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2015] 구글 포토스 전면 무료화... 정리하지 말고 그냥 올리세요

강일용 zero@itdonga.com

[샌프란시스코=IT동아 강일용 기자] 구글이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15에서 사용자용 클라우드 저장소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 폭탄 선언을 했다. 사진, 동영상 저장 서비스 '구글 포토스'를 모든 사용자에게 용량 제한 없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구글 포토스?

구글 포토스는 특정 해상도의 사진 또는 동영상을 온라인 저장소에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구글의 무료 클라우드 저장소다.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로 네이버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드랍박스, 애플 아이클라우드,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등을 들 수 있다.

과거 구글 포토스는 단독 서비스가 아니었다. 구글 플러스와 구글 드라이브에 딸려 있는 부가 서비스였다. 구글 플러스에 가입해야만 구글 드라이브 속 사진을 정렬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기본 앱으로만 제공됐고, iOS에선 구글 플러스 앱을 설치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구글은 무료화와 함께 구글 포토스를 별도의 서비스로 분리했다. 이제 구글 포토스 웹 페이지(photos.google.com)에 접속하거나, 안드로이드와 iOS에 구글 포토스 앱을 설치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구글 포토스
구글 포토스

사진, 동영상을 무제한 저장

구글 포토스는 29일(현지시각)부터 1,600만 화소 이하의 사진 또는 풀HD 해상도 이하의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다. 1,600만 화소를 해상도로 환산하면 4,800x3,200 정도다. 갤럭시S6, 아이폰6 등 최신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도 모두 무료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 심지어 DSLR로 찍은 고해상도 사진도 이미지 품질을 조금 타협하면 무료로 저장할 수 있다. 풀HD 동영상도 마찬가지다. 제아무리 4K 시대라도 현재 가장 널리 유통되는 동영상 해상도는 HD 수준에 불과하다. 풀HD 정도면 개인의 삶을 기록하기에 차고 넘친다.

구글 I/O 2015
구글 I/O 2015

사실 기존 구글 포토스도 400만 화소 이하의 저해상도 사진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이번 발표는 저해상도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널리 활용하는 고해상도 사진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구글 포토스에 1,600만 화소, 풀HD 해상도를 상회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선택은 두 가지다. 자동 리사이즈 기능을 이용하면 1,600만 화소, 풀HD 해상도로 사진, 동영상의 크기와 용량이 조절된다. 대신 구글 포토스의 무제한 저장소에 보관할 수 있다. 자동 리사이즈 기능을 이용하지 않으면 사진, 동영상을 원본 그대로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할 수 있다. 다만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이 차감된다.

구글 I/O 2015
구글 I/O 2015

정리할 필요가 없다

구글 포토스는 기계 학습(머신 러닝) 기능을 바탕으로한 자동 정렬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에게 중요한 사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기능과 날짜, 사람, 장소, 물건 등 다양한 기준으로 사진을 분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사진에 일일이 태그를 매기지 않아도 사진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자동 백업 기능도 갖추고 있다. 구글 포토스 앱을 설치하고 자동 백업 기능을 선택하면 (와이파이에 연결된 경우에 한해) 사용자의 사진을 클라우드 저장소로 자동 업로드한다. 사진을 올리고, 분류한다는 번거로운 작업 자체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공유와 편집 기능도 제공한다. 편집 어시스턴트 기능을 활용해 사진과 동영상을 온라인에서 바로 편집할 수 있고, 사진별 링크를 만들어 타인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의 대응은?

구글 포토스의 무료화 선언 때문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회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존 온라인 저장소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일정 용량을 무료 제공하고, 추가 용량이 필요하면 사용자들이 돈을 내고 확장하는 식이었다. 맛보기 서비스 이후 본격적으로 이용하려면 비용이 추가로 들어갔다.

반면 구글 포토스는 (비록 사진과 동영상에 한정되지만) 저장공간을 용량 제한없이 제공한다. 타사의 클라우드 저장소를 유료로 사용하던 사용자들도 혹할만한 제안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특정 회사가 가격을 낮추면 타사도 따라서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차별점이 가격 외에는 없기 때문. 구글 포토스가 무료화를 선언함에 따라 다른 클라우드 저장소 사업자도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무료화를 따라할 수 없는 업체는 사업을 접는 길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네이버, 다음, 드랍박스, 아마존의 대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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