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에 빅데이터가 필요한 이유 - 르네상스러닝 송동혁 대표
[IT동아 이문규 기자] 흔히 말하는 빅데이터(Big-data)는 단어 뜻 그대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말하며, 전세계에서 매일 시시각각 발행하는 이 디지털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드는 것이 현재 IT업계의 큰 화두다.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한 정보가 개인과 기업,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보로서 의미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20년 이상 교육 분야에서 매년 수천 만명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아 분석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빅데이터 교육 업체가 있다. 미국 전역 학교의 절반이 이용하고 있는 영어학습 지도 솔루션 업체인 '르네상스러닝'이다.
1984년 설립돼 2015년 현재까지 미국 내 6만 이상의 학교에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국내에는 지난 2013년 한국지사를 통해 국제학교에서 출발해 대형 어학원, 공/사립학교, 영어도서관 등으로 공고하면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르네상스러닝은 엄밀히 말해 '영어교육' 업체라기 보다 '영어훈련' 업체다. 단순 주입식의 입시형 영어교육이 아닌, 영어권 학생들의 학습 방식과 패턴을 분석해 이 데이터를 토대로 비영어권 학생들의 올바른 영어학습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핵심 키워드는 '독서'다. 영어 원서 독서를 통해 영어에 관한, 영어권 문화에 관한 기틀을 잡아 준다. 여기에 20년 르네상스러닝 만의 빅데이터가 초석이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원서 독서 중심의 영어학습 훈련. 기존 영어교육 업체와 어떻게 다르고 학습 효과는 얼마나 좋은지 한국지사인 '르네상스러닝코리아' 송동혁 대표에게 들었다.
얼마 전 올해 수능 직후 르네상스러닝코리아가 수능 영어문제 분석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어떤 내용이었나?
올해 하반기에 처음 추진했다. 르네상스러닝이 교육 데이터 분석 업체이고, 이미 미국 현지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우리 학생들이 접하는 수능 영어문제가 미국 학생에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난이도)인 지를 분석한 결과다. 올해 수능 영어문제 지문과 르네상스러닝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2016년 수능 영어 지문의 난이도는 미국 현지 학령 기준 중3~고1 학생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 지문을 먼저 분석한 다음 학생들의 오답률이 높았던 문제에 집중하여 그 이유를 파악했다. 지문의 길이, 단어(어휘)의 난이도 등을 미국 학생의 교과서와 비교, 분석하니 사고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풀기 어려웠던 문제가 더러 출제됐다. 결국 영어 지문 독해에 관한 훈련 혹은 원서 독서를 통한 훈련이 수능 영어문제 풀이에도 도움이 됨을 확인했다.
참고로, 우리나라 수능 영어는 미국인들이 읽는 일반 소설보다 난이도가 높다. 문제의 이해보다 정답을 맞히는 패턴에 익숙해진 결과긴 하지만, 하여튼 우리 학생들 참 대단하다.
그럼 이번 수능 영어문제 분석은 어떤 방식과 절차로 진행됐나?
르네상스러닝 만의 'ATOS 애널라이저(ATOS Analyzer)' 엔진으로 지난 30여 년의 데이터 분석 노하우와 미국 학생들의 실시간 학습 데이터와 비교/분석했다. 이를 통해 정량적(문장 길이), 정성적(단어 난이도) 분석이 가능하며, 미국 학령 기준의 평가 기준이 마련된다.
르네상스러닝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ATOS 애널라이저를 직접 이용할 수 있다. 자녀가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교과서 수준과 난이도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http://www.renaissance.com/products/accelerated-reader/atos- analyzer) 현재 르네상스러닝에서 보유하고 있는 서적 분석 데이터는 17만 건이 넘는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3년에 정식으로 들어와 영어교육 업체로서는 신생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영어교육 업체가 성행 중인데, 어떤 차별화 전략이 있나?
