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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선청소기를 다시 보다 - LG전자 코드제로 A9

이문규

[IT동아 이문규 기자] '글로벌 가전 맹주' LG전자가 마음 먹고 꼼꼼하게 제대로 만든 무선청소기가 잔잔하고 고요하던 가전시장에 선 굵은 파장을 그리고 있다. 무선청소기가 시장에 없었던 건 아니지만, 한 TV 예능방송에 반짝 등장해 인기를 얻었던 영국 D사의무선청소기만이 '워너 해브 아이템'으로 남아있다. D사 고유의 모터 기술과 흡입력, 독창적인 제품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그런 무선청소기를 그들만 개발, 생산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아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이하 A9)'은 국산 제품도 얼마든지 D사 제품 같은 '프리미엄 가전'으로 개발, 생산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며 출시되자마자 인기를 끌고 있다. 이름(코드제로)에서 알 수 있듯, A9은 코드가 없는 무선청소기다. 최신 모델이며 최고급 사양인 A9은 LG전자의 모든 청소기 관련 기술과 기능이 집약된 프리미엄 제품이다. 제품 포장마저 그런 기품을 아낌 없이 드러낸다.

LG전자 코드제로 A9 청소기

전반적인 제품 디자인이나 색상, 부품 구성, 제조 완성도 등에서 그동안 국산 무선청소기로는 경험하지 못한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LG 로고가 없다면 외산 제품이라 여길 만하다). 누구라도 처음 보는 순간 '좋아 보인다', '비싸 보인다'라 평가할 듯하다(그래서 신혼집 선물로 제격이다).

기본 구성은 일반 진공청소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청소기 본체와 청소 형태별 탈착형 흡입구 2개(좁은 틈새용, 먼지제거용 투인원 브러시), 충전거치대 등이다. 참고로 흡입구 구성은 모델에 따라 다르다.

코드제로 A9의 기본 구성

충전거치대는 집 한켠에 세워 두는 스탠드형이나 벽에 부착하는 벽걸이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탠드형의 경우 청소기 본체를 거치/충전할 때 연장관을 최소 길이로 줄여야 하니, 연장관 길이와 상관 없이 거치/충전할 수 있는 높이로 벽에 부착하는 게 좋겠다. 연장관은 길이 조절 레버를 앞뒤로 가볍게 밀어 조절할 수 있다.

충전거치대는 스탠드형, 벽면부착형으로 사용

일반 흡입구는 바닥(카펫 마루)용, 좁은 틈새용(칼형), 솔형 투인원 브러시(먼지제거 등) 등 3종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우선 바닥 흡입구는 원통 모양의 롤러가 회전하며 오물을 빨아들인다. 다른 청소기는 흡입구 아래 면의 작은 바퀴가 방바닥을 구르기에 '드르르륵'하는 바퀴 소리가 제법 크게 난다. 아파트라면 이 바퀴 소리가 상당한 층간 소음으로 전달된다(청소 당사자는 모른다).

이에 비해, A9은 보드라운 청소 브러시가 달린 커다란 롤러가 바닥을 조용하게 굴러 바닥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드르르륵'이 아닌 '스르르르'다). 그러니 가볍게 밀어도 부드럽게 바닥을 밀고 나간다. 결정적으로, A9는 이 롤러에도 강력 모터가 달려 있어, 바닥을 부드럽게 구르지만 오물 흡입력은 상당히 강하다.

바닥 흡입구 롤러가 회전하며 오물을 빨아들인다

이 롤러가 1분에 960번 회전한다니, '스~윽' 지나가도 정말 바닥에 잔오물, 잔먼지 하나 남기지 않는다. 참고로, 바닥 흡입구의 롤러 직경이 좀 커서 틈새가 좁은 곳, 예를 들어 높이가 낮은 소파 밑이나 TV장식장 밑에는 바닥 흡입구가 들어가지 않으니 다른 흡입구를 사용해야 겠다.

A9의 하이라이트는 LG전자 고유 기술인 '스마트 인버터 모터'다. A9 본체의 흡입 모터는 흡사 비행기의 제트엔진을 형상화한 모습이며, 그에 어울리게 1분에 무려 115,000번 회전하며 먼지를 빨아들인다. 청소가 안될래야 안될 수 없다.

항공기 제트엔진을 닮은 스마트 인버터 모터

손잡이 쪽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켜지고 '일반' 모드로 작동하며, '+' 버튼을 한번 누르면 '강' 모드로 좀더 강하게 돌아간다. '+' 버튼을 3초 이상 꾹 누르고 있으면, 마치 터보엔진 시동 걸리듯 더욱 힘차고 세차게 돌아간다. 물론 회전속도가 빠를수록 모터 소리는 커진다.

남녀노소 다루기 편한 단순한 조작 버튼

어쨌든 A9의 스마트 인버터 모터는 정말 '속 시원하게' 오물을 쏙쏙 빨아들인다. 일반 모드나 강 모드로도 어지간한 집청소나 먼지 제거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늘 터보 모드로만 사용하게 된다. 머리카락이 난무한 집이라면 그때그때 잠깐잠깐 사용하기 정말 편리한 게 무선청소기다. 머리카락 정도는 일반 모드로도 깔끔하게 사라진다. 일반 진공청소기로 흡입이 쉽지 않은 미세한 가루, 이를 테면 밀가루나 설탕, 과자 부스러기 등이 바닥에 떨어졌어도 표준 모드나 강 모드로 한번 쓰윽 지나가면 그만이다. 쌀이나 콩 등의 곡물이라면 터보 모드로 마무리하면 된다.

