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영어'해 #2] 영어독서 교육의 표본 - 서울 강서구립영어도서관

이문규 munch@itdonga.com

편집자주]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그대로 일상이다. 교육에는 그 이상이다. 영어교육에 있어 독서, 특히 영어원서 독서는 초등/중등/고등 12년 교육 과정의 중요한 기틀이 된다. 이에 독서 빅데이터 기반의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교육기관 사례를 살펴보며, 영어원서 독서와 영어교육 효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독서로 '영어'해 #1] "저희는 영어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 코리아폴리스쿨 (http://it.donga.com/24775)

[IT동아 이문규 기자]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에 위치한 '강서영어도서관'은 일반 공공도서관에 비하면 면적과 규모도 작고, 보유 장서도 부족하지만, 그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알토란 같은 공간이다. 소문을 듣고 먼 동네에서 기꺼이 이 도서관을 찾아 오는 이들도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제법 잘 갖춰진 영어원서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강서영어도서관은 서울 강서구가 2012년에 개관했으며, 영어원서 독서와 영어 공교육에 초점을 맞춘 공립시설이다. 일반 도서관은 대개 성인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반해, 강서영어도서관은 미취학 학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 그리고 그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에 맞춰 강서영어도서관 측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며 영어원서를 읽고 학습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유지/관리하고 있다. 강서영어도서관 배소영 사서의 설명이다.

강서영어도서관 교사가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강서영어도서관 교사가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강서영어도서관 사서가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강서구가 운영하는 구립도서관은 모두 8군데입니다. 이곳 강서영어도서관은 강서구가 자체 운영하는 곳으로, 영어원서 독서 지도와 영어/중국어 강의 등의 여러 가지 교육/강좌 프로그램을 독립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구에서 독자 운영하는 영어도서관으로는 시설이나 원서서적, 교육 프로그램 등에서 꽤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강서영어도서관은 미취학 아동에서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아무래도 초등 고학년에 올라가면 대부분 학원 등의 사교육기관을 다니기에, 그전까지 아이들이 영어도서관을 드나들며 자유롭게 영어원서를 읽으며 원서독서 수준을 높이고 있다.

"원서독서 지도가 뒷받침돼야 하니 르네상스러닝 AR/SR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고요. 올해부터 도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기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스스로 골라 읽을 수 있게 해주니 지도교사로서는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방학 때는 많은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편안하게 책을 읽다 갑니다. 날도 더운데 시원한 도서관에서 편안하게 책 읽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죠."

배소영 사서는, 최근 들어 'AR(독서학습관리 프로그램)/SR(리딩레벨 진단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학부모가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전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성인들도 AR/SR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했는데, 이러한 학부모의 요청이 많아져, 최근부터는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이용토록 권장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학생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AR/SR 프로그램 활용폭을 넓히려 하는데, 현재 AR/SR 프로그램 이용자 수가 70명이라 현실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한다.

강서영어도서관 내부 전경
강서영어도서관 내부 전경

<강서구립영어도서관은 약 30,000권의 영어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영어원서는 양질의 서적을 선별해서 계속 구비하고 있어요. '해리포터 시리즈' 같이 인기 있는 서적은 여러 세트를 준비해야 합니다. 르네상스러닝의 'GE지수(영어읽기 능력 레벨)'가 표기된 AR 도서는 그 지수에 따라 분리 배치하고 있고요. 현재 본 도서관은 총 30,000여 권의 원서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AR도서는 2,000권 정도 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요청에 따라 AR도서는 꾸준히 확보할 계획입니다."

강서영어도서관 보유 서적
강서영어도서관 보유 서적

<독서 수준에 따라 구분 정리된 영어서적>

"AR/SR 프로그램을 아는 학부모님들이 작년보다 확실히 많아졌어요. 실례로, 올해 초 AR/SR 이용자 80명을 모집할 때는 마감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는데, 올 하반기 70명 모집할 때는 모집 시작 단 3분 만에 (선착순) 신청 마감됐습니다. 이 때문에 문의 전화도 상당히 많이 받고 있고요. 관내 모든 학생에게 제공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르네상스러닝 AR/SR 등록 도서
르네상스러닝 AR/SR 등록 도서

<르네상스러닝 AR/SR 등록 영어서적>

강서영어도서관은 1년에 상반기, 하반기 두 번에 걸쳐 AR/SR 이용 신청을 선착순으로 받고 있는데, 올해는 모두 마감됐다. 6개월 단위로 신청할 수 있으며, 이용 독려를 위해 소정의 이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도서관 수익을 위한 이용 비용은 아니고, 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입니다. 무료 서비스면 신청만 해놓고 거의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우리 구가 영어도서관을 설립한 건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사교육 부담을 덜기 위함입니다. 어쩔 수 없이 교육환경과 여건이 좋은 지역의 학생들과는 교육의 질적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좁힐 수 있는 게 원서독서라 판단했습니다. 더구나 원서를 많이 구매하기도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게 사실인데, 영어도서관이 있다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AR/SR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은 물론이고, 책 고르는 습관, 책 다루는 습관, 책과 함께 하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가르쳐 줍니다. 이곳과 같은 영어도서관에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프로그램이에요."

도서관을 찾은 어머니와 자녀가 영어책을 읽고
있다
도서관을 찾은 어머니와 자녀가 영어책을 읽고 있다

<도서관을 찾은 모녀가 영어책을 함께 읽고 있다>

강서영어도서관은 '도서관'이긴 하지만 영어교육을 중점 진행하는 교육기관이기도 해서, 영어독서능력 향상 프로그램 신청자에 한해 일종의 레벨 테스트는 실시한다. 학생의 정확한 영어능력, 독서능력을 파악해야 올바르게 지도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중국어 기초회화, 성인영어회화, 영어뮤지컬교실, 리딩클럽, 영어로 배우는 중국어 등의 어학 프로그램과 토요스토리극장(영어동화책 독후활동), 팝콘앤무비(영화관람) 등의 문화 프로그램도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르네상스러닝 AR/SR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주니 스스로 여러 권을 책을 읽도록 유도합니다. 읽은 책 목록은 그대로 AR/SR 프로그램에 기록되니, 마치 게임 경험치 쌓듯 자신의 독서량을 확인할 수 있고, GE지수를 올림으로써 나름의 성취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적 외 영상 학습 자료도 다수 배치했다
서적 외 영상 학습 자료도 다수 배치했다

<영어서적 외 영상 학습 자료도 다수 확보한 강서영어도서관>

강서영어도서관은 원서 외에, 스마트폰이나 PC 인터넷으로도 책을 볼 수 있도록 이북(e-book)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태블릿PC나 노트북 등의 디지털 기기가 확산돼 이북 활용도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북은 주로 성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독서에 관해 학부모님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이, '영어독서 습관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예요. 역시 아이들이 독서 자체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게 유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여러 내용의, 여러 장르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겠고요. 영어독서 습관을 갖춘 아이들은 일반 영어학습은 물론이고 수능 영어교육에도 확실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어릴 때 혹은 초등 저학년일 때는 '강요형 독서'가 아닌 '권유형 독서'로 아이에게 접근하길 제안합니다."

강서영어도서관에서 학생이 영어책을 읽고 있다
강서영어도서관에서 학생이 영어책을 읽고 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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