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 "돌비 애트모스와 돌비 비전이 AV 기술의 미래"
[IT동아 김영우 기자] 누구라도 익히 들어 익숙한 한편,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이름이 제법 있다. 돌비(Dolby)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돌비의 이른바 '더블D' 로고는 영화를 볼 때 등장하기도 하고 음향기기에 찍혀있기도 하며, 최근에는 TV와 같은 영상기기에서도 볼 수 있다. 누구라도 몇 번씩은 돌비라는 브랜드를 접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로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돌비는 입체음향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즉 '돌비 래버러토리스(Dolby Laboratories)'를 의미한다. 다만, 자사에서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기보단 타사에 이를 라이선스로 제공하는 것이 돌비의 주된 업무 형태다. 그리고 돌비는 회사 설립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미국 출신의 레이 돌비(Ray Dolby) 박사는 1965년 돌비를 설립했으며 2013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항이지만, 돌비는 사실 음향뿐 아니라 영상 관련 기술도 개발한다.
이러한 사항들을 보다 잘 알리기 위해 13일, 돌비의 한국 지사인 돌비 코리아는 국내 기자들을 상대로 ‘돌비 포럼 2015’를 개최, 자사의 최신 음향 및 영상기술을 시연하고 향후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극장용 360도 입체음향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의 가정용 버전인 '돌비 애트모스 홈',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명암비와 색 재현능력을 크게 개선하는 '돌비 비전(Dolby Vision)'을 중심으로 설명이 이어졌다.
객체 지향 360도 입체음향 돌비 애트모스, 가정에서도 즐긴다
이날 돌비 애트모스 홈의 개요를 설명한 돌비 코리아의 김재현 지사장은 돌비 애트모스는 스피커 채널의 위치에 기반한 기존의 입체음향과 달리, 화면에 등장하는 오브젝트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객체 지향의 입체음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단순히 믹싱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입체 음향과 전혀 다른 개발 과정이 필요하다며, 제작자가 화면에 움직이는 오브젝트의 소리를 메타데이터화 하여 사운드 트랙에 반영할 수 있으므로 개발자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돌비 애트모스는 청취자의 전후좌우에만 스피커를 배치하던 기존의 입체음향에서 벗어나 천정 부분에도 스피커를 추가하는 360도 입체음향을 구현했다. 하지만 다양한 청취환경에 대응해 각 상황에 맞는 입체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렌더링 기술 역시 돌비 애트모스의 특징이며, 이를 통해 가정용 버전인 돌비 애트모스 홈의 구현도 가능했다고 김 지사장은 강조했다.
돌비 애트모스 홈은 천장에 스피커를 달기 힘든 가정의 환경을 고려한 독특한 스피커의 규격을 제시했다. 바닥에 위치한 스피커의 소리를 천장으로 전달, 반사시켜 청취자의 위쪽에서 들리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면에서 들리는 소리와 위쪽에서 들리는 소리는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 청취자의 귀를 속여 진짜로 천장에 스피커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돌비 애트모스는 전세계 1,000여곳, 국내에는 30여곳의 영화관에 도입되어 있으며, 가정용인 돌비 애트모스 홈을 구현하기 위한 홈씨어터 기기는 야마하, 온쿄와 같은 주요 제조사를 통해 작년부터 본격 출시되기 시작했다.
각 픽셀의 품질 높이는 돌비 비전으로 HDR 기술 표준 노려
영상 품질 향상 기술인 돌비 비전의 설명은 돌비 본사에서 파견된 쉐리프 갤럽(Sherif Gallab) 돌비 이미지 및 영상 솔루션 부문 이사가 맡았다. 그는 돌비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음향뿐 아니라 영상 기술에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3D나 4K(UHD)와 같이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점)의 수를 늘리거나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만 전념했지만, 돌비는 이와 달리 각 픽셀의 품질을 높이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이날 소개된 돌비 비전은 명암비를 높여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함과 동시에, 전반적인 색 표현 능력을 향상시키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의 일종이다. 실제 현실에서 보는 모든 오브젝트는 각기 다른 밝기의 빛을 반사하고 있는데, 이를 TV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돌비 비전의 목표다.
특히 이날 돌비는 돌비 비전을 시장에 널리 보급하기 위한 생태계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너와 같은 콘텐츠 제조사, 부두나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배포사뿐 아니라 비지오, 도시바, 필립스 등의 기기 제조사들도 돌비 비전의 협력사로 참여했다고 한다.
기술의 완성도만큼이나 중요한 생태계 조성의 노력
이날 행사에선 돌비 코리아 사무실에 마련된 시설을 통해 돌비 애트모스 홈과 돌비 비전을 직접 체험하는 시연회도 열렸다. 돌비 애트모스 홈은 소리의 입체감이 이전의 돌비 디지털에 비해 확연히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돌비 비전 역시 전반적인 색채 표현능력이 기존의 디스플레이 보다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만, 이런 좋은 기술이라도 콘텐츠와 기기, 그리고 이를 공급하는 관련 기업들의 지원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빛이 바랠 수 밖에 없다. 이날 돌비 코리아의 관계자들이 기술적인 장점 외에 '생태계 조성'을 강조한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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