 세운 AMD의 현 최고경영자 리사 수 박사(Dr. Lisa Su)다. 이민자, 황인, 심지어 여성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실력만으로 실리콘밸리의 리더가 된 리사 수 박사의 일대기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리더는 어떤 비전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 알아보자.

리사 수<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

'박사' 리사 수

모든 미국 언론이, 심지어 AMD 내부에서도 리사 수를 최고경영자(CEO)라고 부르지 않고 박사(Ph.D)라고 부른다. 박사는 그녀에 대한 존경을 담은 표현이다. 리사 수가 단순히 IT 기업 경영에 따른 공헌으로 명예 박사를 취득한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반도체 공학을 전공한 후 관련 연구를 통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1969년 대만에서 태어난 리사 수는 2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길에 올랐다. 그녀의 아버지는 통계학자였고, 어머니는 회계사였다. 여느 아시아계 부모와 마찬가지로 둘은 리사 수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의 지원 아래 리사 수는 피아노 연주를 10년 동안 공부했다. 뉴욕 줄리어드 음대 오디션을 치를 정도로 몰두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사 수는 음악보다 엔지니어링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10살 때부터 동생의 원격 자동차 장난감을 조립하고 분해하면서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이러한 리사 수의 호기심을 지원하기 위해 그녀의 부모는 당시로서는 제법 고가의 제품이었던 애플2 컴퓨터를 그녀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1986년 리사 수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입학했다. 컴퓨터 공학(소프트웨어)과 전자 공학(하드웨어)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녀는 당시로서는 금녀의 구역이나 다름 없던 (사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전자 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학부생으로 재학하던 도중 그녀는 웨이퍼 기판(반도체의 핵심 소자) 제작 과정을 접할 수 있었고, 곧 이에 몰입하게 되었다. 좀 더 심도있는 반도체 제작 과정을 배우기 위해 모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리사 수<MIT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는 리사 수>

리사 수는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Silicon on Insulator, 웨이퍼 기판 표면과 하층 사이에 얇은 절연막층을 추가해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법)’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했다. 그녀의 아이디어는 훗날 IBM과 AMD에게 받아들여져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가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를 성능면에서 능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리사 수는 기로에 섰다. 이대로 학계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현업에 뛰어들 것인가. 그녀는 이론보다는 실용성을, 연구보다는 직접 반도체를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졸업 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잠깐 일하다가 1995년 IBM의 반도체 연구 개발 부서에 이사로 합류했다. IBM 연구 개발 부서에 합류하자마자 그녀는 기존 반도체 금속 배선의 표준이었던 알루미늄 배선을 구리 배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배선 재료의 재질을 교체함으로써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20% 가까이 향상되었다. 리사 수와 IBM이 1998년 선보인 구리 배선재료는 지금까지도 업계 표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후 리사 수는 2007년까지 12년 동안 IBM 연구 개발 부서에 재직하면서 40개 이상의 반도체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등 소자 물리학 분야에서 입지를 쌓았다. 이러한 리사 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MIT 테크놀러지 리뷰는 2001년 그녀를 "35세 이하인 최우수 혁신가'로 지명했다.

그녀는 IBM에서 한 명의 멘토를 만나게 된다. 바로 니콜라스 도노프리오(Nicholas Donofrio)다. 도노프리오는 IBM 호환 PC와 메인프레임의 기초 설계를 맡은 전설적인 엔지니어였다. 도노프리오는 리사 수를 IBM 최고경영자의 기술 자문으로 추천하는 등 엔지니어 경력만 쌓고 있던 그녀에게 경영자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리사 수는 IBM 연구 개발 부서에 재직하면서 게임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플레이 스테이션 2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SCE(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비디오 게임기 뿐만 아니라 모든 가전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프로세서 개발을 지휘했다. 이를 통해 훗날 '셀(CELL)'이라고 이름 붙여진 플레이 스테이션 3용 CPU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리사 수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셀'과 셀에서 파생된 기술로 만들어진 '제논'은 플레이 스테이션 3와 엑스박스 360에 탑재되며 비디오 게임용 CPU 시장을 장악했다.

비디오 게임기

이렇게 반도체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 경험을 쌓은 리사 수는 2007년 프리스케일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이직했다. 프리스케일에서도 임베디드와 통신을 위한 반도체 개발을 지휘했다. 이러한 리사 수의 도움 덕분에 2011년 프리스케일은 성공적으로 기업 공개(IPO)를 완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IBM 시절의 스승인 도노프리오에게 부름을 받게 된다. IBM을 떠나 AMD의 이사회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던 도노프리오는 위기의 AMD를 구할 수 있는 인물은 리사 수뿐이라고 생각하고, 과거의 제자에게 AMD로 오라는 제안을 했다. 2011년 그녀는 이를 승낙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저(부사장)로 AMD에 합류했다.

실리콘밸리에 등장한 여성 리더

최근 실리콘밸리는 여성의 능력을 비하하는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구글에 근무하던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는 여성은 기술 개발과 리더십 부문에서 남성보다 생물학적으로 뒤떨어지며, 때문에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다모어의 이런 주장이 구글의 행동수칙을 어긴 것이고 성별에 대한 부당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그를 해고했다.)

