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엉이눈 가진 블랙박스, 파인뷰 T50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365일 24시간 동안 거의 쓸데가 없지만, 단 1분, 혹은 1초의 활용성 때문에 사는 제품이 있다. 바로 자동차 블랙박스다. 여러가지 변수가 넘치는 자동차 사고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블랙박스는 정말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블랙박스의 촬영 화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해상도를 SD급에서 HD급으로, 그리고 풀HD급으로 높였고 영상의 초당 프레임을 10프레임에서 25프레임, 30프레임까지 높이기도 했다. 풀HD급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 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면 상당히 좋은 사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일한 해상도에 프레임이라고 해도 몇몇 제품은 화면 노이즈가 강해서, 혹은 저조도 환경에 약해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제품은 특히 야간 촬영에 불리하며, 유리에 짙은 틴팅(썬팅)을 한 차량이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파인뷰 T50
파인뷰 T50

파인드라이브의 신형 블랙박스인 파인뷰 T50은 이런 불안감을 가진 소비자를 노리는 제품으로, 특히 야간 촬영 능력을 강화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 외에도 전후방 모두 풀HD급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 영상의 촬영이 가능한 2채널 블랙박스이며, 최근 주목 받고 있는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까지 탑재했다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제품 디자인이나 구성은 평범한 수준

파인뷰 T50의 외형과 제품 구성은 여느 2채널 LCD 블랙박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방 유닛은 400만 화소의 카메라와 터치스크린, 후방 유닛은 200만화소의 카메라를 갖췄다. 화소수는 다르지만 전후 카메라 모두 1920 x 1080 해상도로 초당 30프레임의 영상을 촬영한다. 전방 카메라 주변과 본체 상단 및 하단에는 열 배출구를 마련, 과열에 대비했다.

파인뷰 T50 전방 유닛 전면
파인뷰 T50 전방 유닛 전면

전방 유닛의 상단에는 전원 및 후방 카메라, 그리고 GPS를 연결하는 포트 외에 영상 출력용 포트도 마련되었다. 영상 출력 포트는 외부 기기와 연결해 영상을 확인할 때 쓰는데, 본체 유닛 자체에 이미 LCD가 달려 있으므로 그다지 쓸 일은 없을 것이다.

파인뷰 T50 전방 유닛 후면
파인뷰 T50 전방 유닛 후면

전방 유닛 우측면에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 및 전원 버튼이 달려있다. 파인뷰 T50의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은 SDXC 규격을 지원하며 최대 128GB 용량의 카드까지 호환을 보장한다. 전원 버튼은 본체의 전원을 켜고 끄는 것 외에 사용자가 원하는 순간의 영상을 따로 저장하는 긴급 녹화 기능용 버튼으로도 쓸 수 있다.

파인뷰 T50 후방 유닛
파인뷰 T50 후방 유닛

후방 유닛의 측면에는 후방 화면의 좌우 표시 방향을 거울처럼 전환하는 스위치도 달려있다. 후방 화면을 백미러 보듯 좌우 반전해서 보고자 하는 운전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다. 소소하지만 반가운 기능이다.

차량 배터리 보호, 전원 차단 대응을 위한 기능 탑재

눈에 띄는 점이라면 본체에 전원이 차단되어도 수초간 더 촬영을 한 후, 저장을 마치고 전원이 꺼지는 슈퍼커패시터를 내장했다는 점이다. 기존 제품의 경우, 블랙박스의 전원이 차단 될 정도로 큰 사고가 나면 사고 순간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슈퍼커패시터 내장 제품이라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다.

그 외에 차단 전압 9단계, 차단 시간 6단계로 설정해 차량 배터리의 방전을 막는 기능, 주차 중 움직임이나 충격이 감지되면 바로 녹화하는 자동 모션 감지기능, 주차 중 충격이 감지되면 다음 시동시에 이를 사용자에게 알리는 스마트 주차 알림 기능 등, 최근의 블랙박스라면 필수적인 기능들도 당연히 갖췄다.

차량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아이디어도 담았다. 기존의 2채널 블랙박스가 적어도 5W, 많으면 10W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에 비해 파인뷰 T50의 소비 전력은 3.9W로 상당히 적다. 그리고 주차 녹화 시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후방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어 배터리의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적은 경차나 소형차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각종 운전자 보조 기능은 GPS(별매) 달아야 이용 가능

파인뷰 T50에는 최근 완성차의 고급옵션으로 들어가곤 하는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기능도 몇 가지 지원한다. 파인디지털에선 이를 ADAS Plus라고 부른다.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차선 이탈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통해 이를 알리는 LDWS(차선이탈경보), 운전자 차량의 속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지 않은 상황에서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지면 경고음을 내는 FCWS(전방추돌경보), 정차한 상태에서 앞차가 출발했는데 사용자의 차량이 움직이지 않으면 출발할 것을 지시하는 경고음 및 화면 메시지가 출력되는 Stop & Go(앞차출발알림) 기능이 현재 지원된다.

