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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하던 PC용 옥타코어, 라이젠 출시로 보급 급물살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PC 시장에서 듀얼코어(Dual Core) 프로세서의 대중화가 본격화 된 것이 2005년 즈음의 일이다. 인텔의 '펜티엄D'와 AMD의 '애슬론64x2'가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는데, 당시 업계에선 PC용 프로세서가 2개의 두뇌(코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듀얼코어 제품이 처음 등장한 건 2011년이다. 엔비디아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AP)를 탑재한 LG전자의 '옵티머스 2X'가 그 주인공이었다.

듀얼코어 대중화 이후, 프로세서는 빠르게 코어 수를 늘려 나갔다. 4개의 코어를 갖춘 쿼드 코어(Quad Core) CPU, 6개의 코어를 갖춘 헥사 코어(Hexa Core) CPU, 그리고 8개의 코어를 갖춘 옥타 코어(Octa Core) 프로세서도 차례로 PC 및 스마트폰 시장에 등장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아주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2013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4에 처음으로 탑재된 이후부터 대부분의 유명 스마트폰은 거의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품고 있다.

반면, PC 시장에서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대중화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었다. 물론 PC용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나오기는 진작 나왔다. AMD가 2011년에 출시한 FX 시리즈(코드명 불도저), 인텔이 2014년에 출시한 코어 i7-5960X 익스트림 에디션(하스웰-E)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제품이 시장의 주류가 되지는 못했다. AMD FX 시리즈는 기대에 비해 성능이 저조했고, 인텔 익스트림 에디션은 프로세서 하나가 1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쌌기 때문이다.

AMD 라이젠

하지만 올해의 사정은 좀 다르다. AMD의 신형 프로세서인 라이젠(Ryzen, 코드명 서밋릿지)이 높은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출시된 라이젠은 14nm 미세공정과 새로 개발된 젠(Zen) 아키텍처(설계기법)을 적용, 기존의 AMD 프로세서 대비 52% 이상 IPC(Instruction Per Clock, 클럭당 성능)을 높여 인텔과 대등,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 제품 대비 라이젠의 IPC 개선 정도(출처=AMD)

특히 상위 제품군인 라이젠 7 시리즈의 경우, 8개의 물리적인 코어를 갖춘 옥타코어 구조를 갖췄다. 여기에 물리적으로 1개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2개의 쓰레드(thread, 처리 단위)로 나눠 쓰는 가상 멀티쓰레딩 기술(SMT)이 기본 탑재된다(인텔의 하이퍼쓰레딩 기술과 유사). 운영체제상에서 라이젠 7은 16개의 쓰레드의 프로세서로 인식된다는 의미다.

IT동아를 비롯한 각종 IT 전문매체에서 직접 테스트해 본 결과, 벤치마킹 소프트웨어에서 라이젠 7은 비슷하거나 더 비싼 인텔의 코어 i7보다 기본적인 연산 능력이 한층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최저가 40만원 정도에 팔리는 라이젠 7 1700은 비슷한 가격의 코어 i7-6700K나 코어 i7-7700K(4코어 8쓰레드) 보다 우수하며, 50만원을 넘는 코어 i7-6800K(6코어 12쓰레드)와 대등한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하는 등의 활약으로 화제를 불렀다.

씨네벤치를 이용한 AMD 라이젠과 인텔 코어 i7의 성능 벤치마크

압도적인 벤치마크 점수에 비해 게임에서의 체감 성능이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이는 향후 업데이트(메인보드 바이오스, 소프트웨어 패치 등)를 통해 개선할 것이라고 AMD는 밝혔다. 무엇보다 더 많은 코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 덕분에 비슷한 가격의 인텔 제품 대비 잠재력이 크다는 것도 매력이다.

현재 AMD 라이젠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라이젠을 지원하는 AM4 규격 메인보드의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릴 정도다. 한 메인보드 유통업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AM4 규격 메인보드를 800개 정도 준비했는데 라이젠 7 출시 첫 날에 품절이 되어 놀랐다"며, "4월 중에 좀더 저렴한 중급형 제품인 라이젠 5가 출시될 것이라고 하니 AM4 메인보드의 제고를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젠 출시 이후, PC 시장에서도 옥타코어 프로세서의 보급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인텔 역시 2018년 중에 8세대 코어 시리즈(코드명 커피레이크)를 출시하며 옥타코어 제품군의 비중을 늘릴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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