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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과 방산업체 보안의 핵심은 '망분리 미니 PC', 인프론티브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석정전자 같이 PC의 핵심인 메인보드를 직접 설계, 제작하는 회사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거치고, 대만산 저가 메인보드의 공세가 시작되면서 국산 PC 메인보드의 명맥은 끊기고 만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PC 대부분이 해외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국내에서 조립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 IT 관련 중소기업이 자체 메인보드 설계, 생산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고 있다. 근 15년 만에 부활한 국산 메인보드 설계, 생산 기업. 바로 '인프론티브(http://www.inpront.com/)'의 얘기다. 인프론티브는 대체 어떻게 에이수스, MSI 등 대만 메인보드 생산 기업들의 공세를 견뎌내고, 활로를 뚫고 있을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프론티브의 신용욱 대표를 만나 그 비결을 물어봤다.

신용욱 인프론티브 대표<신용욱 인프론티브 대표>

인프론티브는 어떤 회사인가?

- 그린 IT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PC 메인보드를 직접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PC 메인보드 뿐만 아니라 KVM 스위치(하나의 키보드, 마우스로 두 대 이상의 PC를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모뎀. 주로 망분리 PC에 이용된다)와 가상화 솔루션도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다. 기기 생산과 솔루션 개발이 융합된 HW+SW 기업이다.

우리는 2014년부터 직접 PC용 메인보드를 개발해왔다. 2015년에는 이렇게 개발한 메인보드를 바탕으로 미니 PC(소형 데스크탑 PC)를 자체 개발해서 국내 공공시장을 석권했다. 공공시장은 특정 물품의 판매대수와 순위가 투명하게 공개되는데, 인프론티브가 미니 PC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미니 PC를 만들었기 때문에 차지한 성과가 아니다. 우리가 직접 개발한 KVM 스위치를 메인보드에 일체화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회사의 제품은 부품을 대만 등지에서 사와서 조립만 하니 호환성이나 부품 충돌 등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 우리는 제품을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고, 각종 장애가 발생하거나 소비자 불만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공공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기업과 달리 공공시장에 자리잡은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이미 작년 싱가포르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일본에도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우리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MS의 추천으로 'APAC FY17 Consumer Summit' 행사에 제품을 출품할 수 있었다. 자체 기술력이 있고, 직접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인프론티브의 주력 사업은 무엇인가?

- '그린 IT(친환경)'를 기반으로한 저전력 미니 PC와 '망분리 PC(외부 네트워크와 내부 네트워크를 별도로 관리하는 PC)'다. 2010년 회사를 설립한 후 주로 가상화 솔루션을 유통하고 기업의 SI를 대신해주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와 제조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4년 일본에서 전력난이 심화된 것을 목격하고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그린 IT 기기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미니 PC와 PC의 전력공급장치(파워)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린 IT를 강조하는 점이 공공시장에서 나름 성과를 거두었다. 공공시장에서 중요시 여기는 것은 PC의 성능이 아니다. 이용하기 편리해야 하고, 공간을 적게 차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력을 적게 소모해서 유지비가 저렴해야 한다. 인프론티브가 생산하는 저전력 미니 PC가 이러한 점을 만족시켜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프론티브 제품의 성능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우리 제품은 성능이 떨어지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이용하지 않는다. 고성능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i 프로세서에 맞는 메인보드를 설계해서 미니 PC를 제조하고 있다. 공공시장이 원하는 편리함, 저전력과 고성능이 한 군데에 갖춰진 제품이다.

공공시장에 납품하는 기업 가운데 인텔 코어 i 프로세서가 탑재된 PC를 직접 설계하는 곳은 인프론티브가 유일하다. PC를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연구, 개발(R&D)에 매진해야 한다. 대기업이 공공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는 점만 믿고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 언제 법이 바뀌어 공공시장의 장벽이 무너질지 모르는데, 그것만 믿고 기업을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중소기업도 해외 수출을 통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세계속에서 경쟁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프론티브는 전체 매출액의 10%를 꾸준히 연구, 개발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인프론티브 망분리 미니 PC<인프론티브가 자체 개발, 제작한 망분리 미니 PC>