파인뷰 T50 패키지 구성
파인뷰 T50 패키지 구성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과속 카메라 경고 기능 등을 포함하는 안전운전도우미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파인뷰 T50의 이러한 ADAS Plus 기능을 쓰려면 별도로 판매되는 GPS를 연결해야 한다. 파인뷰 T50의 기본 패키지에 GPS가 포함되지 않아 위 기능들은 체험해 보지 못했다.

해상도 같아도 실제 화질은 차이 있어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차량에 장착해서 성능을 체험해 볼 차례다. 파인뷰 T50 외에 2년전에 출시된 구형 블랙박스인 파인뷰- 파인드라이브 1.0을 같이 이용하면서 화질을 비교해봤다.

기존의 파인뷰 1.0(왼쪽)과 파인뷰
T50(오른쪽)
기존의 파인뷰 1.0(왼쪽)과 파인뷰 T50(오른쪽)

두 제품 모두 화면 해상도는 1920 x 1080의 풀HD급, 초당 프레임 역시 30프레임으로 같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의 성능과 노이즈 처리 능력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제 화질은 신제품인 파인뷰 T50이 확실히 우수했다. 특히 선명도의 차이 때문에 동일한 장면에서도 전방 차량의 번호판을 한층 잘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고속으로 마주오는 차량의 번호판 판독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파인뷰 T50
파인뷰 T50
< 파인뷰 T50>

기존 블랙박스
기존 블랙박스

< 기존 블랙박스>

특히 파인뷰 T50은 다양한 광원의 장면을 분석해 영상 표현력을 높이는 HDR(High Dynamic Range) 옵션을 제공한다. 지나치게 밝거나 어두워서, 혹은 역광이 강해서 특정 영역의 오브젝트가 배경에 묻혀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HDR 기능을 활성화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이를테면 터널을 통과 직후 찍힌 영상에서 기존 블랙박스는 화면 전반이 하얗게 떴지만 파인뷰 T50은 한층 명확한 영상을 표시했다.

파인뷰 T50(HDR
활성화)
파인뷰 T50(HDR 활성화)
< 파인뷰 T50(HDR 활성화)>

<기존 블랙박스>
<기존 블랙박스>
< 기존 블랙박스>

우수한 야간 촬영능력에 만족할 만

제조사에서 강조한 야간 촬영 능력도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파인디지털에서는 ;어드밴스드 프리미엄 나이트 비전(Advanced Premium Night Vision);이라고 명명한 화질 튜닝 기능을 파인뷰 T50에 탑재했다. 이를 활성화하면 화면 전반이 밝게 표시되는 것 외에 노이즈나 잔상도 확실히 줄어든다. 번호판 인식 능력 역시 향상되는 건 기본이다.

파인뷰 T50
파인뷰 T50
< 파인뷰 T50>

기존 블랙박스
기존 블랙박스
< 기존 블랙박스>

다만, HDR 기능이나 어드밴스드 프리미엄 나이트 비전 기능은 블랙박스의 설정메뉴에서 활성화를 시켜줘야 한다. 경우에 따라 어드밴스드 프리미엄 나이트 비전 기능이나 HDR 기능을 활성화하면 화면의 색상이 약간 왜곡되는 경우도 있다(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시간에 따라, 혹은 주변 조도에 따라 자동으로 모드가 전환되는 기능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HDR과 어드밴스드 프리미엄 나이트 비전 기능이 전면 카메라에만 적용되고 후면 카메라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도 다소 아쉬운 점이다.

다소 비싸지만 돈 값은 한다

몇 년 전부터 시장에 팔리는 블랙박스들은 거의 비슷해졌다. 풀HD급 해상도나 2채널 구성은 기본이고, 터치스크린 역시 태반의 제품이 갖췄다. 더 이상 사양표 상의 수치만으로는 차별화가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비롯한 부가기능을 통해 차별화를 강조하는 제품도 있지만, 사실 이런 기능은 말 그대로 '부가' 기능에 불과하다.

이럴 때는 차라리 차량용 블랙박스의 본연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동일한 해상도에서 어떤 제품이 조금이라도 더 선명한지, 얼마나 번호판 인식능력이 좋은 지 등을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야간 촬영 능력을 강조한 파인뷰 T50은 확실히 좋은 점수를 줄만 한 제품이다. 참고로 파인뷰 T50은 1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34만원 정도(메모리 32GB 기준)에 팔리고 있다. 다소 비싼 느낌이지만 돈 값을 못하는 제품은 아닌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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