한국지사가 설립되기 전에도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교나 기관이 이미 있었다. 2003년 국내 1호 고객사인 '서울국제학교(경기 성남 소재)'를 시작으로 2015년 현재까지 약 400여 학교, 학원, 기관에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본사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런 만큼 비영어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지사가 설립됐다. 다양한 시도와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어교육의 본질과 근원에 집중하고 그에 충실하고 있으며, 그것을 최대의 차별점으로 꼽는다. 우리는 타 영어교육 업체와는 달리, 시험이나 테스트 만을 위한 영어실력/어학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두지 않고, 영어를 접하는 모든 연령층, 모든 학습자의 '영어 성장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영어독서를 통한 문해력 훈련에 관심을 둔다. 여기에 활용되는 르네상스러닝 만의 교육 데이터베이스는 미국 전역 학교에 도입됐을 만큼 인지도와 공신력이 높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학교에서 매 시간마다 학습 데이터가 저장, 분석되고 있으니, 영어교육 빅데이터는 그 어떤 교육업체도 흉내 낼 수 없는 르네상스러닝 만의 차별점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르네상스러닝은 '영어독서를 통한 독해력/사고력/문해력 훈련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교육시장만큼 치열한 분야가 없는데, 2013년 뒤늦게 글로벌 교육업체의 한국지사를 설립해 교육사업에 나서기까지 적잖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르네상스러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르네상스러닝코리아 설립 전 일본의 소프트웨어 대기업에 근무했다. 그곳에서 여러 IT기술 및 콘텐츠 관련 사업을 경험해 보니, 교육 분야가 IT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영어교육 관련 사교육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아는 영어'가 아니라 '할 줄 아는 영어'를 위한 교육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여러 프로그램을 검토한 후에 르네상스러닝을 선택했다. 입학, 취업, 승진을 위한 어학 시험, 테스트 준비만 하느라, 10년 동안 영어공부를 해도 영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확실한 해결책을 만들고 싶었다.
말이든 글이든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려면 '지식'이 아닌 '실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력과 문해력이 기반이 돼야 한다. 르네상스러닝은 지금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미국 학교의 교육 빅데이터를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 및 문해력 배양을 돕고 있다.
그렇다면, 일선 영어학원이나 온라인 영어교육 서비스와는 어떤 점에서 다른 건가?
어떻게 보면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이 교사나 학생들에게 그리 간단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영어시험을 대비해 문제를 풀게 하고, 정답을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는 학생들을 자리에 앉혀 놓고 주어진 문제 풀고 그 정답을 찾는 훈련을 한다.
이에 반해 르네상스러닝은 학생들의 원서 읽기 능력을 진단하여, 그에 맞는 원서를 읽고 그 내용과 문맥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영어학습 외에도 독서습관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프로그램을 최적의 방식으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 관련 교육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주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영어 원서 독서라는 게 사실 성인에게도 결코 쉽지 않다.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럴 듯한데, 르네상스러닝은 어떤 방법으로 영어 원서 독서를 권장하나?
분명 그렇다. 주된 이유는 읽는 사람의 수준에 맞지 않는 원서를 읽기 때문이다. 연령대에 맞는,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며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즉 읽는 사람의 수준, 취향, 난이도가 반영된 책을 선정해야 하는데, 르네상스러닝의 SR(Star Reading)과 AR(Accelerated Reader) 프로그램을 통해 읽는 사람의 레벨 평가 및 서적 제안을 진행할 수 있다.
SR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읽기 실력을 파악 후 수준과 관심사에 꼭 맞는 서적을 읽은 다음에는 AR 프로그램으로 읽은 도서 내용에 대한 이해도, 문해력을 평가한다. 미국 전역 교육기관에 도입된 SR 및 AR 프로그램으로 매일, 매월, 매년 수 많은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SR, AR은 각각 어떤 프로그램이고, 어떤 방식, 절차로 진행되나?
SR은 영어 읽기 수준 진단 프로그램이다. 자신이(혹은 자녀가) 읽고 있는 원서의 읽기 수준이 미국 현지 학령기준 몇 학년에 해당되는 지를 알 수 있다. 15분 동안 34개 문제가 순차적으로 출제되며 정답 비율에 따라 다음 문제가 맞춤형으로 바뀐다. 이 레벨 테스트를 마치면 미국 내 수천 만명의 학생 데이터와 비교해 영어 읽기 수준(GE 지수)이 표기된다. 예를 들어, SR을 통해 '4.5'의 지수를 받았다면, '미국 학년 기준 4학년 5개월'의 학생이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임을 뜻한다.
<르네상스러닝 프로그램의 ‘ATOS BL 지수’ 표기>
이렇게 자신의 영어 읽기 수준을 확인한 뒤 그 수준에 맞는 서적을 골라 읽으면 된다. 그러니 대개 어려워하지도, 지루해 하지도 않는다. 한글 서적을 보듯 무난하게, 부드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이렇게 읽은 내용에 관해 일종의 평가 시험이 AR 퀴즈다. AR 퀴즈는 현재 다양한 장르의 원서 17만 권을 커버한다.