리사 수는 이러한 다모어의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그녀는 기술 개발과 리더십 부문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리사 수는 한때 남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진 전자 공학에 투신해 두각을 드러냈다. 그녀가 보여준 연구 능력과 리더십은 반도체 업계의 다른 남성 CEO 못지 않다. 위기에 빠진 기업을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구해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리사 수

AMD는 왜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나

리사 수가 합류한 당시의 AMD는 풍전등화라는 표현마저 사치일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었다. 2010년 초 AMD는 경쟁사 인텔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두 가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첫 번째는 차세대 CPU 아키텍처 '불도저'였다. 두 번째는 CPU와 GPU를 하나로 묶은 'APU 제품군'이었다.

하지만 두 가지 전략 모두 치명적인 문제를 품고 있었다. 불도저 아키텍처는 설계 상의 실수로 개별 CPU 코어의 성능이 경쟁 제품인 인텔 코어 i 프로세서보다 많이 떨어졌다. 개별 코어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PU에 탑재되는 코어 수를 늘렸지만, 시중에는 이렇게 많은 코어를 제대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사용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반도체 제조 공정도 인텔에 비해 1~2세대 정도 뒤떨어졌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심하고 발열마저 심한 최악의 제품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코어 수가 많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높아 AMD의 수익성이 악화되는데 일조했다.

CPU와 GPU를 하나로 묶어 프로그램 처리 능력을 향상(이른바 헤테로지니어스 컴퓨팅)시키는 APU는 분명 혁신적인 개념이었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APU를 제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 탓에 APU는 중앙 처리 능력은 시중의 CPU보다 떨어지고, 그래픽 처리 능력도 시중의 GPU보다 떨어지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제품이 되고 말았다. 결국 저가 데스크탑PC나 노트북에 탑재되는 제품으로 전락했다.

AMD APU
<AMD APU>

AMD가 야심차게 준비한 두 가지 계획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시장은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2007년에는 77.1%(인텔) 대 22.7%(AMD)로 PC용 CPU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2011년 이후 AMD의 시장점유율은 1자리수(8.7%)로 추락하고 만다. 1주 당 20달러로 한때 인텔과 대등했던 주가는 2달러로 폭락했다. 나스닥의 대표적인 ‘잡주(저조한 실적이나 각종 사고 등의 이유로 증권시장에서 나쁘게 평가받는 주식)’가 되어버린 것이다.

가장 처참하게 몰락한 분야는 서버 및 슈퍼컴퓨터용 CPU 시장이었다. 한때 3:1 정도의 비율로 인텔 제온과 시장을 양분했던 AMD의 서버 및 슈퍼컴퓨터용 CPU ‘옵테론’은 불도저 아키텍처의 실패로 명맥이 끊겨버렸고, 때문에 반사이익을 얻은 인텔은 서버 및 슈퍼컴퓨터 CPU 시장에서 99%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었다.

시장평가기관은 AMD가 곧 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디스는 2015년 AMD를 '투자부적격'으로 지정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주식을 사서는 안되는 기업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인텔의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AMD를 두고 "이제 다시는 재기하지 못할 회사이니, 더 이상 신경쓰지 말고 새로운 경쟁자인 퀄컴에 집중하라"는 내부 지침까지 직원들에게 보냈다. 상황이 이렇자 핵심 인력 이탈도 가속화되었다. CPU와 GPU 설계를 위한 핵심 엔지니어들이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다른 회사로 줄줄이 이직했다. 인텔과 같이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떨어져 나온 후 속도 1GHz CPU와 일반 사용자용 64비트 CPU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CPU 시장을 선도했던 AMD의 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리사 수의 반등 전략

2012년 AMD의 부사장으로 취임한 리사 수는 적자에 시달리는 회사를 구해내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고민했다. 가장 먼저 꺼내든 전략은 시장 다각화였다. AMD는 PC용 CPU와 GPU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다. 당연히 PC 시장에 기대는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PC 시장에선 인텔과 엔비디아에게 밀려 도저히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없었다.

대신 과거 IBM 시절 추진했던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향한 시장 다각화 전략을 구상했다. PC용 CPU와 GPU라고 해서 꼭 PC 시장에만 공급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그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의 문을 두드렸다. MS와 소니가 개발 중인 차세대 비디오게임기에 AMD의 CPU와 GPU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단순히 CPU와 GPU를 공급하는 것만으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리사 수는 과거 AMD가 실패했던 APU를 두 회사에 제안했다. CPU와 GPU를 통합한 칩셋을 설계해서 공급할테니 이를 비디오 게임기용으로 채택해달라는 제안이다. APU는 어정쩡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비디오 게임기용으론 그 정도 성능이면 충분했다. 오히려 CPU와 GPU가 ‘원칩화(하나의 칩셋으로 통합)’되어 있으니 비디오 게임기를 작게 만드는데 최적의 제품이었다. MS와 소니는 자사의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인 엑스박스 원과 플레이 스테이션 4에 AMD의 APU를 채택했다. 두 비디오 게임기는 출시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덕분에 AMD의 실적도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2013년 10월, AMD는 5분기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PS4<AMD의 APU를 채택한 비디오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4>

리사 수의 시장 다각화 전략 덕분에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PC 시장에 기대던 AMD는 2014년 매출의 약 40%를 비 PC 시장에서 확보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리사 수는 2014년 10월 AMD의 최고 경영자로 임명됐다. AMD 최초의, 아니 실리콘밸리 반도체 기업 가운데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탄생한 것이다.