속 시원하게 빨아들이는 흡입력

A9이 터보 모드는 특히 자동차 실내 청소에 그야말로 최적이다. 터보 모드의 강력한 흡입력의 무선청소기면서, 무엇보다 배터리 교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터리가 분리되는 무선청소기

배터리는(마치 휴대용 전동공구처럼) 본체 하단에 장착된다. 배터리가 한개 추가 제공되며, 이는 충전거치대 안에 따로 들어가 여분 충전된다. 완전 충전된 본체와 추가 배터리면 약 15분간 터보 모드 청소가 가능하다.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바닥을 말끔하게 청소하기에는 부족함 없다.

추가 배터리는 충전거치대에 따로 충전된다

강 모드라면 약 30분, 표준 모드라면 1시간 이상 청소할 수 있다(청소해 보니, 세단형 중소형 승용차는 강 모드가 적합해 보인다). 표준 모드로도 눈에 보이는 어지간한 오물은 싹 빨아들인다. 매트 위, 아래의 흙이나 모래, 틈새/구석의 작은 오물, 담뱃재, 대시보드 위 먼지 등을 빨아들이는 데는 정말 일품이다. 여담으로, 자동차 시거잭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면 더욱 유용하겠다.

무선청소기라 승용차 실내 청소에 딱!

시트 청소에는 투인원 흡입구로...

묵직한 배터리가 장착되는 형식이라, 사용자에 따라 본체 무게가 제법 무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몇 시간 내내 계속 사용하는 건 아니니 손목에 별 무리는 없겠지만, 일반 유선청소기 본체 무게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이를 감안해야 한다(왕관을 쓴 자가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것처럼). 그 동안 유선청소기를 사용했다면, A9 본체가 제아무리 묵직한들 무선청소기의 편리함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휴대전화가 아닌 유선전화를 사용한다고 상상해 보라.)

집안 구석구석 들고 다니기엔 큰 무리 없는 무게

이렇게 화끈하게, 시원하게 빨려 들어간 오물, 먼지 등은 본체의 투명 먼지통에 쌓인다. 먼지통 열림 버튼을 누르면 뚜껑이 툭 열리니 오물, 먼지를 툭툭 털어 쏟어 버리면 된다. 먼지통을 깔끔하게 씻어 내려면 틈새용(칼형) 흡입구로 먼지통을 본체에서 분리한 다음(먼지 달라 붙은 먼지통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한 배려다) 물로 닦은 후 말리면 된다.

밑뚜껑 열어 오물을 버리면 된다

먼지통 외에 핕터도 가끔 청소해 주는 게 좋다(설명서에 따르면 월 1회). 필터는 본체 윗 부분 뚜껑(이 뚜껑도 필터다)을 돌려 연 다음, 그 안에 있는 (연두색) 프리 필터를 꺼내 먼지를 털어내거나 물로 세척하면 된다. 아울러 바닥 흡입구의 롤러도 분리해 둘둘 말린 머리카락이나 오물을 제거할 수 있다(롤러 직경이 크고 촘촘한 브러시 형태라 머리카락이 덜 엉킨다).

프리 필터도 월 1회 청소하는 게 좋다

다른 진공청소기처럼 틈새형 흡입구는 창틀 같은 좁은 틈새를 청소할 때 요긴하고, 브러시가 달린 투인원 흡입구는 책장이나 TV 등의 가전제품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데 좋다(키보드 틈새 먼지 제거에 특히 편리하다). 투인원 흡입구로 먼지를 빨아들이면 걸레나 물티슈 등으로 다시 닦을 필요 없을 만큼 깨끗해진다. 각 흡입구는 청소 장소나 공간, 상황에 따라 연장관 끝에 장착하거나 본체에 바로 끼워 사용할 수 있다.

투인원 흡입구는 키보드 청소에 유용하다

책장 먼지 제거에도 편리

자, 이렇게 제대로 잘 만들어진 무선청소기지만 그런 만큼 역시 가격이 만만찮다. 대개 10만 원 남짓이면 일반 유선청소기를, 어지간한 무선 진공청소기도 30~50만 원 내에 구매할 수 있는데, 코드제로 A9은 현재 80만 원대에 자리한다. (물론 앞서 언급한 D사의 무선청소기도 모델에 따라 더 비싸거나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된다.)

일반 유선 또는 무선청소기에 비해서는 비싼 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A9은 비싼 이유, 비쌀 만한 기준이 명확히 있다. 일반 청소기처럼 고만고만한 성능과 사양으로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게 A9의 콘셉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도 10만 원 대의 초저가 제품이 있는 반면 100만 원이 넘는 고사양 프리미엄 제품도 있는 것과 같다.

이곳저곳 다양한 장소를 청소할 수 있는 구성

소모품으로 여기는 무선청소기라고 최고급 프리미엄 제품이 존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 면에서 코드제로 A9은 국산 무선청소기의 상징적 제품이라 할 만하다. (여담으로, A9 구매 시 택배로 제품만 덜렁 배송되는 게 아니라, LG전자 서비스 직원이 직접 방문해 제품 조립, 거치대 설치/부착까지 해준다.) 이유 없이 비싼 제품은 지탄 받아 마땅하지만, 비쌀 이유가 있어 비싼 건 결코 흠이 아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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