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샌디스크 인수로 스토리지 최강자 노린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국내외에 걸쳐 IT 기업 간 크고 작은 인수/합병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저장장치 전문업체인 WD(웨스턴디지털)가 지난 10월21일, SD메모리카드, USB메모리 등 플래시 메모리의 글로벌 강자 '샌디스크(SanDisk)'를 190억 달러(약 21조 6,79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몇해 전 세계적인 스토리지 업체인 HGST(히타치 글로벌 스토리지 테크놀로지)와의 합병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수익을 강화한 데 이어, 플래시 메모리 분야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지 제품을 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어 WD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이번 샌디스크 인수는 WD가 'HDD대 SSD'로 나뉜 스토리지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 되며, 이로써 WD는 PC,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저장장치가 필요한 IT기기 및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형태의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유일한 업체가 된다.

WD, 샌디스크 전격 인수
WD, 샌디스크 전격 인수

샌디스크는 과거 삼성전자도 낸드(NAND) 플래시 사업강화를 위해 인수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기업이다. 그만큼 이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러한 샌디스크를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플래시 메모리 진영에 밀려 WD가 점차 스토리지 시장의 입지를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사용자들의 관심과 요구가 모바일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면서, 많은 IT기업들이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모바일 중심의 시장 전략으로 재편하고 있다. 저장장치 시장도 다르지 않다. 사용자들은 데이터/파일 백업 시 이전처럼 HDD만을 고집하지 않는 추세며, 스토리지 제조사도 그에 맞춘 저장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WD와 샌디스크의 결합은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데이터 저장 상황/환경에 대응하는 다양한 스토리지 제품군을 보유한 기업이 탄생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WD가 글로벌 규모의 제품 및 기술 자산을 확보하고, 비휘발성 메모리(NVM) 분야에도 전문성을 보유한 스토리지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WD는 자사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2배로 상승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WD는 이후 HDD와 SSD,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솔루션(NAS 등), 플래시 스토리지(SD메모리카드 등) 제품군으로, 일반 사용자부터 기업용 데이터센터까지 제품 및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참고로 WD와 샌디스크가 보유한 기술특허, 기술등록 건수는 15,000건에 달한다.

WD SiliconEdge Blue
SSD
WD SiliconEdge Blue SSD

WD와 샌디스크 합병은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전통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국내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도 관심 있게 지켜 보고 있다. 그들의 주력 제품인 SSD의 경쟁 제품으로서 WD/샌디스크 제품군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존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WD의 CEO인 스티브 밀리건(Steve Milligan)은 "이번 인수 건은 고품질 제품과 첨단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스토리지 분야의 최강자가 되고자 하는 WD의 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합병 후 WD는 빠르게 진화하는 스토리지 산업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포착할 이상적인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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