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모니터는 PC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LG 미러링 모니터 & 블루투스 모니터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모니터는 PC의 처리 화면을 보여주는 영상 출력 기기다. 수십 년 전에도 그랬고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니터는 그 동안 화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이후 PC 작업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모니터를 세로로 세워 사용하는 피봇(pivot) 기능이나 3D 입체영상/TV 출력 기능, 스마트TV 기능, 스피커 기능 등이 추가된 모니터도 등장했다. 지금까지의 모니터는 이런 모습이었다면...

스마트폰이 PC 역할을 일부 수행하게 되면서, 최근 출시되는 모니터는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에 대응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LG전자 모니터 제품군이 그렇다. LG 모니터야 품질과 화질에 있어서 세계적 제품이라 구구절절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스마트폰과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부가 기능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연결하면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LG전자의 최신 모니터 2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자.

LG 미러링 모니터와 블루투스 모니터
LG 미러링 모니터와 블루투스 모니터

하나는 'LG 미러링 모니터(27MT77W)'고, 또 하나는 'LG 블루투스 모니터(24MT57B)'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미러링 모니터는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모니터에 출력하는 기능을, 블루투스 모니터는 스마트폰 소리를 모니터를 통해 출력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당연히 두 연결 모두 케이블이 필요 없다. 소리 출력은 아이폰도 가능하지만, 미러링 화면 출력은 LG 스마트폰을 비롯해 미러링(미라캐스트) 기능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가능하다. 설정 및 사용이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면, 제품설명서 뒤질 것 없이 이 리뷰를 보고 따라 하면 된다.

우선, 미러링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스마트폰 화면을 모니터로 출력해 보자. 이를 위해 필요한 기능이 미라캐스트다. LG G 시리즈 스마트폰에는 미라캐스트가 기본 내장돼 있고, 없다면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LG G3의 미라캐스트 설정
LG G3의 미라캐스트 설정

LG 미러링 모니터, 27MT77W는 27인치 크기의 다기능 모니터다. 스마트폰 화면 공유의 미라캐스트는 물론, TV 튜너를 내장해 TV안테나 케이블을 연결하면 TV시청도 가능하다. 게이머를 위한 특수 기능인 '블랙 스태빌라이저(Black Stabilizer)', DAS(Dynamic Action Sync) 모드 등도 내장했다. 블랙 스태빌라이저 기능은 게임(특히 FPS) 시 어두운 부분의 명암비를 높여 색감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숨어 있는 대상(적)을 좀더 또렷하게 보여주며, DAS 기능은 게임 화면 출력 시 모니터로 전달되는 지연 시간(인풋랙, input lag)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응답속도는 5ms(밀리초)다.

LG 미러링 모니터
27MT77W
LG 미러링 모니터 27MT77W

거의 180도에 가까운 시야각을 제공하는 LG IPS 패널을 사용했음은 당연하고, 화면 테두리(베젤)도 1cm 이하라 다른 27인치급 모니터보다 화면이 크고 시원하게 보인다. 일반 용도의 PC 모니터로서는 모자람 없는 성능과 화질, 완성도다. 다기능 모니터답게 뒷면 입출력 단자로, D-Sub, HDMI 2개, TV안테나, 콤포지트/콤포넌트 AV, 오디오 광출력(SPDIF), 이어폰 및 PC사운드 입력, USB 등이 지원된다. USB 메모리를 꽂으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바로 재생할 수 있다. 재생 제어는 리모컨으로 하면 된다. TV든 모니터든 역시 LG가 잘 만들긴 잘 만든다.

미러링 모니터의 뒷면 단자
미러링 모니터의 뒷면 단자

스마트폰과 모니터의 미러링 연결은 쉽다. 모니터 리모컨의 '외부입력/스크린쉐어' 버튼을 눌러 '스크린쉐어' 기능을 선택한 다음, 스마트폰에서 미라캐스트를 실행하고, [연결 가능한 기기]에 표시된 미러링 모니터를 터치해 연결하면 된다. 두 기기가 연결되면 스마트폰 화면이 그대로 모니터에 출력된다.

