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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아쉬움' 교차하는 소니 알파9

강형석

소니 알파9.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서울국제사진영상전(P&I 2017)에서 소니는 이례적으로 자사의 새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9을 공개했다. 일본에서도 공식적으로 4월 21일 공개했으니 어떻게 보면 P&I 아시아 프리미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으리라.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미국 뉴욕과 런던에서도 알파9이 공개됐다.

현재 출시 중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7의 상위 라인업인 이 카메라는 일본에 오는 5월 26일 출시될 예정이며, 국내도 출시 시기 자체에는 큰 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알파9은 소니의 모든 것을 집약한 사실상 플래그십 카메라다. 주요 사양을 살펴보면 향상된 연사와 동체추적, 측거점 분포도 등 성능 자체의 변화가 있었다. 소니코리아 측은 니콘 D5와 캐논 EOS-1D X M2 등 언론 및 스포츠 사진사 등 프레스(PRESS) 시장을 겨냥했다고 강조했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우선 센서 면적의 93%(693개)에 걸쳐 퍼져 있는 위상차 자동초점 측거점, -3 EV에 해당하는 저조도 정밀성, 초당 60회씩 검출하는 자동노출 연산, 소음이 적은 전자제어 셔터는 기계식 셔터의 8,000분의 1초보다 4배 빠른 최대 3만 2,000분의 1초의 순간까지 담아낸다. 여기에 4K 영상까지 기록하니 거의 역대급 수준의 미러리스 카메라 성능이다.

'기술'과 '사양'이 심어주는 기대감

소니는 알파9을 소개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이미지 센서'다. 영상 시작과 함께 빛에 따라 화려한 색을 내뿜는 이미지 센서는 빙글빙글 돌면서 A9의 샘플 이미지 사진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는 소니가 가장 잘 해내고 있는 이미지 센서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A9에 탑재된 이미지 센서는 단순히 센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뒤에 이미지를 담는 예비 메모리를 집적한 형태로 속도 향상을 이끌어냈다.

알파7 M2의 20배. 소니가 주장한 알파9의 데이터 입출력 성능이다. 촬영이 시작됨과 동시에 데이터는 메모리로 이동하고 이후 이미지 처리 엔진이 바로 결과물을 정제하는 구조다. 기존 카메라들과 달리 이미지가 이동하는 경로가 짧아지니 답답함이 사라지는 장점이 있다.

기대감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성능.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전자식이지만 빠른 셔터 속도와 자동초점 측거 성능, 이에 따른 동체추적 능력과 연사 실력 등을 종합하면 현존하는 플래그십 DSLR 카메라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알파9는 타 카메라와 경쟁해도 우위를 점할 사양을 다수 채택했다.

P&I 2017 행사 내에서 소니코리아 관계자가 알파9을 설명하며 강조한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바로 속도였다. 현재 소니는 알파7 라인업에서 화소 중심인 R과 감도 중심인 S 등 총 3가지 라인업으로 세분화했다. 하지만 알파7은 속도 중심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아니다. 이런 점으로 접근했을 때, 알파9은 현재 라인업과 다른 길을 걷고 싶어하는 소니의 의중이 진하게 녹아 있는 제품이라고 봐야 한다.

소니 알파9는 다른 방식으로 프로 사진가 시장에 접근하고 있었다. 우선 니콘 D5와 캐논 EOS-1D X M2가 휘어잡은 프레스 시장에 정면 도전한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 시작 전, 촬영에 대한 금기 요소를 설명하며 알파9이 다름을 언급했다. 그는 "육상경기 시작선에 선수들이 준비하고 출발하기 전, 촬영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셔터 소리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당구나 양궁 등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 경기의 촬영은 많은 부분에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알파9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계식이 아닌 전자 제어가 이뤄지는 셔터는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다른 매체와 다른 사진을 기록하고 싶은 사진사 입장에서는 솔깃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는 셔터이기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하이 아마추어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라인업' 의식한 구성은 아쉬워

완벽해 보이는 카메라처럼 보이지만 후속작을 위한 떡밥을 다수 남겨 놓은 점은 못내 아쉽다. 물론 성격에 따라 라인업을 나누는 것도 필요해 보이지만 신기술로 승부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구현 가능한 기능들을 고의로 막아 소비자들을 강제로 이동하게 만드는 구성이다.

알파9에 대한 설명 중 영상에 대한 언급은 4K에만 집중됐다. 그러나 타 제품에 채용 중인 주요 후보정 기능은 제외됐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동영상이다. 소니는 알파9에서 XAVC S 포맷의 4K UHD 영상 기록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여기까지는 다른 카메라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후보정에 필요한 정보와 관용도(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하는 S-가무트(Gamut), S-로그(Log), 픽처 프로파일(Picture Profiles), 감마 디스플레이 어시스트(Gamma Display Assist)는 모두 제외됐다.

소니 알파9의 영상 소개 자료. 여기에는 S-가무트/S-로그 기능이 제외됐다는 부연 설명이 없다.

이건 129만 9,000원에 판매되는 컴팩트 카메라 RX100 M5에도 있는 기능이다. 하물며 국내에 약 500만 원 이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알파9에 이런 기능이 없다는 것은 차후 알파9 R이나 S에서 이를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들 카메라는 알파7의 전례로 봤을 때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알파9이 나와도 영상 후보정 기능을 쓰는 사용자는 선택을 주저할 수 밖에 없다.

크기와 무게에서도 손해를 봤다. 기존 알파7 M2는 폭 126.9mm, 높이 95.7mm, 두께 59.7mm다. 알파9는 폭 126.9mm, 높이 95.6mm로 조금 작지만 두께가 63mm가 되었다. 두께가 그립에 투자된 점이 없지 않으나 무게가 599g에서 673g으로 증가한 점은 설명할 방법이 없다.

소니 알파9.

그 동안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 카메라와의 '크기+무게'에서 우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질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작은 크기에 DSLR의 화질, 그것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가 언급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알파9에 와서는 강점이었던 휴대성이 부정당하는 모습이다. 이는 소니의 프리미엄 교환 렌즈(G-마스터)에서도 드러났던 부분이다. DSLR 카메라와 비교하면 작고 가볍지만 그것만으로 미러리스를 무조건 구매하라고 하기엔 설득력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알파9도 액세서리와 주변기기를 모두 합치면 DSLR 못지 않은 위엄을 보여주니 말이다.

장점과 아쉬움이 있지만 소니 알파9는 디지털 이미징 시장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카메라 중 하나다. 동시에 DSLR 카메라 제조사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좋은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이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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