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운반 가능한 PC방? 에이수스 G551JW 게이밍 노트북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게임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산다는 것은 사실 그다지 효율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비슷한 가격대의 데스크탑이 훨씬 더 나은 게임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PC시장의 중심이 노트북으로 이동했고, 관련 업체들 게임을 위한 노트북, 이른바 '게이밍 노트북'을 다수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에이수스 G552JW
에이수스 G552JW

물론 여전히 비슷한 비용을 투자한다면 데스크탑의 연산 능력이 더 우수하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게이밍 노트북의 면모를 살펴보면 데스크탑에 어느 정도 근접한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게임에 최적화된 화면이나 각종 입출력장치, 그리고 부가기능을 탑재,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ASUS)의 ROG G 시리즈의 최신작인 G551JW(세부 모델명 G551JW-CN023)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운반'은 가능하지만 '휴대'는 무리

노트북을 휴대용 컴퓨터로 분류하긴 하지만 시중에 팔리는 대다수 게이밍 노트북들은 사실 휴대용으로 쓰기엔 적합하지 않다. G551JW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 크기는 15.6인치, 무게는 2.7Kg으로, 제법 크고 무거운 편이다. 항시 '휴대'한다기 보다는 가지고 '운반'이 가능한 게이밍 플랫폼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상판을 비롯한 본체 여기저기에 알루미늄 합금 재질을 적용해 고급스런 느낌도 살렸다.

에이수스 G552JW
에이수스 G552JW

덩치 값 하는 측면 인터페이스 구성

각부의 구성은 확실히 ‘덩치’값을 한다. 측면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 3개의 USB 포트가 모두 3.0 규격이며, 유선랜 포트도 기가비트(1Gbps) 속도를 지원하므로 요즘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기가인터넷과의 궁합이 좋다. 다만, 내장 무선랜은 기존의 802.11n 규격이기 때문에 와이파이 속도는 평범하다. 기가 와이파이라고 불리는 802.11ac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약간 아쉽다. 그 외의 무선 통신 기능으로는 블루투스(4.0)를 내장했다.

측면 구성
측면 구성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용으로 HDMI(1.4)와 미니DP(1.2) 포트를 함께 탑재하고 있어 최대 3개의 화면을 동시 출력 가능한 점, 그리고 SD카드 슬롯 외에 요즘 노트북으로선 보기 드물게 CD나 DVD를 읽거나 구울 수 있는 ODD(광디스크드라이브)를 기본 내장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정도면 말 그대로 이동 가능한 데스크탑이다.

측면 구성
측면 구성

화면과 키보드, 스피커 구성도 충실한 편

화면 역시 제법 충실하다. 15.6인치의 화면은 풀HD(1,920 x 1,080) 해상도를 지원하며, 고급형 모니터에 들어가는 IPS 패널을 탑재해 색감이 우수하고 보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화면의 왜곡이 거의 없다. 그 외에 화면 상단에 HD급 웹캠과 마이크를 탑재해 화상 채팅이나 음성 채팅을 할 때 유용하게 쓸 만하다.

키보드 부분
키보드 부분

키보드는 우측에 숫자패드도 달려있고 각 키의 눌리는 깊이나 반발력도 적당한 편이다. 그리고 키보드 백라이트가 달려있어 어두운 곳에서 이용할 때 유용하다. 그 외에 여러 게임에서 캐릭터 이동용으로 자주 쓰는 W, A, S, D키 주변을 빨간색으로 강조해두어 게이밍 노트북으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에이수스 오디오 위저드
에이수스 오디오 위저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사운드 성능도 제법이다. 노트북 스피커의 한계 때문에 출력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음량을 최대한 높여도 소리가 찢어지는 느낌이 거의 없고 전반적으로 단단한 느낌의 소리를 들려준다. 헤드폰 앰프를 탑재하고 있어서 헤드폰을 통해 출력되는 사운드 역시 음질이 상당하다. 이는 사운드 관련 하드웨어 자체의 성능 외에 소프트웨어의 역할도 상당부분 작용한 것 같다. 함께 제공되는 음질 보강 소프트웨어인 오디오 위저드(Audio Wizard)를 통해 사용자의 환경 및 콘텐츠의 종류에 최적화된 음질을 설정할 수 있다.

