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인공지능, 실현 가능할까?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공상과학(SF)영화 속에는 인간과 닮은 로봇이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지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HAL-9000은 인간의 일상 언어를 이해하고 인간과 체스를 두기도 하며,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C-3PO나 R2-D2,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타스(TARS)는 인간 곁에서 임무를 돕는다.

인공지능
인공지능

영화 속 인공지능은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에일리언(1979)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애쉬(이안 홈 분)가 등장한다. 극 중 인물들은 애쉬가 안드로이드라는 것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인간과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한다. 즉 몸을 구성하는 부품만 기계며, 생각이나 행동은 인간과 동일하다.

그런데, 같은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2012)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 분)은 행동이나 사고에 관해 더 세부적으로 표현했다. 자율적인 판단을 통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애쉬와 달리, 데이빗은 스스로 탐구하고 자신의 존재에 관해 생각한다. 특히 인간이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보면서 자신의 창조주인 인간에게 "인간은 왜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거나, "만들 능력이 있으니까"라는 대답에 "당신의 창조주가 그 말을 하면 얼마나 실망할지 생각 해봤나요?"라고 반박하는 등 존재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
영화 프로메테우스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인간과 같은 사고 방식을 가지고, 인간의 행동 방식과 사고를 인식하는 컴퓨팅 기술을 말한다. 인간의 학습 능력과 추론 능력 등을 컴퓨터에 적용해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수준을 벗어나,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아닌 단어의 맥락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잘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 말의 맥락을 이해하고 정말 잘 했다는 말인지 아니면 비꼬는 말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개념을 표현한 영화도 있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가 바로 그 것이다. 작 중에서 핵폭탄을 들고 우주로 향하는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에게 "포츠(기네스 펠트로 분)에게 전화할까요?"라고 묻는 다거나 "때가 된 것 같지?"라는 토니 스타크의 물음에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 말인가요?"라고 대답하는 등 맥락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인공지능 연구의 중심에는 머신러닝이 있다

현재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기술은 대부분 인공지능 분야 중 하나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기반으로 다양한 알고리즘을 접목해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머신러닝이란 이름 그대로 기계가 학습을 한다는 의미로, 여기서 기계는 컴퓨팅 시스템이나 알고리즘 등을 의미한다. 현실 세계에 있는 수많은 정보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 현재 상황을 통해 앞으로의 일을 예측한다.

학습
학습

이는 과거부터 계속 적용해온 기술이며, 아직까지 연구 중인 기술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머신 러닝의 사례 중 하나는 리캡차(reCAPTCHA)다. 캡차코드란 원래 웹 페이지에서 회원가입 등의 절차를 거칠 때 접속한 사용자가 사람인지 자동화 프로그램인지 판단하기 위해 독특한 모양의 텍스트 이용한 테스트다. 그런데 리캡차는 독특한 모양의 텍스트 대신 고서 스캔본을 사용한다. OCR로 인식하지 못한 단어를 캡차 코드로 사용하고, 인간이 이 문자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향후 OCR은 인식하지 못했던 단어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OCR의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체스나 틱택토 등의 게임 역시 이런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 중 놓을 수 있는 최고의 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보다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 바둑에도 이를 적용해 국내 프로 기사인 이세돌(9단)과 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머신러닝은 다양한 알고리즘을 통해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신경망을 적용한 딥러닝(Deep Learning)이다. 인공신경망이란 사람의 뇌를 형상화한 기술로, 뇌의 가장 작은 신경세포인 뉴런을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수천 억개가 모이면 인간의 뇌처럼 학습하고 학습 결과에 따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직접 가르치는 '교사학습'과 함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결과를 계층화/군집화하는 '비교사학습'을 함께 적용하면 향후에는 빅데이터나 데이터마이닝 등의 기술과 결합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다.

인공지능
인공지능

IBM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은 이러한 개념을 구축하고 있다. 왓슨은 특정한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물음에도 대답할 수 있다. 이 때는 정해진 답이 아니라 자신이 끌어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내놓은 결과를 '신뢰도'와 함께 표시해준다. 즉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요'라는 식의 답변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특히 왓슨은 인간의 일상 언어인 자연어를 인식하는 데 특화한 솔루션인 만큼 향후에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말의 맥락을 인식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다.

인공지능 연구는 위험할까?

2014년 개봉한 영화 트랜센던스에서 슈퍼컴퓨터에 뇌를 업로드한 천재 과학자 윌 캐스터(조니 뎁 분)는 "너의 존재를 인식하고 증명할 수 있냐"는 요셉 태거(모건 프리먼 분)의 질문에 "당신은 증명할 수 있습니까?"라고 되묻는다. 단순히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를 넘어 자아를 가지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지능을 활용한다.

안타깝게도 영화에서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은 대부분 인간과 적이 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9000은 정신질환 환자처럼 미쳐서 같은 우주선에 있는 인간을 모두 죽이려 하는가 하면, 이글아이(2008)에 등장하는 슈퍼컴퓨터 아리아는 국가를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현 정부를 전복시킬 계획을 실행하고, 아이로봇(2004)에 등장하는 비키는 로봇 3원칙을 확대 해석해 인간을 억압하고 다스려서 인류를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나 매트릭스의 인공지능 역시 인간을 적 혹은 배터리(…) 정도로만 생각한다.

실제로 이를 우려해 인공지능 연구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테슬라 모터스 엘론 머스크 CEO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규제 없는 연구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나 애플 컴퓨터 창업자 중 하나인 스티브 워즈니악 역시 인공지능 연구에 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엘론 머스크
엘론 머스크

컴퓨터는 충분한 연산 능력과 인프라만 있으면 성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 딥러닝 등에 이러한 인프라를 적용하면 그들의 학습 능력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아직 인격이나 자아를 가진 컴퓨터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IT 업계를 이끄는 인물들은 기술의 빠른 발전때문에 이를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인공지능 연구는 어디까지 왔을까? 이어지는 기사에서 이를 소개한다(관련 기사: 인공지능 연구, 어디까지 왔나 - http://it.donga.com/23738/).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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