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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한 달 반 후 국내 정식 출시

김태우

[IT동아 김태우 기자] 드디어 테슬라가 국내에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모델 S 90D 단 한 종만 주문받지만, 하반기에는 모델 S의 다양한 트림과 모델 X도 내놓을 예정이다.

모델 S 90D를 직접 운전해 보니 기존 자동차와는 확연히 달랐다. 차량의 모든 부분을 17인치의 커다란 터치 디스플레이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생소했지만, 페달을 밟고 스티어링 휠로 방향을 트는 운전 습관마저도 완전히 달리해야 했다. 테슬라는 기계로 인식되던 자동차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얹은 바퀴 달린 디바이스로 접근하고 있다. DNA 자체가 다른 자동차인 셈이다.

휴대전화가 아이폰의 탄생으로 완전히 달라졌듯이 자동차 또한 테슬라로 인해 어쩌면 새로운 레벨로 진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갓 한국에 진출한 테슬라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테슬라 글로벌 세일즈∙서비스 부문 대표인 '존 맥닐(Jon McNeill)'을 직접 만나고 왔다.

테슬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델 S 90D

오토파일럿, 차원이 다른 이야기

먼저 오토파일럿 이야기부터 해보자. 온라인에서 영상으로 다양하게 접하긴 했지만, 아직 오토파일럿을 직접 경험해 본 적은 없다. 테슬라 자동차도 기존 자동차처럼 페달을 밟고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만, 이마저도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그런데 스스로 차가 움직인다니,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시승했던 차량에는 오토파일럿 적용이 되어 있지 않았다.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오토파일럿을 레벨 0~4로 나누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레벨 2를 미국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같은 레벨 2를 쓸 수 있게 된다. 존 맥닐은 약 한 달 반 후에 국내 공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테슬라 차량의 첫 인도가 6월이니, 그 전에 나온다는 말이다.

레벨 2는 기존 자율주행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해 작동하는 통합적 능동제어 단계다.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브레이크를 제어하며, 차선 유지뿐만 아니라 장애물을 스스로 회피할 수 있다.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다시 핸들을 잡아야 하므로 시선을 전방에 유지하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테슬라▲ 국내서도 테슬라 모델 S 90D의 오토파일럿을 쓸 수 있다

존 맥닐은 현재 운전의 90% 정도를 오토파일럿으로 하고 있단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서다 가다를 반복하게 되고 차가 많이 밀려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오토파일럿으로 해놓으면 그냥 알아서 가기 때문에 굉장히 편하다"고 말한다. 다만 처음 오토파일럿을 쓰기 위해서는 익숙해지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차가 저절로 가기 때문에 사고 나는 건 아닐까 의심이 생긴다"며 "믿고 맡길 수 있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좁은 도로, 난폭한 운전, 협소한 주차 공간 등을 지닌 서울 도심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사람은 길을 걸을 때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도록 어떻게 공간을 확보할지 뇌에서 계산하게 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도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레이더, 카메라, 센서 등이 차량 주변을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스스로 계산해 사고나 추돌을 방지하게 된다. 존 맥닐은 "고향인 보스턴도 서울처럼 만만치 않게 복잡한 곳이지만 잘 작동한다"며 "서울이라고 해서 다른 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내 슈퍼 차저 14곳 설치

주유소는 차량의 기름이 거의 바닥으로 떨어지면 들리는 곳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이와 달리 스마트폰처럼 수시로 충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건 집이나 사무실에서 충전하는 것이지만, 국내 환경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신세계랑 손잡고 전용 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차징을 구축하고 있다. 마트에서 장보는 동안, 아웃렛에 쇼핑하는 동안 충전할 수 있도록.

이런 충전 습관은 배터리 용량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다. 하지만 매번 마트나 아웃렛에 가서 충전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테슬라 차는 배터리 용량이 크다 보니 충전 시간이 제법 길다.