미러링 모니터의 '스크린쉐어'
기능
미러링 모니터의 '스크린쉐어' 기능

스마트폰에서 모니터 선택
스마트폰에서 모니터 선택

이후로는 스마트폰 화면에 나오는 대로 가로 화면이든 세로 화면이든 똑같이 보인다('거울'처럼 똑같이 나온다 하여 '미러링(mirroring)'이다). 스마트폰 조작보다 0.5초 정도 늦은 박자로 출력되지만, 사진이나 영상 재생 등에는 아무 지장 없다. 다만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 출력본을 모니터로 크게 출력하는 거라 화질은 PC 모니터로 사용할 때보다 약간 저하될 순 있다. 물론 스마트폰 출력본 화질이 좋다면 미러링 화질도 좋다.

스마트폰 화면 미러링 출력
스마트폰 화면 미러링 출력

미러링 연결은 영상뿐 아니라 소리도 함께 출력되며, 볼륨은 모니터 리모컨으로 조절하면 된다. 아울러 미라캐스트는 '와이파이 다이렉트(Wi- Fi Direct)' 기술로 무선 연결되며, 연결 가능 반경은 약 200m 내외다. 그러니 일반 가정은 물론 웬만한 회사 사무실/회의실이라도 무선으로 연결해 출력할 수 있다.

미라캐스트는 영상과 음성이 동시에 출력된다
미라캐스트는 영상과 음성이 동시에 출력된다

스마트폰 외에도 노트북 중에 미라캐스트를 지원하고 MS 윈도 8.1이 설치된 노트북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미라캐스트를 통해 미러링 모니터로 화면을 무선 출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러링 모니터를 이용한 미라캐스트는 어느 때, 누구에게 필요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황은 스마트폰 사진 재생이다. 예를 들어, 아기 사진이나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다음 이를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보여주는 상황이 그렇다. 작은 화면보다는 미러링 모니터나 TV의 큰 화면으로 보는 게 아무래도 좋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PC로 복사해서 재생하는 것보다 덜 번거롭기도 하다.

미러링 모니터 사진 출력
미러링 모니터 사진 출력

이외에도 PC가 없는 상황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모니터로 출력해 여럿이 함께 보려는 경우에도 유용할 수 있다(다만 그럴 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미러링 기능은 일상에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모니터나 TV가 이를 지원해 스마트폰과 언제든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는 LG 블루투스 모니터, 24MT57B는 위 미러링 모니터와 사양과 성능, 기능 등이 거의 비슷하고 화면 크기만 24인치다. 마찬가지로 D-Sub, HDMI 2개, 콤포지트/콤포넌트, USB 단자 등을 모두 제공한다. 최대 해상도 역시 미러링 모니터와 동일한 1,920 x 1,080이다. 전반적인 디자인도 거의 비슷하고, 베젤 부분만 약간 다르다. 미러링 모니터가 고급형 모니터 베젤이라면, 블루투스 모니터는 보급형 모니터 베젤이다(사진 왼쪽이 미러링 모니터, 오른쪽이 블루투스 모니터).

모니터 베젤 비교
모니터 베젤 비교

블루투스 모니터는 용도 그대로,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모니터 스피커를 통해 무선으로 출력한다(미러링 모니터에는 블루투스 기능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자주 듣는 이들에게는 대단히 유용한 기능이며, 스피커를 따로 두지 않아도 되니 책상 여유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 방법도 미라캐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블루투스 모니터 리모콘에 있는 '블루투스' 버튼을 누른 다음,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 화면에 뜬 블루투스 모니터를 터치해 연결하면 된다. 블루투스 연결은 한번 설정하면 이후도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켜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블루투스 모니터와 아이폰 연결
블루투스 모니터와 아이폰 연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 모니터 연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 모니터 연결

블루투스는 미라캐스트보다 연결 반경이 좁아 모니터 주변 10m를 넘어가면 소리 출력이 끊길 수 있다. 그래도 무선 연결이라는 점에서 음악 감상에 상당히 유용하다. 블루투스 모니터에 적용된 내장 스피커도 출력 성능이 썩 괜찮아 일반적인 음악 감상에 전혀 무리가 없다. 음량도 제법 크고, 5W(와트) 2채널 스피커 구성에 'MaxxAudio' 음향 기술이 적용돼 나름대로 꽤 들을 만한 중저음(베이스)을 출력한다(다만 소리의 깊은 맛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정도면 가정이나 사무실, 소규모 매장 등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듯하다.