게임에 특화된 내부 사양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4세대 코어 i7-4720HQ(클럭 2.6 ~ 3.6GHz, 쿼드코어), GPU(그래픽처리장치)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60M(DDR5 4GB 탑재)를 탑재했다. 최근 인텔에서 5세대 코어(코드명 브로드웰)을 출시한 마당에 4세대 코어(코드명 브로드웰)를 탑재한 노트북이라면 뭔가 찜찜할 수도 있으나 사실 하스웰에서 브로드웰로 이행하면서 CPU 연산능력은 거의 향상되지 않았고 CPU 내장 GPU의 성능과 전력효율만 높아졌을 뿐이다.

팜레스트의 브랜드 로고
팜레스트의 브랜드 로고

따라서 에이수스 G551JW처럼 거의 거치용으로 쓰면서 지포스 외장 GPU를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에선 하스웰을 탑재한 것을 단점이라고 지적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지포스 GTX 960M은 노트북용 GPU 중에서도 제법 상위권의 모델이다. 그 외에 메인메모리는 8GB(DDR3)를 탑재했으며 최대 16GB까지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저장장치는 256GB의 SSD를 탑재, 기존의 HDD 탑재 노트북에 비해 빠른 체감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윈도 8.1 설치 추천하지만 윈도7도 설치 및 이용 자체는 가능

제품의 이모저모를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참고로 에이수스 G551JW는 윈도 운영체제 없이 판매되므로 실제로 쓰려면 사용자가 직접 윈도 운영체제를 구해 설치해야 한다. ODD도 기본 탑재하고 있으니 윈도 설치 디스크만 있다면 이를 이용해 쉽게 윈도 운영체제 설치가 가능하다.

ODD를 통한 윈도 운영체제
설치
ODD를 통한 윈도 운영체제 설치

제조사에선 윈도 8.1(64비트)를 추천하고 있고 에이수스 홈페이지의 지원 페이지에서도 윈도 8.1용 드라이버만 지원한다, 다만, 실제로는 윈도7(64비트)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일부 드라이버는 사용자가 따로 구해서 설치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각 부품의 제조사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3DP와 같은 드라이버 설치 도우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일상적인 PC 이용 감각은 쾌적, 멀티미디어 능력도 우수

윈도7을 설치해 이용해보니 에이수스 G551JW의 사용감각은 제법 쾌적하다. CPU나 메모리 등의 기본 사양이 높은 편이고 SSD까지 탑재한 노트북답게 부팅 속도도 빠른 편이고 인터넷이나 문서작성, 동영상 감상과 같은 일상적인 PC 이용에서 만족도가 높다. 특히 동영상 구동능력의 경우,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은 물론 3,840 x 2,160 해상도의 4K UHD급 해상도도 매끄럽게 구동된다.

노트북 자체의 화면이 풀HD급이기 때문에 4K UHD급 동영상 구동 능력이 아주 중요하진 않지만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쓴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다만, 만약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4K UHD 영상을 출력한다면 되도록 DP(1.2) 포트를 이용하도록 하자. 에이수스 G551JW에 달린 HDMI 포트는 1.4 버전이라 4K UHD 해상도에서 60Hz 주사율(화면 재생 빈도) 모드를 쓸 수 없다. HDMI 2.0 포트까지 달려있었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게임 성능은 '이상 무'

이런 노트북을 인터넷이나 동영상 감상을 하려고 사진 않을 것이다.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니 그만큼의 게임 구동능력은 발휘해야 할 것이다. 대략 초당 평균 프레임이 30프레임 내외라면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 평균 60프레임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원활한 수준이다.