작년 국내 망분리 PC 시장은 어땠는가? 올해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 소프트웨어적인 보안은 결국 언젠가는 뚫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보안에 민감한 기관과 기업은 물리(하드웨어)적으로 네트워크를 분리해서 관리하는 망분리 PC를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작년 한 해 금융권과 공공기관에 망분리 PC 도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보급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올해에는 군부대와 방산업체에 망분리 PC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산 저성능 PC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 인프론티브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다. 조달청이 지정한 내구연한이 끝나서 망분리 PC를 교체하는 관공서, 학교, 방산업체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유지 및 보수가 편하고 제품에 생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는 인프론티브 제품을 선택해주고 있다. 덕분에 회사 매출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인프론티브의 망분리 PC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어떤 점이 뛰어난가?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망분리 PC 가운데 진정한 망분리 PC는 우리 제품 뿐이다. 다른 망분리 PC는 대만에서 제조한 것을 브랜드만 바꿔서 공급하는 것이거나, 대만산 미니 PC와 KVM 스위치를 한 케이스에 넣어둔 원시적인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인프론티브의 망분리 PC는 메인보드와 KVM 스위치가 일체화되어 있어 제품을 더욱 소형화할 수 있었다.

독자적인 기능도 지원한다. KVM 스위치 레벨에서 듀얼 모니터를 지원한다. 업무용 PC의 화면과인터넷용 PC의 화면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것이다. 번거롭게 둘을 일일이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전 세계 망분리 PC 가운데 유일한 기능이다.

제품 펌웨어 업데이트도 인터넷을 통해 바로 제공된다. 우리 기술자들이 일일이 업체를 방문해서 펌웨어를 깔지 않아도 되고, 관공서와 기업은 빠르게 최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경쟁사가 우리에게 메인보드를 공급해 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는 상황이다.

인프론티브의 향후 제품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가?

- 현재 신제품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우리의 목표는 올인원(일체형) 망분리 PC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올인원 PC에 KVM 스위치를 일체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모니터와 본체를 분리할 수 있는 올인원 PC를 설계하고 있다. 기존 일체형 PC는 모니터나 본체 둘 중 하나만 고장나도 제품 전체를 수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모니터와 본체를 분리할 수 있게 만들면, 고장난 부위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외장 KVM 스위치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외장 KVM 스위치 시장은 대만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데, 이를 인프론티브가 뺏어올 계획이다.

가상화 솔루션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VM웨어 등 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인프론티브는 궁극적으로 제품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는 융합 IT 업체가 될 것이다. 단순히 부품을 수입, 조립한 후 시중의 SW를 설치해서 판매하는 타 기업과 차별성을 둘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해 대만, 중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PC 개발, 조립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일반 데스크탑 PC, 노트북 등 남들도 만드는 제품을 따라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찾아서 공략해나가야 한다. 현재 IT 시장 트렌드는 소형과 저전력이다. 이에 걸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우리의 강점인 망분리 솔루션을 접목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

현재 인프론티브의 제품에는 어떤 운영체제를 탑재해서 제공하고 있는가?

- 예전에는 망분리 PC의 운영체제로 윈도우7 프로를 찾는 수요가 많았다.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내부에서 이용하는 시스템과 ERP가 모두 윈도우7 프로에 최적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윈도우10 프로에 맞게 변경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작년 기준 인프론티브의 제품에 탑재된 운영체제의 비중은 윈도우7 프로 70%, 윈도우10 프로 30%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윈도우10 프로를 찾는 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망분리 PC에는 윈도우7보다 윈도우10이 더 적합하다. 관공서, 금융권, 방산업체들이 망분리 PC를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보안 때문이다. 외부의 보안 위협이 내부로 유입되지 않는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망분리 PC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하드웨어 보안은 이렇게 신경 쓰면서, 소프트웨어 보안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윈도우10 프로는 윈도우7 프로에 비해 훨씬 보안성이 뛰어난 운영체제다. 시스템 관리권한이나 각종 보안 솔루션 면에서 훨씬 안전하다. PC가 랜섬웨어에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능력도 있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면에서도 보안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국내 공공기관과 방산업체 역시 재빨리 내부 시스템을 윈도우10에 맞게 수정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보안을 모두 챙길 수 있어야 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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