블루투스 연결이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뿐 아니라 아이폰, 노트북 등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모든 기기와 연결해 소리를 출력할 수 있다. 참고로 블루투스 모니터에 연결된 PC 본체는 모니터 케이블로 HDMI을 사용했다면, 영상과 음성이 동시에 출력된다. 만약 모니터를 D-Sub으로 연결했다면, 모니터 뒷면 '음성입력(PC)'에 스테레오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해 PC 사운드 단자에 꽂으면 된다. 당연히, 이 스테레오 오디오 케이블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이어폰 단자에 꽂으면 블루투스 연결 없이도 소리가 출력된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사용한다면 모니터 화면을 꺼둬야 전기를 아낄 수 있으니, 이때는 리모컨의 '블루투스' 버튼을 한번 더 3초 후에 화면이 꺼지고 소리는 계속 출력된다(블루투스 버튼을 한번 더 누르면 화면이 켜진다).

아울러 스피커 용도로 사용한다면, 리모컨의 '음향모드' 버튼을 눌러 출력 음향 모드를 바꿔 주는 게 좋다. '표준', '뉴스', '음악', '영화', '스포츠', '게임' 모드가 제공되는데, 사실상 모드 변경에 음질/음향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듯하다. 대부분 음악을 들을 테니 '음악' 모드로 맞춰 두면 되겠다.

블루투스 스피커의 음향모드 설정
블루투스 스피커의 음향모드 설정

이외에 모니터 측면의 기능과 성능 등은 미러링 모니터와 동일하다. IPS 패널을 적용했고, 게이머용 특수 기능도 모두 지원한다. 물론 TV안테나 케이블을 뒷면 TV 단자에 연결하면 TV도 볼 수 있다(전체화면 또는 작은화면(PIP).

LG 모니터의 TV출력 기능
LG 모니터의 TV출력 기능

본 리뷰어는 LG 미러링 모니터와 블루투스 모니터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블루투스 모니터를 훨씬 더 많이, 더 자주 활용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모니터로 곧바로 출력해야 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멜론 등의 스트리밍 음악 재생을 자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모니터 라인업을 다양화해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는 인정하지만, 한 대의 모니터에서 미러링 기능과 블루투스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모델도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본 리뷰어도 일반 모니터를 사용하다가, 미러링 모니터와 블루투스 모니터로 바꿔보니 이전과는 다른 모니터 사용 패턴을 보임을 확인했다. 프로야구 중계를 TV로 직접 볼 수 있고, 스마트폰 스트리밍 음악 재생도 스피커로 출력할 수 있으니 편하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은 그리 자주 찍진 않지만, 그 사진, 동영상을 모니터로 출력해 보니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 듯했다. 즉 PC를 사용하지 않으면 모니터 켤 일이 없었는데, 이 두 제품은 PC 사용과는 무관하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을 연결할 수 있어 유용하다. PC 사용이 아니더라도 모니터를 활용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러링이나 블루투스 때문에 지금 사용하고 있는 멀쩡한 모니터를 굳이 바꿀 것까지는 없지만, 스마트시대에 맞춰 모니터도 이제 스마트한 기능을 내장한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LG 미러링 모니터 27MT77W는 현재 30만 원대 중반에, 블루투스 모니터 24MT57B는 20만 원대 중반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LG 미러링 모니터, 블루투스 모니터
LG 미러링 모니터, 블루투스 모니터

참고로, LG전자는 이 두 모니터 출시를 기념해 온라인 이벤트(http://bit.ly/1K7EMJ2)를 진행하고 있으니, 미러링 모니터와 블루투스 모니터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도전해 보기 바란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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