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논란에 휩싸인 갤럭시노트7
[IT동아 강일용 기자] 40만 대 이상이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폭발(발화) 논란에 휘말렸다. 뽐뿌, 클리앙, 아사모, 카카오스토리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용자들이 잇따라 자신의 갤럭시노트7이 폭발했다고 글과 사진을 올린 것이다.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6일 동안 올라온 폭발 관련 사진만 5건에 이른다. 외국 사용자가 유튜브에 올린 발화 동영상까지 합치면 6건의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 스토리에 올라온 갤럭시노트7 폭발 제보>
6건의 사진과 동영상 모두 제품 왼쪽 하단에서 발화가 시작되었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는 바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있는 자리다.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되어 제품 전소로 이어진 것이다.
스마트폰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은 매우 불안정한 물질로, 작은 충격으로도 발화가 일어날 수 있다(비행기 화물로도 반입이 금지된 상태다). 때문에 충전 도중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돼 스마트폰이 폭발했다는 사용자들의 제보가 종종 들려오곤 했다. 하지만 제조사들도 이러한 리튬 이온 배터리의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발화가 되지 않도록 겹겹이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반면 갤럭시노트7는 불과 6일 동안 6건의 폭발이 제보되었다. 극히 이례적으로 많은 수치다. 제품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제기할 수 있을 정도다. IT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구매한 갤럭시노트7도 폭발하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사용자들의 글이 줄을 이었고, 구글에 갤럭시노트7을 검색하면 갤럭시노트7 폭발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로 이슈가 되었다.
<아사모에 올라온 갤럭시노트7 폭발 제보. 제보자는 충전 중이 아님에도 제품이 발화했다고 밝혔다>
제품이 폭발하는 원인으로 현재 두 가지가 지목되고 있다. 하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USB-C 단자를 통한 고속 충전을 도입하면서 기술적인 결함이 발생했다고 보는 입장이다. 과전압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자극해 발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다만 이 주장은 USB-C 단자를 통한 고속 충전을 도입한 타사의 스마트폰(화웨이 넥서스6P, LG전자 G5 등)에선 폭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다른 하나는 애당초 삼성전자가 공급받은 리튬 이온 배터리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다. 충전 중이 아닌 제품에서도 발화가 일어났다고 보고된만큼 이 주장도 나름 힘을 얻고 있다. 해외의 수리전문매체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삼성SDI가 공급한 것으로, 중국의 동관 ITM 일렉트로닉스가 제작한 3500mAh 용량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ATL, 동관 일렉트로닉스 등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가 공급한 배터리를 자사의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다만 두 주장은 모두 가설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폭발의 정확한 원인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확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충전 단자가 되었든 배터리가 되었든 하드웨어 문제로 밝혀진다면 제품 리콜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가 일체형인데다가 방수/방진을 위한 실링 처리까지 되어 있어 배터리 교체나 간단한 수리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갤럭시노트7은 8월 31일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품질점검을 위한 추가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출하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