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수동적 시청자에서 능동적 사용자로, 스마트TV

이상우 lswoo@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 개정판]

스마트TV
스마트TV

<스마트 TV는 방송 시청뿐 아니라 인터넷에 기반한 쌍방형 서비스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TV다>

똑똑해진 TV, 스마트TV

텔레비전(이하 TV)은 19세기 말에 처음 등장한 이후, 화면 표시 방법이나 디자인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20세기 후반부터 가장 대중적인 정보 전달 기기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다만, 아무리 화질이 발달하고 채널이 늘어난 TV가 등장했다고 한들, 방송국에서 전해주는 단방향의 정보를 시청자들이 일방적으로 수용한다는 근본적인 형태는 거의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TV의 한계는 1990년대부터 PC 및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더욱 분명하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물론, 케이블TV,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등이 등장하면서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등, TV는 부분적이나마 쌍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방향으로 진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PC 수준의 쌍방향성에 비할 수가 없었고, 시대는 TV 자체에 좀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다.

스마트TV(Smart TV)의 등장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스마트TV란 TV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결합, 각종 앱(application: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 웹 서핑 및 VOD 시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이하 SNS), 게임 등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TV다. 기존 TV에 PC의 기능을 더했다 하여 한때는 하이브리드(hybrid: 혼합) TV라 부르기도 했지만, 2010년경부터 스마트폰(smart phone)이 크게 유행하면서 덩달아 스마트TV라는 명칭 역시 보편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두 종류의 TV, 스마트TV와 IPTV의 차이는?

스마트TV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사용자와 TV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하는 기존의 TV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TV를 '쌍방향TV(Interactive TV)'라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TV는 인터넷 회선에 연결해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IPTV와 유사하다. 하지만 IPTV는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영상 및 음성을 지상파나 케이블용 안테나가 아닌 인터넷 회선을 통해 전달받아 TV에 표시한다는 점에서 기존 TV와 차이를 보일 뿐, 스마트TV와 같은 쌍방향, 다기능을 크게 강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IPTV 수신기도 자체 운영체제를 갖추고, 별도로 앱을 설치하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웹 브라우저에 접속하는 등 스마트TV와 유사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사실상 경계가 허물어진 셈이다.

스마트TV
스마트TV

<스마트TV를 이용해 유튜브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

스마트TV의 뒷모습
스마트TV의 뒷모습

<스마트TV의 후면, 인터넷 접속용 랜 케이블과 지상파 방송 수신용 안테나 케이블을 함께 연결한다. 최근에는 와이파이 수신 기능을 갖춘 스마트TV가 대부분이라, 유선 랜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TV가 등장한 초기에는 기존의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 시청용 안테나와 인터넷 회선을 동시에 연결하는 형태로 설치해야 했지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 대부분은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해 별도 케이블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안테나 케이블을 연결하기 때문에 IPTV와 달리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일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일체형 스마트TV, 분리형 스마트TV의 장단점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TV는 자체적으로 프로세서, 운영체제, 데이터 저장 공간 등을 기본 내장한 일체형 스마트TV와 기존 TV에 셋톱박스를 연결해 구현하는 분리형 스마트TV가 공존하고 있다. 일체형 스마트TV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TV제조사가 주로 생산하며, 분리형 스마트TV 셋톱박스는 애플, 구글 등의 컴퓨터 플랫폼(platform: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규격) 개발사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

넥서스 플레이어
넥서스 플레이어

<구글 넥서스 플레이어를 연결하면, 일반 TV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유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일체형 스마트TV는 별도의 장비를 추가로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TV 구매 시에 함께 제공되는 통합형 리모컨으로 모든 기능을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그만큼 TV의 가격이 비싸다. 반면, 분리형 스마트TV는 별도의 TV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존의 TV에 셋톱박스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은 훨씬 적다. 다만, TV와 셋톱박스를 연결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각각의 리모컨을 따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서는 상당한 번거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번거로움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셋톱박스를 연결해,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TV 리모컨
스마트TV 리모컨

<일체형 스마트TV는 통합형 리모컨으로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제품에 따라 쿼티 자판을 내장해, 입력을 더 간편하게 해주는 제품도 있다>

전용 셋톱박스가 아닌 블루레이 플레이어, 홈시어터, 비디오게임기와 같은 다른 AV(음향/영상) 기기에 스마트TV 기능을 내장해 이를 기존 TV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스마트TV를 구현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AV기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마트TV까지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AV기기에 내장된 스마트 기능은 본격적인 스마트 기능이라기 보단 '덤' 같은 느낌이 강하고, 각 기기마다 성능이나 기능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일체형 스마트TV나 분리형 스마트TV에 비해 일부 기능(앱 호환성 등)에 제약이 있는 경우도 있다.

독자적인 스마트TV 생태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

스마트TV 제조사들은 독자적인 앱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자사가 참여해 개발 중인 운영체제 타이젠을 스마트TV에 적용하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웹OS라는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갖췄다. 애플과 구글 역시 자사의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스마트TV를 제작하고 있다. 단순히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기서 작동하는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시장까지 진출해 것이 목표다.

스마트TV 화면
스마트TV 화면

<스마트TV를 바탕으로 관련 콘텐츠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

구글을 예로 들어보자. 구글이 내놓은 크롬 캐스트나 넥서스 플레이어 등은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의 콘텐츠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게임이나 앱 구매는 물론, VOD까지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기존의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하던 콘텐츠를 거실에 있는 TV까지 확장한 셈이다.

스마트TV 제조사와 인터넷 망 사업자 사이의 갈등

스마트TV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이다. 또한 스마트TV의 주요 콘텐츠 중에는 VOD나 지난 방송 다시 보기와 같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네트워크 트래픽(traffic: 부하)이 발생할 수 있어 이것이 인터넷 망 제공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인터넷 망 제공업체들은 이러한 형태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 스마트TV 제조사들이 네트워크 트래픽 발생에 따른 망 확충 및 유지에 드는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와 같은 논란은 스마트TV의 보급률과 비례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킹 위협도 존재

스마트TV는 연산기능과 운영체제를 갖춘 하나의 컴퓨터다. 특히 인터넷과 연결되기 때문에 다른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해킹의 위협에 놓여있다. 이른바 티비싱(TV와 피싱의 합성어)이다. 스마트TV에 악성 코드를 설치하고 내장된 카메라로 상대방을 '도촬'하거나, 전자상거래 중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등의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업계의 대응은 어떨까?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 스마트TV용 콘텐츠에 코드접근보안 기술과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를 통해 악성 앱이 설치될 가능성을 줄이고 있으며, 관리자 권한을 제한해 검증된 앱만 유통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안솔루션 기업 역시 이에 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랩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미 보안 솔루션 제공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제조사가 원하는 즉시 보안 솔루션을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의 '용어로 보는 IT'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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