테슬라▲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는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징이 이미 구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급속 충전소인 '슈퍼 차저'는 국내에 무척 필요한 시설이다. 90kWh의 배터리 용량을 지닌 모델 S 90D도 슈처 차저에서는 완충까지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존 맥닐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이가 충전의 편의를 느낄 수 있도록 연말까지 국내에 총 14개의 슈처 차저를 건설할 계획이다"며 "현재 3개는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보조금, 서로 다른 생각

현재 사전 주문을 받는 모델 S 90D의 배터리 용량은 90kWh다. 배터리 용량이 큰 만큼 주행 거리도 378km(한국 환경부 측정 기준)나 된다. 국내 환경부 측정은 무척 엄격한 환경에서 측정한 주행거리다. 도심에서 탄다면 주행 거리는 훨씬 길어질 것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15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25만 대는 전기차다. 이를 위해 친환경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한다. 현재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전기차 요건은 완속 기준, 작은 배터리 사이즈 등 최신 기술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모델 S 90D는 충족되지 않는다. 

테슬라

존 맥닐은 "테슬라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커서 주행거리가 600km가량 나오지만, 슈퍼 차저를 사용하면 1시간 이내 100%에 도달할 만큼 충전 속도도 빠르다"며 "대중도 이런 기준이 빨리 바꿔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요건으로는 새롭게 발전되는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굉장히 어렵게 만든다"며 "정부도 그런 것을 원하지는 않을 테니 빨리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최근 1만 대를 넘긴 수준이다. 목표에 비해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존 맥닐은 "전기차 시장은 가속화되고 있고, 더 가속화될 필요가 있다"며 "테슬라는 그런 부분에 있어 국내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이 뒷받침되고, 테슬라 자동차처럼 좋은 제품이 들어온다면 전기차 보급률은 자연스럽게 빨라지지 않을까 싶다. 

테슬라의 미션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많은 이가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로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테슬라가 이루고자 하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1. 값이 비싸더라도 소량의 자동차만 생산한다.
2. 이 돈을 사용하여 조금 더 저렴한 자동차를 조금 더 생산한다.
3. 이 돈을 사용해서 알맞은 가격의 자동차를 대량 생산한다. 그리고…
4. 태양광 에너지를 제공한다.

위 내용은 일론 머스크가 2006년 8월에 웹사이트에 올린 마스터 플랜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단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해 전기차를 만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전기차를.

존 맥닐은 테슬라 전기차에 대해 "가속이 뛰어나고, 자고 일어나면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이동 이상의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며 "이스터에그를 사용해 크리스마스 음악에 맞춰 차가 춤을 추도록 하는 등 이전에 없었는 경험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전기차는 자연스럽게 친환경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분야로의 진출도 꾀하고 있는 상태다. 기후 변화는 인류에게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크게 다가오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이를 테슬라는 라이프 스타일에서 바꿔 나가려 한다.

전기 자체를 화석 연료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테다. 작년 테슬라는 '솔라 루프'를 내놨다. 솔라 루프는 주택용 태양광 패널로 기존 기와와 같은 형태로 외관상 보기도 좋고, 설치가 쉽다. 태양광 발전의 문제는 에너지 소모가 밤에 주로 이루어 지지만, 발전은 낮에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파워월이라는 에너지 저장 장치도 만들고 있다. 낮에 발전해 배터리에 저장하고, 그걸 밤에 쓸 수 있다.

테슬라▲ 솔라 루프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만든다 (출처 = 테슬라)

존 맥닐은 "한국은 연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솔라 루프와 파워월 같은 모델을 사용하면 전력망에서 독립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단인 셈이다.

처음 테슬라의 미션을 접했을 땐 무척 거대한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년 넘게 한 발 한 발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존 맥닐은 "금방 가시적으로 보이는 솔루션이 없다 하더라도 실제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며 "안되는 상황에서도 안되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테슬라는 10년 넘게 하나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고, 고집 있게 추진함으로써 막연한 꿈이 아닌 실현 가능성 있는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테슬라 자동차를 타면서 오랜만에 느꼈던 흥분은 이런 노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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