그럼, SR+AR 프로그램으로 훈련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학습성취도 차이는 어느 정도로 파악되는가?
물론 지역이나 학교, 교사와 학생의 열의도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자신에게 맞춘 독서가 영어 실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 하나는 명확하다. 르네상스러닝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학습 효과에 대서는 이미 400여 개의 통계 자료로도 검증됐다.
한 통계 자료를 보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지역의 3개 초등학교, 34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년 동안 관찰, 분석했는데, AR 사용 학생 그룹이 미사용 학생 그룹에 비해 영어 읽기 실력 및 성취도가 30% 정도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 거주하다 국내에 이주한 교포 자녀들이 국내 국제학교에서도 SR+AR 프로그램을 지속 이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 전역 교육 기관의 절반 정도가 이미 AR+SR 프로그램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르네상스러닝과 두 학습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높을 듯하다.
그렇다. 현재 미국 내 학교에서 가장 널리, 많이 쓰이는 영어 프로그램이다. 미국 초중고 공통학습 기준인 'CCSS(Common Core States Standard)'와 연동될 정도로 미국 교육계에서는 인지도와 공신력이 높다. 미국뿐 아니라 미국식 학제를 따르고 있는 국내 국제학교, 원어민학원 등에서도 기본으로 도입하는 영어 학습의 표준이다.
<위로부터 ‘AR Quiz No’는 AR 프로그램 내 퀴즈 번호, ‘Interest Level’은 서적 내용의 등급, ‘ATOS BL’은 북레벨(Book Level), 즉 읽기 수준, ‘AR Points’는 AR 프로그램 내 누적 포인트’를 나타낸다. 위 책은 미국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적합한 수준이다>
국내에는 그럼 어느 학교, 학원 등에 도입돼 있는가?
앞서 말한 대로, 현재 전국 400여 교육기관에 도입돼 있다. 주로 국제학교 쪽이 많다. 미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미 접했기 때문이다. 국제학교 외에도 경기 수내초등학교, 대구 동도초등학교, 목동 한가람고등학교 등 일반 초중고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수내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의 제안으로 대다수의 재학생이 르네상스러닝 AR, SR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 폴리어학원, YBM ECC, 서강대학교 SLP, 강남프라이드 KPI 등의 대형 학원을 비롯해, YBM PSA, 메이플베어, 브라이튼 등의 영어유치원, 닥터정이클래스, 센트럴1리딩클럽, 이챕터스, 타임플레이북 등 주요 영어도서관에도 도입돼 있다. 밀양도서관, 안양석수도서관, 양산영어도서관, 강서영어도서관 등 국공립 도서관에서도 AR+SR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르네상스러닝이 제안하는, 당장 따라해 볼 수 있는 올바른 영어독서법은 무엇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서적을 선택하는 것이다. 독서는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흥미를 잃지 말아야 하는데, 수준이 맞지 않으면 금세 싫증 내고 지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혹은 자녀)의 수준을 확인하지 않고, 다른 사람(혹은 그의 자녀)이 읽는 책을 따라 읽으려 하면 시간만 낭비할뿐더러 자칫 독서 습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의 읽기 수준을 측정해 보고 싶으면, 인근의 르네상스러닝 도입 교육기관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한번 접해 보길 권한다. 자신 수준과 관심사에 맞는 서적을 읽으며 읽기 수준을 점차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르네상스러닝 전국 사용기관 검색: http://www.renlearn.co.kr/Company/Ar.asp)
르네상스러닝코리아는 앞으로 한국 교육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 하는가?
우리가 한국 영어교육 방식을 바꿀 순 없겠지만, 그 패러다임은 언젠가는 바꿀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한국에 들어온 지 이제 3년 지났고, 현재 도입 교육기관의 확산도를 본다면 불가능하리라 여기지 않는다. 영어 사교육 시장 규모가 15조 원을 넘어서는 이 상황에, 영어 교육의 대부분이 수능 입시 영어와 입사 시험 등에 맞춰져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우리 학생들이 합격 수단이 아닌 언어 수단으로 영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확실한 도움을 주려 한다. 믿고 따라와도 좋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