적자를 벗어난 덕분에 AMD는 한 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시선으로 그녀와 AMD를 지켜봤지만, 리사 수는 태연했다. 리사 수는 딱 한 가지만 실천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라."

회사의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제품의 품질까지 타협할 수 없다는 그녀의 철학이 담긴 발언이다. 물론 막무가내로 이러한 주문을 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직원들이 훌륭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R&D 라인업을 최대한 간소화했다. PC, 모바일, 서버,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등 모든 컴퓨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공통 CPU 아키텍처를 만드는데 모든 R&D 비용을 투입하고, 다른 R&D 계획은 정리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었다. AMD의 모든 연구 개발 부서는 '젠(Zen)'이라고 명명된 이 아키텍처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새로운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종 테스트 샘플을 만든 후 양산을 코 앞에 두고 아키텍처 내부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양산을 중지하고, 제품 발매를 늦춰야 하는 문제였으나 출시일이라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어길 수는 없었다. 리사 수는 4명의 AMD 최고 엔지니어를 불러 모아 ‘아폴로 13 모드(Apollo 13 mode, 치명적인 결함으로 로켓 발사는 실패로 끝났으나, 최상의 대처로 참여한 우주인들은 전원 무사히 귀환한 달 탐사 프로젝트)’라는 TF를 구성하고 이들에게 문제 해결을 지시했다. "실패라는 선택지는 없습니다(failure was not an option, 이 역시 아폴로 13 사건 때 나온 말이다)"는 발언으로 엔지니어들을 독려하며, 리사 수 본인도 AMD 오스틴 연구실에 상주했다. 다행히 엔지니어들은 제품 양산에 앞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AMD 오스틴 R&D 센터<AMD 오스틴 R&D 센터>

이러한 리사 수와 AMD의 노력이 결실을 거둬 2017년 2월, 젠 아키텍처 기반의 CPU '라이젠(RYZEN)'이 시장에 공개되었다. 라이젠은 지난 6년 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고 AMD가 인텔의 경쟁사이자 CPU 시장의 선도 기업임을 증명해주는 제품이었다. 일부 게임 실행을 제외한 모든 성능이 인텔 코어 i 프로세서를 능가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동급 인텔 CPU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소비자와 시장은 이 놀라운 CPU에 열광했다. 소비자들은 인텔의 CPU 대신 라이젠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라이젠이 출시되기 이전에 18.1%에 불과했던 AMD의 PC 시장 점유율은 라이젠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된 2017년 2분기에 31%로 치솟았다(PassMark 기준).


<소비자들에게 라이젠을 소개하고 있는 리사 수 박사>

라이젠의 성공으로 투자자들도 AMD를 다시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1주 당 2달러에 머물던 주가는 12달러로 6배 이상 상승했다. 미국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을 보여주는 S&P 500(Standard & Poor's 500) 지수에도 AMD의 이름이 다시 올라갔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은 리사 수의 이러한 비전을 높이 평가하고, 라사 수를 2017 세계 최고의 리더(WORLD'S GREATEST LEADERS) 50인 가운데 1인으로 선정했다.

미래 전략의 핵심, 인공지능

라이젠의 성공으로 AMD를 다시 궤도에 올린 리사 수는 이제 AMD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AMD는 인공지능 하드웨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CPU와 GPU 두 분야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경쟁사를 제치기 위한 비결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인공지능 하드웨어를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젠 아키텍처를 활용한 서버(클라우드) 및 슈퍼컴퓨터용 프로세서 '에픽(EPYC)'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잘 만든 하나의 아키텍처를 모든 컴퓨팅 분야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에픽은 GPGPU(인공지능, 암호해독 등을 위한 일반연산용 GPU)가 처리를 담당하고 CPU는 이러한 GPGPU들의 관리자 역할만 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최적화된 CPU다. 하나의 에픽 CPU기 6대의 GPGPU를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경쟁사 인텔의 2배 이상 되는 수치다. 때문에 에픽을 활용하면 제온을 활용하는 것의 절반 가격(CPU 기준, GPGPU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대로다)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AMD 딥러닝 머신<AMD 딥러닝 머신>

한 동안 소홀히했던 GPGPU 시장에도 신 제품을 선보였다. '라데온 인스팅트'라고 이름 붙인 이 새로운 GPGPU는 경쟁사 엔비디아의 GPGPU '테슬라'의 절반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성능도 50~70% 수준이다) 라데온 인스팅트는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텐서플로'보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기술 '카페'에 더 최적화된 제품이다. 본의 아니게 구글-엔비디아와 페이스북-AMD 연합 전선의 대결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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