일단 가장 대중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해봤다.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설정하고 소환사의 협곡 맵을 20여분 정도 플레이 해보니, 평균 100~120 프레임을 유지하며 완벽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사실 코어 i7과 지포스 GTX 960M을 탑재한 노트북에서 LOL 수준의 게임만 하는 건 어찌 보면 성능의 낭비다.

LOL 구동 테스트
LOL 구동 테스트

다음에는 좀 더 본격적인 고사양 게임인 '위쳐3'를 구동해봤다. 위쳐3는 최상급 데스크탑 수준의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이라 노트북에서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게임으로 알려졌다. 에이수스 G551JW을 이용, 화면해상도 1,600 x 900에서 그래픽품질 ‘높음’ 상태로 구동해보니 평균 15프레임 내외를 기록하며 그다지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위쳐3 구동 테스트
위쳐3 구동 테스트

하지만 같은 해상도에서 ‘중간’ 품질에선 평균 25~30 프레임, '낮음' 품질에선 35~40 프레임을 기록하며 나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노트북에서 이 정도 게임 성능이면 상당한 수준이다. 'GTA5' 등의 다른 고사양 게임 역시 큰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할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발열 및 배터리 성능도 O.K.

이런 게이밍 노트북은 발열이 상당한 경우가 많다. 특히 고사양 CPU나 GPU는 열을 많이 내기 때문에 게임을 몇 십분 정도만 해도 키보드 하단의 팜레스트 부분이 후끈해지기 마련이다. 에이수스 G551JW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시간 동안 게임을 해도 팜레스트의 온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팜레스트 온도 측정
팜레스트 온도 측정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해본 결과, 위쳐3 게임을 1시간 정도 구동한 상태에서 팜레스트 좌측의 온도는 섭씨 35도 정도, 우측은 섭씨 33도 정도로 약간 따듯한 정도였다. 물론 노트북 본체 좌측면에 있는 열 배출구의 온도는 섭씨 40도 정도로 높은 편이었지만 여기는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다. 노트북 전반의 열 배출 설계가 잘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냉각팬 소음 역시 일반적인 업무용 노트북 수준이라 생각보다 시끄럽지 않다.

휴대하는 경우가 적은 15인치급 노트북, 그 중에서도 게이밍 노트북이라면 배터리 유지 가능 시간이 그다지 중요하진 않다. 하지만 그래도 '노트북'이기 때문에 가끔은 야외에서 쓸 일은 있을 것이다. 윈도 전원 관리 옵션을 초기값인 '균형 조정'에 둔 상태에서 HD급 동영상을 반복 구동하며 100%의 배터리가 5%까지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해봤다.

배터리 성능 측정
배터리 성능 측정

측정 결과, 에이수스 G551JW는 약 4시간 정도 배터리를 이용할 수 있었다. 대형의 게이밍 노트북인지라 약 2시간 정도만 견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전력 효율을 발휘했다. 물론 이는 동영상만 연속으로 구동했을 때의 결과이고, 게임을 하거나 한다면 이보다는 배터리 사용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의 결과다.

싸진 않지만 전반적인 완성도 높아

2015년 6월 현재 에이수스 G551JW(세부 모델명 G551JW-CN023)의 인터넷 최저가는 130만원 정도다. 적은 비용은 아니다. 이 예산으로 데스크탑을 산다면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게임성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교대상을 노트북만으로 한정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어지간한 PC방 수준의 게임 성능은 기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단순히 CPU나 메모리, GPU의 등만 따진다면 유사한 사양에 약간 더 저렴한 제품도 있긴 하지만 제품의 전반적인 완성도(디자인, 부가기능, 발열 설계 등)가 제법 괜찮기 때문에 에이수스 G551JW 역시 구매가치는 있다. 휴대용으로 쓰기엔 다소 무리겠지만 가끔씩 이동 정도는 가능한 게이밍 플랫폼을 찾는다면 구매를 고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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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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